내부 휴가
내부 장기도 휴식이 필요하다. 올해 봄에 챌린지 모임을 통해 배운 하나가 있다. 그것은 저녁 6시 이후부터 16시간 단식이다. 항상 아침을 꼬박 챙겨 먹었던 나는 간헐적 단식이라는 행위를 통해 굳이 아침을 먹지 않고 건강을 지키는 방법에 대해 알게 된 것 같다. 간헐적 금식을 처음 실행해 보았을 때는 배가 고픈 것을 일부러 참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매일 간헐적 단식을 실행하고 있지는 않지만, 속이 더부룩하거나 무거운 음식을 먹고 난 뒤 한 번씩 실행하고 있다. 간헐적 단식이란 일정한 시간 동안 음식을 섭취하지 않고 단식 기간과 음식 섭취 기간을 교대로 반복하는 식이 방식이다. 다이어트, 체중 관리, 건강 개선, 혈당 관리 등 다양한 목적으로 사용된다. 며칠 내내 논문 수정으로 건강을 생각하지 않고 먹고 싶은 데로 먹었더니, 부정적인 생각이 커진 것 같고, 몸도 가볍게 느껴지지 않았으며, 수많은 결정에도 어려움이 생겼다.
이참에 오늘 하루 간헐적 단식을 실행해야겠다 마음을 먹었다. 물 외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 공복 유지 12시간을 넘기고 이른 시간에 출근했다. 화장품 안전 사용 교육을 진행하러 한 시간 거리 광주에 다녀왔다. 아무것도 먹지 않았지만 배고프다는 생각보다는 졸음과 피곤함이 더욱 컸다. 광주 강의 후 전주 강의 시간에 맞춰 되돌아와야 했기에 점심을 먹지 못하고 물로만 의지한 채 강의를 진행했다. 공복 20시간이 지났다. 그런데 생각보다 정신이 멀쩡하고 논문 수정에 집중도 잘 되는 것 같다. 문제 해결 능력이 향상되는 것 같다고 느껴졌다. 장기에 자극적인 음식들로 채웠던 시간보다 내부 컨디션이 좋은 것 같다.
현재의 나는 과거의 내가 만든 나라고 한다. 음식 또한 무엇을 먹고 지내왔는지를 살펴만 보아도 지금의 내 생각과 결정들이 왜 그렇게 되었는지 짐작할 수 있는 것 같다. <절제의 성공학>에서는 먹는 것을 절제할 수 있는 사람은 모든 걸 절제할 수 있다고 말한다. 요즘의 나는 음식의 절제가 어렵다. 그만큼 정돈된 정신상태가 아닌 것 같다. 또한 현재 나 자신에게 온전한 휴식을 주지 않아 심통이 난 상태인 것을 인지하고 있다.
그래도 오늘 하루 나름대로 나의 위와 장에게 휴가를 주었더니 컨디션이 좋은 것 같다. 겉보기에 맛있는 음식으로 내 내부 친구들에게 계속해서 공급했던 며칠이 미안하다. 이 글을 쓰고 계속해서 간헐적 단식을 유지해 무엇이든 좋은 결과와 결정을 할 수 있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