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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프리셀 (2)

논서치 작품

by 핫불도그

빌 프리셀의 음악

1편에서 빌 프리셀을 개괄하였습니다. 프리셀은 어쿠스틱 기타, 일렉트릭 기타, 반조 등을 연주합니다만 그의 특징적인 사운드는 일렉트릭 기타에서 도드라집니다. 많은 뮤지션들과 콜라보를 하였지만 리더 중심의 연주를 보자면 솔로, 듀오, 트리오, 쿼텟, 퀸텟, 섹스텟, 셉텟, 옥텟 등으로 확장됩니다. 콤보 재즈의 다양한 편성을 최대한 활용하는 연주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주요 편성은 트리오와 쿼텟입니다. 상대적으로 솔로 악기 앨범은 적습니다.


프리셀은 현악기(바이올린, 피들, 비올라, 첼로)와 관악기(트럼펫, 트롬본, 색소폰, 클라리넷)의 다양한 채용을 통해 우리가 익히 들었던 재즈와는 다른 사운드를 창조합니다. 또한 피아노가 매우 제한적으로 연주에 활용됩니다. 이는 팻 메시니가 색소폰 채용을 거의 안 하는 것과 비교됩니다. 메시니는 음량이 풍성한 리드 악기(색소폰)를 배제하면서 기타와 리듬 악기(피아노, 베이스, 드럼)의 조화를 강조하는데 프리셀은 건반 악기가 이끄는 멜로디 대신 기타가 그 역할을 하게끔 악기를 배치합니다. 결론적으로 프리셀이 추구하는 악기 편성은 일반 콤보 재즈의 편성과 거리가 있습니다.


기타 플레이어로서 프리셀은 반조, 만돌린, 우크렐레를 연주하고 다른 기타리스트와의 더블 편성을 시도합니다. 클래식의 실내악 편성인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가 모두 혹은 따로 기타와 함께 하기도 하고, 하모니카, 아코디언 같은 부가적인 인스투르멘탈이 큰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여기에 자신 혹은 다른 뮤지션의 보컬이 들어가지만 보컬 재즈는 아닌 프리셀만의 음악을 만드는 촉매제가 되기도 합니다.


간략히 빌 프리셀의 음악을 악기 편성을 중심으로 알아보았습니다. 이러한 시도는 동시대 뮤지션의 재즈와 구별되는 프리셀만의 유니크한 재즈를 만드는 데 기여하고 스타일의 자유로운 확장성을 보장합니다. 확장된 모양은 포크 재즈, 어메리카나, 루츠, 컨츄리, 소울 재즈 등으로 나타나게 됩니다. 프리셀의 음악이 처음 접할 때 어렵게 느껴진다면 방금 설명한 내용과 연관이 있을 겁니다. 이럴때는 듣기 편안한 곡 위주로 선별하여 감상하는 것도 한 방법이겠습니다.


2009: The Best of Bill Frisell, Vol. 1 - Folk Songs

사진은 빌 프리셀의 2009년 컴필레이션 음반입니다. 1990~2002년 사이 발표한 8장의 논서치 앨범에서 곡을 선정하였습니다. 앨범명에 1권(Vol. 1)이라고 되어 있지만 아직까지 2권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부제가 '포크 송'인데 이는 상당한 의미가 있습니다.


프리셀의 음악 장르는 어메리카나, 루츠, 포크, 재즈 등을 아우르는데 여기서 말하는 포크는 우리가 알고 있는 포크 뮤직 혹은 포크 록을 뛰어 넘어 좀 더 미국적이며 토속적인 면이 강조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포크적인 것을 재즈로 표현하는 프리셀, 재즈를 중심에 놓고 주변 장르와의 부드러운 연결을 시도하는 프리셀. 이런 접근을 통해 독특한 사운드를 만드는 재즈 기타리스트가 빌 프리셀입니다. 종종 비교되는 팻 메시니와 대별되는 특징은 바로 이 지점에서 나온다고 할 수 있습니다.


프리셀의 연주에 대하여 영국의 펑크와 펍 록을 이끈 싱어송라이터가 다음과 같이 말하였습니다.

프리셀의 기타 프레이즈를 듣노라면 귀에 익은 듯하지만 매력적인 오프닝과 예상치 못한 망설임을 종종 경험하게 됩니다. 이러한 경험은 전혀 불가능할 것 같은 방향으로 우리를 안내합니다. 아찔할 정도의 영감이 따라오면서. 프리셀의 연주가 아무리 현대적으로 들리더라도 그 연주에는 항상 전통에 대한 예의가 드러납니다.

엘비스 코스텔로의 슬리브 노트 일부를 발췌하였습니다. 코스텔로는 1995년 6월 런던에서 열린 멜트다운 페스티벌에서 프리셀을 처음 만났고 프리셀의 기타 연주는 코스텔로를 편안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수록곡은 총 15곡으로 6곡은 커버곡이고 나머지는 프리셀의 오리지널입니다.

1. I'm So Lonesome I Could Cry*

2. Raccoon Cat

3. Sugar Baby**

4. We're Not from Around Here

5. The Pioneers

6. Rag

7. Verona

8. Shenandoah**

9. Ballroom

10. Have a Little Faith in Me**

11. Mr. Memory

12. Wildwood Flower***

13. Slow Dance

14. Sittin' on Top of the World**

15. Poem for Eva

작곡: 행크 윌리엄스(*), 존 하이어트(**), A.P. 카터(***), 빌 프리셀


이 앨범은 빌 프리셀에 다가가는 패스트트랙의 성격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앨범 중심의 온전한 감상이 뒤따라와야 합니다. 프리셀의 ECM과 논서치 앨범을 충분히 들었다면 그의 작품 세계 반 정도를 경험하게 되는 것입니다. 열다섯 수록곡은 아래 8장의 앨범에서 발췌한 것입니다.


1990: Is That You? - #6

1992: Have a Little Faith - #10

1997: Nashville - #4, #11


1998: Gone, Just Like a Train - #2, #7, #9

1999: Good God, Happy Man - #5, #8, #15

2000: Ghost Town - #1, #12


2001: Blues Dream - #13

2002: The Willies - #3, #14

핫불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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