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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루그린 Aug 30. 2023

우리는 옷 같다(시)

우리는 언젠가 너나없이 빛을 잃어가는구나


우리는 옷 같다


내가 원하는 원단을 선택하고,

디자인을 하고 바느질까지 하면

내 맘에 꼭 드는 새 옷이 된다.


내가 원하는 사람을 선택하고,

추억을 나누고 결혼을 하면

내 눈에 보물 같은 아이를 만난다.


맘에 들어 매일 입고 세탁하고,

또 입고 세탁하고,

그러다 하루하루 빛을 잃어가면서

언젠가는 헌 옷 수거함으로 가는 아끼던 그 옷.


보물 같은 내 아이도

예쁘고 건강하게 무럭무럭 자라서

배우고 시험 보고 배우고 일하고,

하루하루 살아가다 빛을 잃어가겠지.


우리는 언젠가 너나없이 빛을 잃어가는구나.


우리는 옷 같다.

옷은 우리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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