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편에 걸쳐 키보드 중심의 아티스트를 소개해 드리고 있습니다. 일렉트로닉의 거장인 그리스의 반젤리스와 프랑스의 장 미셀 자르를 이전 글에서 만나보셨습니다. 이번에는 프로그레시브 록 밴드 예스에서 활약한 릭 웨이크먼을 알아봅니다.
Rick Wakeman(1949~)
릭 웨이크먼: 1970년대 그리고 2010년대 (사진: 누리집 갈무리) 1949년 잉글랜드 미들섹스 출신인 릭 웨이크먼은 1970년대 프로그레시브 록 역사를 장식한 그룹 예스의 뛰어난 키보드 연주자입니다. 예스 전에는 또 하나의 명밴드 스트롭스에 잠깐 있었습니다.
웨이크먼은 예스와 뗄래야 뗄 수 없는 40년 이상의 음악 경력이 있지만, 솔로작을 통해 드러나는 음악 여정은 더욱 돋보입니다. 웨이크먼은 2월 중순부터 영국 투어를 펼치며, 3월에는 미국, 4월에는 남미 공연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웨이크먼의 클래시컬하며 웅장한 키보드 연주와 작곡은 런던 왕립음악대학에서의 수학을 바탕으로 합니다. 비록 1967년 입학하여 1968년 학교를 떠났지만 이 기간 피아노와 클라리넷을 공부하고 현대음악과 오케스트라 작곡을 배운 것은 그의 음악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또한 약 10세부터 피아노를 접한 웨이크먼은 꾸준한 피아노 연주, 공연, 이론을 토대로 그의 스타일을 구축해나갔습니다.
1968년부터 세션 연주자로 본격적인 음악의 길을 걷게된 웨이크머는 스트롭스를 거쳐 예스에서 활동하는 동안 솔로 삼부작을 발표합니다.
1집: The Six Wives of Henry VIII, 핸리 8세의 여섯 왕비들(1973)
영국 핸리 8세(1491~1547)는 로마 교황이 첫 부인과의 이혼 신청을 불허함에 따라 영국 국교회를 만든 왕입니다. 가톨릭에서 분리된 국교회의 배경에 핸리 8세의 여섯 명의 부인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이어서 다양한 연유로 왕비가 바뀝니다. 이들을 결혼 순서대로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아라곤의 캐서린(1509~1533)
앤 볼린(1533~1536)
제인 세이모어(1536~1537)
클레브의 앤(1540)
캐서린 하워드(1540~1542)
캐서린 파(1543)
웨이크먼은 예스에 참여하기 전 스트롭스에 있었습니다. 스트롭스는 A&M 레코드와 계약이 되어 있었고 멤버들도 솔로작을 발표해야 하는 단서조항이 있었습니다. 예스로 이적한 웨이크먼이 투어 공연을 하면서 작곡을 하였고 계약에 따라 A&M에서 솔로작을 발표하게 됩니다. 관련 서적을 읽고 자료 조사를 하면서 웨이크먼은 여섯 왕비의 불운했던 삶과 이들에 대한 자신의 느낌을 키보드로 표현합니다. 결과는 성공적인 데뷔였고 미음반협회 골드 레코드 인증(50만장 판매)이라는 기염을 토합니다. 이렇게 릭 웨이크먼은 클래식을 접목한 록을 콘셉트 형식의 웅장함과 치장을 통하여 손꼽히는 솔로 키보디스트의 길을 걷게 됩니다. 참고로 이 앨범은 성음레코드를 통해 LP로 발매되었습니다.
2집: Journey to the Centre of the Earth, 지구 중심으로의 여행(1974)
웨이크먼의 스타일은 건반 연주의 스케일을 특징으로 합니다. 쥘 베른의 SF 소설을 모티브로 지구 중심 여행자들의 이야기를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 및 잉글리시 챔버 콰이어와 함께 풀어갑니다. 특징 중의 하나는 이 이야기를 배우 데이빗 헤밍스가 해설하고 있고 게리 픽포드-홉킨스와 애슐리 홀트가 공동 보컬을 맡아 극적 효과가 뛰어나다는 것입니다. 이런 해설이 있는 오케스트라적 록은 세르게이 프로코피에프의 작품 <피터와 늑대>의 형식을 빌린 것입니다. 그래미 최우수 팝 인스투르멘털 연주 부문 후보에 올랐고 1집에 이어 미음반협회 골드 레코드 공인을 받았습니다. 이 앨범도 국내에 라이선스 LP로 발매되었습니다.
3집: The Myths and Legends of King Arthur and the Knights of the Round Table, 아더 왕과 원탁의 기사의 신화와 전설(1975)
6세기경 켈트족의 대표적인 전설 아더 왕과 원탁의 기사를 모티브로 한 작품입니다. 보컬은 게리 픽포드-홉킨스와 애슐리 홀트, 합창단은 잉글리시 챔버 콰이어가 계속 맡고 있으며 뉴 월드 오케스트라가 런던 심포니를 대신합니다. 수록곡은 전설에 등장하는 대표적인 인물들을 하나하나 묘사하고 있습니다. 아더 왕을 시작으로 호수의 여인(요정 비비안), 기니비어, 랫슬롯 경과 흑기사, 마술사 멀린, 갤러해드 경, 그리고 마지막 전투로 이어집니다.
2016년 이 앨범은 확장판으로 다시 발표가 되었는데 여기에는 엑스컬리버 포함 많은 인물과 사건을 포함하여 총 20곡으로 구성하였습니다.
웨이크먼의 1~3집에는 매우 아름다운 선율의 곡들이 들어 있습니다.
때론 소품 같고 때론 인터미션 같지만 어쩌면 작품을 완성하는 화룡정점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록 역사상 뛰어난 키보드 주자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습니다.
다만 프로그레시브 록으로 범위를 좁힌다면 몇몇 뮤지션들을 꼽을 수 있습니다.
웨이크먼은 그중 한 명입니다. 게다가 아직도 음악 활동을 하고 있으니 주목할 만합니다.
1970년대 전성기의 웨이크먼(출처: 누리집 갈무리) 핫불도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