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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잇쭈 Sep 11. 2023

3-2. SNS와 포켓몬빵

자극받고 자극을 전달하는 사회!

지금 이 사회를 이렇게 정의해 본다.


누군가의 SNS나 대화를 통해 받은 자극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는 것. 


예를 들어보자. 친한 친구가 SNS에 해외여행을 간 포스팅을 한다. 너무 부러운 마음에 내게 스며든다. 나는 왜 못 갈까? 하는 마음을 가지고 지금 내가 가진 최고의 자랑거리를 SNS에 올린다. 그걸 본 나의 팔로워들은 그 자극을 고스란히 받는다.     


SNS는 어느새 '나 이렇게 잘 살아요' 하는 포장지의 공간이 되었다. 작용이 있으면 반작용이 있듯이 과장된 SNS에 피로감을 호소하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또 인간관계에 지쳤고 SNS가 시끄럽다고 표현하는 사람도 종종 본다. 실제 소리는 나진 않지만, 정보나 이런저런 포장지들이 난무하니 심리적인 자극이 청각까지 이어질 만큼 시끄럽다고 표현하는 것 같다.     

 

최근엔 'SNS 피로증후군'이라 하는 신조어마저 생겨났다. 2017년 시장조사 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SNS 계정을 보유한 만 19~59세 성인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조사 대상의 31.7%는 SNS 피로증후군을 경험한 것으로 파악됐다. SNS 피로증후군을 느끼게 된 주요 원인으로는 '별다른 실속이 없는데 SNS 관리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40.9%·중복응답)가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많은 정보 때문에 피곤함을 느낀다.'(33.0%),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모습만 골라서 자랑하듯 올리는 사람들의 모습이 짜증 난다.'(32.1%), '원하지 않는 사람들과의 관계 형성에 부담감을 느낀다.'(31.9%) 등이 뒤를 이었다. '타인의 일상생활을 보며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되는 것(28.6%)'도 SNS를 떠나가는 중요한 이유로 거론됐다.     


팔로워나 추천에 뜨는 사람들은 내 삶과 너무 다르다. 호캉스, 외제차 등을 보며 하염없이 초라해진다. 그리고 불안해진다. 나 역시 뭐라도 올려야지! 이거라도 올려야지! 하는 마음으로 올릴 거리를 찾았던 적도 있다. 그것도 내 안에 있는 깊은 불안이다. 인플루언서의 경계가 많이 허물어진 요즘 SNS는 포트폴리오라고도 불린다. 그것을 보고 섭외, 협찬 연락도 오고 실제 일까지 성사되기도 하기에 아예 멀리할 수는 없는 게 현실이다.


그렇다고 우린 끌려다녀야 할 존재일까?     


이 글을 쓰며 포모증후군이라는 단어를 알게 되었다.


Fear Of Missing Out

자신만 뒤처지거나 소외된 것 같은 두려움을 가지는 증상이다. SNS가 발달하며 반대로 우린 소외감과 두려움을 얻었다. 그래서 이 두려움을 없애기 위해 더 과장해 꾸민다. 그러면 나에게 남는 것이 과연 무엇인가? 


아이러니하게 마케팅 분야에서는 매출을 위해 신제품을 어떻게든 사게끔 소비자의 포모 심리를 자극하는 전략을 구사하기도 한다. 지금 사야 남보다 앞장서서 사용해 볼 수 있다고 말이다. 혹시 나만 당해봤을까?


예를 들어 핸드폰 신상은 매달 출시되는 느낌 아닌가? 약정을 채우고 바꾸는 사람도 많지만 바꾼 지 얼마 안 됐는데 핸드폰을 바꾸는 사람도 많다. 그 이유는 뭘까? 앞장서서 자랑해야 하기 때문이다.     

   

2022년 포켓몬빵 대란

우린 띠부띠부씰을 모으기 위해 대단히 애썼다. 어릴 때 가스차를 따라다니는 아이들처럼 편의점 탑차의 동선과 언제 어느 지점에 들어오는지 커뮤니티나 SNS에 돌아다닐 정도로 유행이 시작되었다. 덕분에 삼X은 매진행렬에 웃음꽃이 피어났을 것이다! 아마 이 당시 부모님들에 대한 자녀들의 평가는 포켓몬빵을 사 왔는지, 못 사 왔는지로 평가받았을 것이다. SNS 스토리와 유튜브뿐 아니라 모든 대화의 주제는 포켓몬빵으로 도배가 되었으니까.     


우리에겐 '나만 알거나, 처음 시도해 본 경험은 곧 경쟁력'이 되었다. 포켓몬빵이라는 경험을 최대한 빨리 올려야 트렌드에 뒤처지지 않고 알고리즘에 노출되고 남들에게 인정받고 부러움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이뿐인가? 삶의 곳곳에서 우린 수많은 포모에 휩싸여 살아가고 있다. 우리 삶에 나도 모르게 깊숙이 파고든 것이다.   


 

출처 :OTT WAAVE 약한 영웅 방송 화면

 

OTT 드라마 <<약한 영웅>>에선 SNS가 친구 관계에 끼치는 영향도 묘사했다. 새로운 학교에 전학을 온 '범석''시은''수호'와 친해지게 된다. 그때 범석은 수호의 SNS의 팔로워를 보고 메시지로 '수호야 나 인스타 맞팔 좀...' 적은 뒤 결국 보내지 않는다. 며칠 뒤 수호의 SNS 팔로워가 추가된 것을 안 '범석'은 그 사람이 자신보다 늦게 친해진 사람인데도 불구하고 맞팔되어 있는 모습에 '수호'에게 배신감을 느낀다.


단지 드라마에서 나타나는 허구의 모습일까? 난 시대를 잘 반영했다고 생각한다.


맞팔(서로 팔로우가 되어있는 상태)이 되어야만 진짜 친구로 여기는 '범석', 그 뿌리가 흔들리니 관계마저도 왜곡되었다. 결국 드라마는 안타까운 결말을 맞이한다.      


우리가 어떤 편집된 일부분을 자주보고 그 사람이 우리의 것에 반응해 주고 본다면

그 사람이 나의 '친구'가 되는 것이다.


다양한 예로 SNS에 대한 이야기를 해봤다.


"다이어트 책은 비만 위기를 해결하지 못하고
디지털 다이어트 책은 집중력 위기를 해결하지 못한다.
우리는 이 문제에서 작동하는 더 거대한 세력을 이해해야 한다."

-책 '도둑맞은 집중력' 중에서-


SNS를 안 하겠다는 다짐만으론 해결할 수는 없는 게 현실이다.

마음을 다잡은 우리의 반대쪽엔 그 의지를 꺾고자 연구하는 1000명의 엔지니어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내가 SNS에 집중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내면 깊은 곳에 나의 트리거는 어떤 건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것이 해결되야만 방해꾼과 싸워볼 기회라도 생기지 않을까?

위기의식을 느끼고 치열하게 SNS와 겨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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