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우펀 귀신의집, 셩핑극장, Day 15(2)
수치루에서 내려오는 길에 지우펀과 어울리지 않는 귀신의 집(ghost lore, 九份鬼怪傳說特展)이 있다. 대만귀신의 집이 궁금하다면 가봐도 도전해 보길. 밤에 봤을 때는 더 무섭더라. 귀신과 사람들의 기념사진이 입구에 빼곡히 붙어있다.
“한번 가 볼래?”
“(정말 어이없다는 듯) 왜?”
쫄보 엄마와 아들은 낮에도 귀신의 집에서 멀찌감치 떨어져서 지나간다.
그 옆에는 셩핑극장(Shengping Theater 昇平戲院)이 있다. 1912년대에 지어진 대만 최초의 극장을 복원시켜 놓은 곳이다. 지나가다가 뭔가 관광객이라면 들어가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입구가 있어서 슬쩍 들어가 본다. 매표소가 있다? 돈 내고 들어가야 하는 곳인가? 많은 관광객이 나처럼 헷갈려했는지 직원이 여기는 당시 극장의 매표소이고 그냥 들어가면 된다고 안내해 준다.
옛날 느낌 물씬 나는 영화 포스터가 붙어 있고 그 당시를 재현해 놓은 매점도 있다. 예전에는 영화 보면서 술도 마셨나 보다. 술도 팔고, 아이스크림도 팔았네. 그래, 그때나 지금이나 극장에는 매점이 중요하지.
“너 돌려서 쓰는 전화기 알아?”
”당연히 알지!”
“그래…?(어떻게 알지)”
성평극장의 전성기에는 극단, 영화, 인형극 등 다양한 공연이 끊이지 않았으며 복도까지 극장을 보려는 관객들로 가득 찼다고 한다. 사람들이 극장의 화장실을 사용할 수 없어서 소변기가 통로에 배치되었을 정도라고.
영화관에서는 실제로 다큐멘터리 영상을 상영되고 있다. 쿠션 없는 딱딱한 나무 의자에 앉아있으려니 실제로 그 시대의 사람들이 간식을 먹으며 영화 내용에 따라 왁자지껄하게 웃다가 울다가 떠들썩하게 영화를 보는 장면이 머리에 그려져 흥미롭다. 시네마천국의 한 장면이 떠오른다.
물론 조금 보다가 영상에 흥미를 느끼지 못한 아드님은 일찌감치 일어나서 돌아다니고 있다. 저놈 잡으러 가야지.
아. 도시의 냄새. 타이베이다.
배낭만 매고 갔다가 선물, 신발, 기념품으로 짐을 양손 가득 들고 돌아왔다.
맡겨 두었던 캐리어까지 찾아들고 마지막 숙소인 시저 메트로 호텔로 이동한다. 시설 대비 가격이 저렴한 편이어서 인기가 많기는 하지만 내가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 너무 호텔 같은 호텔이다. 그럼에도 예약을 한 이유는? 바로 수영장 때문이었다.
내가 호텔을 예약할 당시에는 이때쯤 모든 일정을 마무리하고 마지막 날 여유 있게 수영을 하다 비행기를 타러 간다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예상했던 것보다 날씨가 너~무 춥다. 수영을 좋아하지만 추위를 많이 타는 아들도 과연 수영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한다.
계속 타이베이 역 쪽(서쪽)에 있었으니 마지막날은 아예 101 타워 쪽(동쪽)으로 숙소를 정했어도 좋았겠다는 뒤늦은 후회를 했다. 수영을 못 할 줄 누가 알았나.
택시 기사님이 숙소가 ‘완화 기차역’과는 가깝지만 ‘용산사 지하철역’에서는 그렇게 가깝지 않으니 공항에 갈 때는 꼭 택시를 불러서 타고 가라고 몇 번 강조한다. 하지만 막상 나중에 걸어보니 지하철 역까지 5분 정도. 충분히 걸어갈 만한 거리였다. 아저씨가 우리를 너무 약하게 보셨군요. 우리 대만 16일 차 라구욧! 후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