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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사람도 생각은 복잡해
21화
마주 보고 대화할 때 눈물이 난다
(셀프 글쓰기 챌린지 21) 내가 왜 이러지 했는데....
by
글구름
Apr 2. 2024
언제부터였는지는 기억이 안 난다.
하여간 언젠가부터 누군가와 대화할 때 나의 생각이나 감정이 담긴 이야기가 좀 길어진다 싶으면 눈시울이 붉어지는 증상이 났다.
자기가 말하고 혼자 감동받은 사람처럼 북받쳐서 눈시울도 붉어지고 어쩔 때는 정말 눈물이 고이면서 목소리가 떨리기도 했다.
억지로
참고 더 이야기를 했다가는 눈물이 줄줄 흐를 수도 있었다.
심각하거나 슬픈 대화가 아니라 그저 경험담을 이야기하면서 감정을 담아 살짝 길게 말하기만 하면 이런 증상이 나왔다.
좀 더 재밌고 실감 나게 이야기를 이어가고 싶어도 얼굴의 표정 상황이 감당이 안되어서 급하게 이야기를 마무리 지어야 할 때가 많아졌다. 그때마다 무척 속상했고 내가 병에 걸린 건가 싶어 겁이 나기도 했다.
도대체 왜 이렇게까지 된 건가 싶어서 같은
증상의 사례가 있는지 좀 찾아봤다.
그리고 뭔가 적절한 이유를 찾은 듯했다.
나는 언젠가부터 누군가에게 조금도 오해받는 말을 하지 않기 위해서 노력했다.
여러 종류의 말실수를 하고 싶지 않아서 대화할 때 각별히 조심하느라 늘 긴장상태였던 것 같다.
사람들과 만나고 돌아서면 후회하는 일들이 많아서 자책했고, 그러지 않기 위한 공부를 많이 했다.
그 덕분인지 실제로 예전보다 그런 부분에서는 후회하는 일이 상당히 줄어들긴 했다.
그런데 나의 이런 노력들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누군가와 대화할 때 반드시 긴장상태가 유발되었을 것이다.
이런 긴장감으로 인해 나도 모르게 불안이 커져서 위의 증상이 나온 거라는 글을 발견했다.
'대화 속 긴장과 불안'이라는 글을 확인하고, 나는 체했을 때 명치끝을 눌린 것 같은 자극을 받았다.
어쩌면 대화하는 도중 나의 감정 조절장치에 무리가 갔고, 그것이 눈물이 그렁그렁해지는 신체 반응으로 신호를 보내고 있었나 보다.
이것을 스스로 해결해 보기 위해서는
'
대화를 너무 잘하려는 욕심과 집착을 내려놓으라
'
는 내용이 있었다.
내가 바라는 이상적인 대화를 꿈꾸며 공부했고 그 내용이 체화되지도 않았는데 실전에서 그런 사람인척 해보려다가 이런 탈이 생긴 것 같다.
'운동을 열심히 하고 있으니 난 날씬해졌을 거야'라고 착각에 빠져 원래 사이즈보다 한 치수 작은 바지를
입고 다니
다가 숨 못 쉬고 체한 격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뭐든 과하면 안 되는 거였다.
천천히 자연스럽게 성장해야 했다.
지금 이렇게라도 스스로를 파악하게 된 것을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이변이 없는 한 아직 살아갈 날이 길게
남아 있을 테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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