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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젠스넷 Mar 18. 2024

요즘은 엄마도 게임을 해야 한다고?

"요즘은 엄마들도 게임을 좀 해야 한대요."


우리 삼 형제가 다니는 아동심리센터

소장님의 말이다.

내가 이해한 이유는 이런 것 같다.

아이들과 통할거리로 게임을 알고 있는 엄마가 유리하다? 이런 느낌을 받았다.


그 말을 듣자, 예전에 유튜브에서 본 영상하나가

떠올랐다.

아들연구소 소장이 말했다.

" 엄마들도 게임을 좀 알아야 게임하는 아이들을 이해하는데 좀 수월 하다."


풀어 설명을 하자면, 게임도 여러 종류가 있다.

바로 끌 수 있는 게임,

중도에 나올 수 없는 게임

첫 번째는 혼자 하는 롤플레잉 같은 게임이고 두 번째는 2명 이상이 함께하는 팀전을 의미한다.


초등학생 들 대다수가 하는 로블럭스라는 게임에 있다.

그중에 최고 인기인 베드워즈는

팀전이면서, 한번 참여하면 승자가 나올 때까지 끝나지가 않는 게임이다.

다시 말해, 게임이 시작되면 한 게임이 끝날 때까지 짧게는 몇 분, 길게는 몇십 분이 걸릴 수 있다는 것.


이걸 아는 엄마는 "그만해라."라고 했을 때

팀전이 끝날 때까지 기다려줘야 하는 걸 알고 있기에 기다림에 살짝 여유가 있는 거고,

그걸 모르는 엄마는 "아직까지 안 끄고 뭐 해!"라고 혼내는 상황이 생길 수 있는 거란걸 의미하는 것 같다.


나도 한때 게임을 했다.

PC방이 나오기 전엔 킹오파, 철권시리즈 등도 했고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 월드오브워크래프트, 포트리스 등등등 그 시대 대표작들은 다 해본 것 같다.


내가 게임을 좋아해서 그런지 아이들이 게임을 좋아하는 심리를 안다.

그리고 양면성도 너무 잘 알고 있다.

요즘 폰 게임의 문제는 제한이 없다는 게 제일 무서운 것 같다.

게임 - 유튜브 - 게임의 순환은 거의 악마급이다.

그렇기에 아이들에게 허용범위만큼 통제의 범위 또한 함께 가져가고 있다.


나를 예로 들자면,

게임을 한 것이 후회로 남아 있다.

내가 좋아하는 다른 것들을 못해 보고 이제와 뒤늦게 갈구하고 있다는 점.

인생을 제대로 즐기지 못했다는 점에서 후회가 크다.

그래서 아이들에게는 항상 강조를 하는 게 있다.


게임 어플은 지우면 그만이야.
게임에 너무 공들이지 말고 정해진 시간만큼만 즐기길 바라.
할 일 다 하고 받는 보상이야.   
그렇기 때문에 스트레스받는 게임은
멈출 줄 알아야 해. 시간낭비거든.
재밌게 하자. 그게 게임의 용도야.

난 그 누구도 이런 이야기를 해줄 사람이 없었다.

뭐든 하기 제일 좋을 나이게임이 차지하는 비율이 꽤 컸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게임은

브롤스타즈와 마인크래프트 다.

그래도 경험은 무시 못하는가 보다.

브롤스타즈는 순위를 매기자면 내가 제일 잘한다.

종종 내 기록이 아이들의 자랑거리가 된다.

큰애가 초2학년때, 태권도장에서

한 아이가

" 야, 너 브롤스타즈 몇 점이야.

나 8천 점이야.

너 캐릭터 뭐 있어? " 나 레온 있어."라고 하자,


울 아들왈

"울 엄마 2만 점이야. 울 엄마는 레온 만렙이야."

그 이야기를 듣던 상대 아이의 동공 흔들림이

아직도 기억이 난다.


내 게임.닉넴은 대학선배가 지어줬다.

