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선 사촌 오빠의 친구의 경우를 제외하고도 신경을 거슬리게 했던 B 교무부장이었다.
나는 그 시골학교에서 두 분의 교무부장님을 거쳐갔는데 첫 교무부장선생님은
너무 좋으신 분이었고 일도 많이 배웠었다. 는걸 조금 분명히 하고 지나가자.
B는 교무부장이 되더니 나보고 일을 많이 해야해서
일주일에 두번은 야근을 해야한다고 했다.
나는 학교에서 업무가 많았지만
4시반 퇴근까지 거의 마무리했고
수업 준비 및 잔업을 한다고 해도 6시 이전에는 집으로 갔다.
도대체 해야할 일이 없는데
무슨 야근을 해야한다는 이야기 인가?
못하겠다고 했다.
그러다가 일이 좀 남아서 늦게 퇴근하는 날에
그는 나한테 저녁을 같이 먹자고 했다.
네? 둘이서요?
그래 둘이서 먹자고 하였다. 그것도 싫은데
우리 집에서 먹자고 하는게 아닌가?
싱글싱글 웃으면서
순진한게 물기라고 해라는 느낌이었다.
농담이라도 그런이야기를 하나?
하아. 한 놈 떼놨더니 미친새끼가 또 있었네.
그때가 일한지 삼년차가 되가던 날이었다.
어느 날 학년 회의가 있었던 때에
나도 모르게 하품을 했다.
그러자 그가 능글스런 웃음을 짓더니
이야기 했다.
어젯밤에 뭘 했길래 그렇게 피곤한거야?
아. 네.
무슨 성희롱의 클리쉐같은 그런 질문을 하는가.
그 회의가 끝나고
같이 회의에 들어갔던 여 선생님이 나에게
이야기를 하자고 했다.
자기가 회의시간에 아주 많이 놀랬고
모멸감을 느꼈다고
괜찮냐고.
그리고 조심하라고 했다.
그가 예전에 다른 기간제 선생님에게
집적거려서 그 선생님 어머니가 학교에 찾아오고
난리도 아니었다고..
나는 학교에 대한 미련이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교무부장이 무엇이라고 하던지 협조적일 수 없었다.
그렇게 나는 학교에 오만정이 다 떨어졌고
다른 학교로 떠나야겠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