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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니램프 Aug 05. 2023

인생의 속도는 모두 다르다 (3)

행복배틀

당신의 삶을 자꾸 남과 비교하려 한다면

삶은 점점 더 비참해질 것이다.     

특히 당신의 단점과 남의 장점을 비교한다면

당신의 빛나는 면은 비교 속에서 자취를 감추고

단점만 부각될 것이다.     

잘못된 비교는 마음에 상처를 주며,

자신감을 손상시키고,

창의적인 에너지를 차단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당신의 삶을 축복으로 채우려 한다면

무작정 남과 비교하는 습관을 버려라.     

-글 이범준     



 드라마 행복배틀을 잠깐 본적이 있다. 요새는 숏폼이 대세라 전체적으로 드라마를 매주 보지 않았지만 앞부분 내용이 인상 깊었다. 그 드라마 내용은 강남 부촌의 고급 아파트에 사는 엄마들은 SNS를 통해 자신의 행복을 과시하기 바빴고 그녀들은 완벽한 가정으로 보이기 위해서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며 SNS 업로드를 멈추지 않았다. 이런 모습들이 한 때 나의 모습을 본 것 같았다.      





아이들이 4살까지는 촌 동네에 살게 되었다. 부모님의 사업이 확장되고 나서부터는 남편이 돕기로 하여 그곳에 살게 되었다. 그곳은 작은 동네였기 때문에 사람들 눈이 CCTV와 같을 정도로 소문이 빠른 동네였다. 오히려 촌 동네가 살기 불편했다. 그 동네는 살면서 가본 적이 없었던 곳이기에 단 한 명도 아는 사람이 없었다. 나는 그 지역 맘카페에 가입을 했고 거기에서 젊은 엄마들을 만나게 되었다.     





여기서부터인지 모르겠으나 그때부터 행복 배틀이 제대로 시작된 것 같았다. 누가 누가 더 남편한테 사랑받는지, 누가 누가 더 아이에게 좋은 옷을 입히는지, 누가 누가 더 명품 가방을 잘 사는지, 누가 누가 더 좋은 차를 타는지, 누가 누가 더 여행을 자주 가는지 SNS에 과시하기 바빴다.      





내가 25살 때 외제차를 사게 되었는데 내가 세상에서 제일 부자인 줄 아는 착각의 늪에 빠져들었다. 그 작은 동네에 살면서 뇌도 쪼그라든 것 같다. 그런 허영심으로 가득한 마음으로 내가 제일 행복하고 모든 걸 다 갖췄다는 모습으로 위장한채 SNS에 매일 1일 3피드 했던 것 같다.     





오히려 미혼일 때 보다 더욱 나의 외적인 모습에 치중했다. 외적인 모습에 치중을 하다 보니 아이들 키우는데 스트레스를 푼다는 명목하에 쇼핑에 미쳤었던 것 같다. 생각해 보면 그때 그 시기에 목돈을 크게 모을 수 있었을 텐데 뇌가 가출했던 것 같다. 복에 겨웠던 것 같기도 하다. 그렇게 나는 허영심 가득한 젊은 엄마였다.   




  

그런데 어느 날 남편이 약속대로 명품 가방을 사주었고 SNS에 자랑 글을 올리고 나니 마음이 뻥 뚫린 것 같았다. 한마디로 마음이 허했다. ‘어? 이건 무슨 감정이지?’ 알 수 없었다. 그렇게 명품 가방을 몇 개씩 차곡차곡 모았지만 알 수 없는 감정에 더욱더 혼란스러워졌다. 분명 내가 갖고 싶은 것을 소장하면 더 행복해야 하는데 아니었다. 혼란스러운 감정이 나를 흔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행복 배틀이 의미 없는 행동이라는 것을 조금씩 천천히 느끼고 있었다.     





도대체 왜 이러는 걸까, 내가 앞으로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일까? 라는 생각에 빠지기 시작했다. 내 나이 27살이었다. 그렇게 나는 잊고 있던 나의 꿈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내가 20살때는 뷰티 분야의 교수라는 꿈을 안고 대학을 진학했는데 남들과는 다른 속도로 달려오다 보니 잠시 잊고 있었다. 어렸을 적부터 선생님 놀이를 즐겨 했던 아이였고 어떤 선생님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누군가를 가르쳐주는 선생님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나는 강의에서 오는 행복감을 느끼는 사람이라고 판단하며 다시 강사라는 꿈을 꾸게 되었다.     





‘그래 나는 강사가 되고 싶어’ ‘그럼 어떤 걸 내가 할 수 있을까?’ ‘내가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강사는 무엇일까? 한참 생각했다. 그리곤 ‘그래, 나는 뷰티를 전공했으니까 천연화장품, 천연비누를 배워서 강사를 시작해보자!’라고 생각했고 생각과 동시에 곧바로 교육기관에 수강을 신청했다.      






아이들 어린이집 가는 시간 동안 차곡차곡 배웠다. 시험도 보고 제대로 자격증까지 갖추게 되었다. 이럴 때 비로소 행복감이 서서히 느끼기 시작했다. 뭔가 내 안에 비어있던 공허함을 1% 채워준 것 같았다.     

자격증을 취득하고 운이 좋게도 바로 강사를 시작했다. 처음 강사를 시작한 곳은 바로 전주에 있는 산후조리원이었다. 산후조리원에서는 신생아를 출산한 지 얼마 안 된 산모분들이 대부분이라 힐링 체험을 위주로 진행을 하면서 어느 정도 유머도 있어야 했는데 나는 로봇과 다르지 않게 진행을 했다. 대본을 만들어 외워가기도 하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대본을 적어가기도 하였다. 그렇게 한 달 정도 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 나의 강의 실력이 형편없었는지 이쯤에서 마무리하자는 권유를 받았다. 나는 또 잘하지 못한 부분에서는 인정을 잘했던 편이었다. 그렇게 첫 강사로서의 프로그램을 마무리하게 되었다.      





두 번째 강의를 시작한 곳은 문화센터였다. ‘바람의 언덕’이라는 이름처럼 바람이 흩날리며 온갖 초록색 풍경이 가득한 가운데에 위치하고 있었는데 그곳에는 가만히 있기만 해도 힐링과 치유되는 곳이었다. 그곳에 몇 번 플라워 클래스 수업을 들으러 갔다가 문화센터 여자 대표님과 인연이 되었고 나의 포부와 꿈을 응원해 주시며 나만의 천연비누 클래스를 열어주셨다. 그곳에서는 그래도 다행히 반응이 좋았다. 내가 강의를 잘한 것보다도 문화센터 대표님이 회원분들을 잘 이끄셨기에 가능했던 것 같다. 그곳에서 꾸준하게 했으면 좋았을 텐데 끈기가 약했던 나는 조금 진행을 하다가 쉬고 싶다고 선언을 했고 그렇게 그곳의 프로그램도 마무리하게 되었다. 나는 여전히 SNS로 행복배틀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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