속으로 어찌나 웃겼던지,

별 걸 가지고 으스대는 두 녀석이 귀엽고 웃겼다.

브롤스타즈는 내새끼들 기살리기용으로 한거라, 지금은 안하고 있다.

현재는 막내와 마인크래프트를 하며 집 짓기를 하고 있다.





가끔 첫째와 둘째가 게임하면서

격한 감정을 보이곤 했다.

게임이 잘 안 풀리는지 화를 나기도 하고

울기도 한다.

어떤 게임인가 싶어서 내가 깔아서 직접 해봤다.

어후.. 게임 좀 한다는 나도 맘대로 안 돼서 열불 나는 게임.

아이들에게 정신건강에 안 좋고

 이거 하다가는 화병 나서 죽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리고 물었다.


"난 내 기분 망치면서까지 하고 싶지 않은데,

너희는 할 이유가 있니?"


없단다.


게임은 많고 많으니 골라서 재밌는 걸 하라고 이야기했다.

이런 망한 게임은 유저가 없어야 메이커들이 좋은 게임을 만든다는 말과 함께.


종종 이런 말을 한다.


"마크하고 싶은 거 참았어."

"왜요?"

"오늘 내 할 일을 다 못했거든.

잘 참은 나를 칭찬해."


엄마도 게임하고 싶을 때가 있다.

엄마도 할 일 못할 땐 참고할 일을 한다.

나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그게 내 의도다.


그리고 가끔은 보너스처럼

아이들이 할 일을 다하면

"우리 마인크래프트 한 시간만 하까???"

라고 말하면 아이들이 환호를 지른다.

첫째는 엄마사랑한다며 뽀뽀를 하고

둘째는 엄마 감사해요라며 나를 안아준다.

셋째는 패드를 들고 와 내 옆에 찰싹 붙는다.


" 딱 한 시간 만이야. 더 하고 싶다고 하면, 앞으로 보너스 주기 힘들어. 엄마 속상하다!"




아이들이 누리는 모든 것들은

엄마 아빠의 의무이자,  노력이 있으니

감사히 생각해야 한다는 걸 평소에도

가르치고 있다.

또한, 너희들이 건강하게 자라고 할 일을 매일

잘해주며 학생이란 신분에 충실해줘서

고맙다고도 항시 표현하고 있다.


 요즘 아이들에게 게임을 못하게 한다는 건

꽤나 어려운 일이다.

특히나 스마트폰이 아이들을 통제하는 수단으로 사용되는 만큼 더욱더 그러하다고 생각이 든다.


나는 첫째가 4살 때까지 책육아를 했다.

한 번은 조리원 모임에서 한 엄마가 자신의 아이에게 폰영상을 보여주면서 내 아이가 영상노출이라는 신세계를 만나버렸다.

아주 폰 앞에 코를 박고 볼 정도로 아이들이 옹기종기 앉아 집중하는 모습을 보고 어색하게 웃어 버렸다.

그 뒤로 아이와 여러 외부 활동을 하면서 영상노출은 피할 수 없었다. 내가 안 보여줘도 의도치 않게 누군가에 의해 매번 노출이 되었다.

노출을 시키되 조절력을 키우는 방향으로 바꾸기로 마음먹었다.

<내 아이의 자기 조절력>이라는 책을 읽고 말이다.


게임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게임을 안 하면 안 하는 친구와 사귈 수 있지만, 안 하는 친구가 몇이나 될까 싶다.

나는 결정적인 이유로 큰 아이에게  게임을 용했다.


둘째와 비교해 보면 첫째는 크게 어울리는 친구가 없었다. 또래들과 어울리면서 또래문화를 익혀야 할 시기에 집에서 동생들과 지지고 볶으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하루는 큰아들이 내게 친구 사귀는 게 어렵다고 나에게 털어놓았다.


"엄마, 전 친구 사귀는 게 어려워요."


