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악기 특히 신시사이저를 이용하여 다양한 사운드를 꾀하는 이들은 사운드의 변화에 따라 크라우트록(코스믹 뮤직), 앰비언트, 드론, 베를린 스쿨, 프로그레시브 록 등으로 장르의 확대와 블랜딩을 시도합니다.
베를린 출신인 클라우드 슐츠는 1969~1970년 탠저린 드림에서 드럼과 퍼커션을 담당하였습니다. 이후 1971년 애쉬 라 템펠을 결성하였고 1972년 밴드를 떠나 솔로 커리어를 시작합니다.
타악기에서 신시사이저 중심의 건반주자로 변신하였고 기타 연주도 병행한 슐츠는 성곡적인 솔로 경력을 쌓은 일렉트로닉 음악의 대표 연주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는 약 50년의 연주 경력을 통해 40장 이상의 앨범을 발표하였습니다.
그의 전성기라 할 수 있는 1970년대 작품 위주로 몇 장을 소개해 드립니다.
1집: Irrlicht, 1972년
슐츠가 애쉬 라 템펠을 떠나 1972년 솔로 경력을 시작하였고 데뷔 앨범 <Irrlicht (이어리히트, 도깨비불)>을 발표합니다. 콜로키움 뮤지카 오케스트라와 협연하였고 슐츠는 오르간·기타·퍼커션·보컬 등을 연주합니다. 탠저린 드림의 작품과 유사하게 느껴집니다.
2집: Cyborg, 1973년
1집의 뒤를 잇는 작품으로 콜로키움 뮤지카 오케스트라가 역시 참여하였습니다. 이 앨범을 기점으로 슐츠는 확보한 신시사이저를 연주하기 시작합니다. 2장의 LP에는 "Synphära (합성한 지구)", "Conphära (가짜 지구)", "Chromengel (크롬 엔젤)", "Neuronengesang (뉴런의 노래)" 등 총 4곡이 실렸고 모두 20분을 넘는 대곡들입니다. 앨범 제목 <사이보그>에 걸맞은 곡명들로 감상자에 따라 호불호가 있을지도 모르겠군요.
5집: Timewind, 1975년
3, 4집도 슐츠의 대표작으로 손색이 없습니다.
본 5집은 신시사이저, 시퀀서, 오르간, 피아노 연주 중심의 작품입니다. 독일 작곡가 바그너를 연상시키는 "Bayreuth return (바이로이트로의 귀환)", "Wahnfried 1883 (1883년 반프리트)" 포함 총 4곡으로 편성된 2LP 작품입니다.
6집: Moondawn, 1976년
국내에 라이선스로 출시된 앨범입니다. 개인적으로 이 앨범을 통해 슐츠의 진가를 알게 되었습니다. 전작들의 연장선상에 있지만 베를린 스쿨로 칭하는 크라우트록 (1960~1970년대 구 서독에서 형성된 음악, 사이키텔릭·아방가르드·일렉트로닉 등이 혼합된 실험적 음악)에 충실한 완성도가 높은 작품입니다.
8집: Mirage, 1977년
이 앨범도 수준 높은 추천작입니다. 1989년 국내 라이선스 LP로 발매되었었고 한때 미친듯이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10집: X, 1978년
슐츠에게 영향을 끼친 여섯 명의 지성인에 대한 콘셉트 앨범입니다. 그리하여 곡명은 이들의 이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