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에... 는 말뿐

영화 <먼 훗날 우리>를 보고

by 서리다

시놉시스 : 2007년 춘절, 귀향하는 기차에서 처음 만나 친구가 된 ‘린젠칭’(정백연)과 ‘팡샤오샤오’(주동우). 베이징에서 함께 꿈을 나누며 연인으로 발전하지만, 현실의 장벽 앞에 결국 가슴 아픈 이별을 하게 된다. 10년이 흐른 후, 두 사람은 북경행 비행기에서 운명처럼 재회하고 지난 시간들을 돌아보며 추억을 이야기하기 시작하는데…

만약에, 만약에… (우리나라에서 리메이크한 작품의 제목은 <만약에 우리>, 더 와닿는 듯하다)

지난날의 추억을 이야기하는 밤, 현실은 그렇게 시작한다. 젊은 날의 열렬한 사랑과 끔찍한 아픔을 함께했던 그 시절을 울며불며 이야기하는 그들이 난 부럽다. 지나가면 그만 일지도 모르는 그날 들을 다시 한번 사는 느낌이지 아닐까? 되돌아갈 수는 없지만 여전히 서로를 사랑하는 애처로움이 절절하다. 그리고 또 헤어지면 아무렇지 않게 일상을 살겠지. 가끔 밤이면 혼자만의 시간에 서로를 떠올리며 미소 짓겠지? 그건 그들만의 재산이다.


영화는 중국의 춘절의 만남을 시작으로 10년 후 역시 춘절에 다시 만남을 이야기한다. 겨울을 배경으로 하지만 과거의 화사함은 그들의 젊음을 이야기해서 인지 봄날 같았다. 철없는 어린 시절, 시골에서 도시에 대한 동경, 젠칭은 도시에서 성공하고 좋은 집을 사서 아버지를 모시고 사는 것이 꿈이고, 샤오샤오는 도시남자와 결혼하는 것이 꿈이다. (그 당시 중국은 이주가 쉽지는 않았나 보다. ) 꿈을 위해 가난한 젊은이들이 안간힘을 쓴다. 뜨거운 여름의 시기이다. 영화는 그 시기 중국 도시의 가난한 젊은이들의 삶을 꽤 현실적으로 그려냈다고 한다.




우리 집은 97년 IMF시기에 아빠의 사업체가 부도 맞아 어쩔 수 없이 집을 팔게 되었다. 맏딸인 나는 대학을 졸업과 동시에 돈벌이에 나섰다. 입사와 동시에 월급이 꽤 괜찮다는 말에 학습지 회사에 들어갔다. 학습지 교사 생활은 교사가 아닌 외판원 취급을 당하면서 속상했고 오래가지 못했다. 그리고 바로 학원 강사로 들어갔다. 그나마 학교는 아니지만 재미도 붙이고 열심히 다녔다. 하지만 한번 주저앉은 집안의 원상 복구는 쉽지 않았다.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듯한 자괴감이 집에서 도망가고 싶어 지게 만들었다. 그때 내가 생각해 낸 탈출구는 결혼이었다. 샤오샤오와 동기가 같진 않지만 나 역시 그 정도밖에 생각해 내지 못했다. (하지만 결혼한들 내 인생의 역전 같은 건 없더라.)


그들의 봄 날은 가고 이언이 캘리를 끝내 찾지 못해서(젠칭이 만든 게임의 스토리) 세상이 온통 무채색이 되었다. 여름과 가을도 지난 추운 겨울이 된 듯 무채색의 현실은 서로를 놓쳤던 과거를 원망한다. 젠칭은 성공해서 원하던 큰 집도 생기고 가족도 생겼다. 하지만 샤오샤오에게 만약에 우리가 헤어지지 않았다면 어땠을까를 묻는다. 샤오샤오도 그가 용기를 내어 지하철에 올라탔다면 평생 함께 했을 거라고 하지만 “I miss you.”, 내가 널 놓쳤다고 말한다. 헤어지고 싶지 않았으나 현실의 어려움을 이겨내지 못해 각자의 길을 갈 수밖에 없었던 안타까움을 이제는 ‘만약에, 만약에…’라는 말뿐 더 이상 할 수 있는 게 없다.


난 결혼으로 도망가지 않고 좀 더 친정에서 가족들과 함께 어려운 상황을 이겨냈다면, 만약에 그랬다면 어땠을까? 엄마랑 더 많이 싸웠을지도 모른다. 그래, 그 상황에서 누가 뭐라 할지라도 최선의 선택을 한 것이다. 지금 엄마, 아빠께 한번 더 전화하고 찾아뵈면 되지 않을까? 젠칭의 아버지의 샤오샤오가 그리워 쓰신 편지에서 정말 눈물났다. 그 편지와 함께 화면에 화색이 돌때는 감동이 밀려왔다. 나중에 후회하지 않도록 당장 엄마한테 전화해야겠다.


잠깐! 여담을 하자면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에서 처음 만난 주동우 배우는 역시나 믿고 보는 연기자였다. 남자 주인공 역은 우리나라의 <만약에 우리>에서 구교환 배우가 기대된다.


먼 훗날 우리 後來的我們 (2018)

개봉 2018. 4. 28.

등급 15세이상관람가

시간 1시간 59분

장르 로맨스/드라마

국가 중국

감독 유약영

출연 주동우 (팡샤오샤오) 정백연(리젠칭)


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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