어릴 때부터 또래들과 어울릴 기회가 부족하니 또래 사회성(눈치, 반어법 등)을 몰랐던 거다.

학원을 안보내서 더 어울리기가 힘들었을까 생각도 든다.


어찌 됐건, 나는 공통분모를 "게임"에서 얻기로 했다.

큰 아이에게는 게임을 통해서 친구를 사귀는 수단으로 삼게 한 것.

참 다행스럽게도 4학년때부터  자신과 성향이 비슷한 친구들을 사귀고 지금도 어울리고 다녀줘서 고맙다. ( 친구는 같은 중학교가 됐다.)

종종 게임에 대해 친구들이 아들에게 전화해서 물어본다.

친절히 잘 설명해 주며, 목소리에 힘이 들어가 있는 모습을 볼 때면, 게임을 허용한 것에 후회는 없다.

내가 해줘야 할 것은

게임을 스스로 조절하면서 즐길 수 있는 법

게임의 가치는 인생보다 낮음을 알고 있게 하는 법

세상엔 게임보다 재밌게 많다는 걸 알게 하는 법

그리고 게임으로 가족이 재밌는 시간을 갖는 법들을 끊임없이 알려주는 것.



자기 조절력.

이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스마트폰이 필수품이 된 요즘시대에는

마냥 통제가 아니라

조절할 수 있는 힘.

나는 지금도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있고

가리키고 알려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도 사춘기라는 독립된 자아가 반갑게 찾아오기 전까지 말이다.



번외.

신랑은 '게임의 게'도 모른다.

아이들이 엄마 아빠에게 와서 게임에 대해

조잘조잘 이야기하곤 하는데 신랑이 못 알아들으니

그때마다 내가 부가적인 설명을 해준다.


신랑이 소외감 느끼면 안 되는 게 첫 번째고,

두 번째로 이런 시간을 놓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아빠에게 와서

쪼르륵 와 조잘조잘 이야기하는 모습.

얼마나 귀한가..

아이들에게 '아빠는 게임을 잘 모르니

잘 설명해 줘라.' 주문도 해놓는다.


아빠를 어려워하진 않지만

서로 크게 나눌 대화거리가 없다.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와서 말을 걸어주고

대화의 시간을 만드는 기회는 소중하고 중요하다.

이런 가정 내 분위기가 지속돼야 커서도 대화가 있는 부모 자식 사이가 된다는 생각이다.




지금도 여전히

통제를 하는 게임을 하도록 가리키고 있다.

정해진 시간을 주고

플로팅 시계어플을 켜놓고

게임을 하도록 한다.

더 하고 싶거나, 더해야 할 때는

이유를 당당하게 이야기하면

들어보고(70%는 허락한다) 추가 시간을 준다.

자기 할 일을 다 했을 때만 주는 보상 시간.

하지만 주말은 좀 풀어준다.

감질맛 나면 자꾸 생각나는 법.

실컷 해보는 경험도 있어야

조절하는 여유도 생긴다고 믿는다.

때론 확실하게 잡고,

때론 느슨하게 그리고 때론 모른 척도 해준다.


아이들도 가끔은 숨구멍이 필요하다는 게

내 지론이다.


큰아들 문자


아이들이 가족구성원으로서  역할을 수행하고,

인륜에 어긋남 없이 자라며, 주어진 것에 감사할 줄 알고, 가족의 소중함을 알면서 자라게 하고프다.


게임에 대한 내 생각은 아직도 -ing다.

게임을 허용한 만큼 통제도 당연하다고 본다.

게임을 허용한 시간만큼은 노터치

이것이 자녀를 위한 에티켓.


무엇보다 소재가 <게임>인 만큼

글이 길어지나 보다.

부모의 등을 보며 자라는 아이들,

아이들을 통제하기 앞서

부모가 먼저 보여주는 것이 항상 수반되어야 한다는 것이 내 초심이다.


삼천포로 빠지기 전에 이만 줄여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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