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 제플린은 블루스 록 기반에 메탈을 얹었고 밴드명 또한 중금속(lead, 납)을 차용하였습니다. 블랙 사바스는 헤비 메탈의 원조격으로 날것 그대로의 메탈을 어두운 톤으로 선보였습니다. 한편 딥 퍼플은 하드 록, 사이키델릭, 프로그레시브 록을 혼합하며 메탈의 확장을 꾀했습니다.
이 세 밴드들 중 딥 퍼플에서 파생된 명밴드가 여럿 있습니다.
밴드의 중추 멤버로 뛰어난 기타 연주를 보인 리치 블랙모어가 1975년 레인보우를 만들었고, 보컬인 이언 길란은 1978년 길란 밴드를, 길란의 후임이었던 데이비드 커버데일이 역시 1978년에 화이트스네이크를 만듭니다. 딥 퍼플을 이끈 초기 멤버들은 여전히 건재를 과시하며 딥 퍼플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리치 블랙모어와 함께 팀 내 비중있는 멤버였던 키보드의 존 로드는 2012년 타계하였고, 블랙모어는 솔로로 활동하고 있는데 주로 포크 계열의 음악을 들려주고 있습니다. 딥 퍼플의 앨범을 따라가다보면 록의 역사가 딸려 오고 라인업의 변동에 집중하게 되면 찬란했던 록의 이동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딥 퍼플 패밀리인 화이트스네이크를 더 알아볼까요?
화이트스네이크
화이트스네이크 LP 속지 사진입니다. 우측 두 번째가 밴드를 만든 데이비드 커버데일입니다. 이들은 1978년 결성 이후 1980년대에 걸쳐 인기를 끌었고 하드 록, 블루스 록 그리고 글램 록 등을 들려주었습니다. 화이트스네이크가 1987년 앨범 <Whitesnake>로 제 2의 전성기를 갖게 됩니다.
그런데 이 앨범이 나오기 전 카세트테이프가 닳도록 들었던 라이브 앨범이 있었습니다.
1980: Live... in the Heart of the City
1978년 11월 23일, 1980년 6월 23~24일 영국 런던의 공연장 해머스미스 실황입니다. 각각 1978년 10월 1집 <Trouble>과 1980년 5월 3집 <Ready an' Willing>을 발매한 후 투어 공연의 일환이라고 하겠습니다. 참여한 멤버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데이비드 커버데일: 보컬
미키 무디, 버니 마즈든: 기타, 백보컬
존 로드: 키보드
닐 머레이: 베이스
데이브 다울, 이안 페이스: 드럼
드럼의 다울은 1978년, 페이스는 1980년 공연에 참여하였습니다. 화이트스네이크의 첫 라이브 앨범은 이 밴드의 모든 게 들어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앨범명과 같이 도심에서 펼쳐지는 연주와 거기서 분출되는 밴드의 뜨거운 열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이후 1980년대는 화이트스네이크의 전성기로 괄목할 만한 작품들을 꾸준히 발표합니다.
그중 이미 언급한 대표작이 있습니다.
1987: Whitesnake
록 팬들이라면 위의 앨범 커버가 익술할 것입니다. 화이트스네이크가 6집 이후 3년의 공백기 끝에 발표한 7집 <Whitesnake>입니다. 이전 앨범들은 뱀 모양의 커버와 로고가 도드라졌는데 여기서는 새로운 로고와 다른 커버 디자인을 적용하였습니다. 음악 스타일은 어떨까요? 이 앨범은 약 2년간에 걸쳐 녹음을 하였는데 커버데일이 정맥두염 수술로 목소리를 찾기까지 난관이 있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멤버들의 정제된 연주에 제 목소리를 찾은 관록의 커버데일이 들려주는 소울 충만한 보컬, 여기에 팝적인 멜로디가 가미되면서 이 작품은 화이트스네이크의 대표작을 뛰어넘어 헤비메탈을 대표하는 명작으로 자리매김합니다.
국내 라디오를 강타한 네번째 곡 "Here I Go Again"은 1982년 5집 <Saints and Sinners>의 수록곡이었는데 1987년 버전으로 재탄생한 파워 발라드입니다. 들으면 들을수록 그때의 감동이 잔잔한 파도처럼 밀려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