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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사람도 생각은 복잡해
23화
괴로움의 무게는....
(셀프 글쓰기 챌린지 23) 욕심의 무게와 비슷하거나 더 무겁다
by
글구름
Apr 4. 2024
몇 달 전 산책하다가 머릿속에 맴돌았던 문장을 작가의 서랍에 저장해 두었었다.
그 한 문장을 오늘 소환한다.
'괴로움의 무게는 욕심의 무게와 비슷하거나 더 무겁다'
절실하게 믿는 종교는 없지만 많은 이들이 그렇듯 부활절과 크리스마스를 거부감 없이 인정하며 살아간다.
산에 오르다가 유명한 사찰이 있으면 들러서 절을 하고, 명동 나들이를 하면 명동성당에 들러 기도를 드리기도 한다.
그러다 작년에 우연한 기회로 불교공부를 잠깐 하게 되었는데 그중 '사성제'가 기억에 많이 남는다.
괴로움이 생겨나면 원인을 알아내고
,
그것이 사라져 없어지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는 과정을 불교의 네 가지 진리
'
사성제
'
라고 했었다. 그러므로 불교 진리의 주요 글자는 '괴로움'인가
싶었
다.
사람은 태어 나는 순간부터 크고 작은 괴로움이 시작되는데 타인에 의한 것과 자연적으로 생기는 것 그리고 나의 욕구와 욕망으로부터 생겨나는 괴로움이 있는 것 같다.
이 중 나는 나의 욕구, 욕심, 욕망으로 내가 만들어 낸 괴로움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동안은 살면서 뭔가 목표가 생기면 그것을 위해 노력하고 결과에 연연하며 힘들어하는 과정이 당연하다고만
여기며 살았다.
내가 어떤 땅굴을 파기로 욕심을 냈고
,
그것의
길이나 넓이에
맞춰서 나름 열심히 삽질하며 파내는데 생각저럼 쉽게 파지지도 예쁘게 만들어지지도 않아서 힘들어하고 잘 안되면 괴로워했었다.
그런데 그 땅굴 파는 선택은 대부분 내가 했다.
설령 누군가의 압박으로 할 수밖에
없었다고 변명할 수도 있겠지만 죽을 만큼 싫었으면 내려놓으면 되는 건데 그럼에도 최종 선택을 했던 것은 나였을 거다.
결국 나의 괴로움은 내가 선택했다고 보는 게 맞았다.
나의 욕심이 담긴 목표를 향해 가며 괴로움이 생길지라도 이 정도는 당연하다고 받아들여지면 이상적이다.
그런데 하는 내내 투덜대고 마지못해 이끌려 가는 모습으로 괴롭기만 하다면 바로 그때가 생각해 봐야 할 순간이구나 싶다.
내가 선택한 것이 어느 정도 크기의 욕심인지 욕망인지 꼭 필요한 것은 맞는지....
힘들기 싫으면 선택하지 않으면
괴로움이 시작도 되지 않았을 것이고, 만약 선택했는데 괴로움이 못 견딜 정도라면 내려놓으면 되는 것뿐이었다.
욕심을 낸 것이 나였으니 욕심을 내려놓는 일도 내가 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살아오면서 처음 의도한 목표의 목적지가 너무나 좋아 보여서 어떻게든 그 길만 고집했던 때도 있었다.
당연히 끝까지 도달한 적이
훨씬 적었다.
그러
다 간혹 성공했던 적도 있는데 막상 목적지에 가보면 그곳이 생각했던 곳이 아니기도 했고, 또 그곳을 시작으로
어딘가로 향해야 하는
출발점이라는 것을 알게 될 뿐이었다.
결국 삶에는 목적지도 정답도 없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치열하게 살아오는 기간에는 내가 왜 이리 괴로운지에 대한 생각도 할 겨를이 없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주변이 보이기 시작했고, 나를 돌아보며 그동안 삶에서 깨달은 것과 외부에서 알게 되는 지식에 도움을 받으며 삶의 흐름이 자연의 흐름만큼이나 자연스럽고 당연한 것들이 많다는 걸 알게 되었다.
나의 괴로움의 무게는 내가 만든 나의 꿈, 욕심, 욕구, 욕망의 크기와 비슷하거나 그보다 많이 무겁다는 것을 느낀다.
무심코 지내다가
'
아.... 내가 왜 이렇게
괴롭지'느끼면 제동을 걸게 된다.
가만히 나를 돌아보면 영락없이 현실에 안 맞는 욕심을 내고 있을 때가 많았다.
그때 다시 내 삶의 목표를 재정비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되었다.
그런데 그로 인해 요즘 나의 묘한 고민이 또 새로 생겼다.
괴롭고 싶지 않아서 자꾸만 내려놓았더니 평안하긴 한데 너무 안전을 추구하다 보니 마음이 말랑하다 못해 순두부처럼 약해져 가는 것이다.
살아가면서 균형을 맞춰 살아간다는 것이 가장 어려운 것 같다.
너무 성공으로 치우치지도 너무 실패로 치우치지도 않게
양팔저울 중심에 대략 맞아지도록 살아가는 것이 지금의 목표다.
keyword
괴로움
욕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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