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in나 詩 21
바다는 알고 있다
바다 앞에 서 있는 사람의
바다에게 다가가는 사람의
바다를 그리워하는 사람의
그 마음을 모두
아무도 모르고 있다
바다가 시퍼런 이유를
바다가 깊은 이유를
바다가 넓은 이유를
시퍼렇고 컴컴한 멍이
더 깊고 점점 더 깊어 가는
바다의 사정은
아무도 모른다
철썩철썩 한 걸음 두 걸음 다가와
그 마음들 파도의 정화력으로 씻어주고
씻겨낸 마음 모두 품에 안고
철썩철썩 한 걸음 두 걸음 뒷걸음치며
물거품 되어 사라지는 것을
아무도 모른다
오직
바다만 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