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와 표지그림까지 다 보내고 잠시 후련했다. 이제 기다리는 일만 남았구나. 그 후련함은 하루 만에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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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날벼락이 있나.
처음에 이미지를 확인했을 때는 없었던 내용이다. 재확인하지 않았던 내 실수, 제대로 알려 주지 않았던 출판사의 실수로 낭패가 났다. 저질러진 일을 수습해야 하는데 저 많은 그림을 다 어쩌지... 한숨부터 난다.
일단, 파일을 변경한 샘플을 보내달라고 답변을 보냈다. 그리고는 일러스트 파일을 열고 앉았는데 눈물이 쏟아지려 한다. 당장에 벌어진 일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동안 받았던 스트레스가 한꺼번에 터졌다. 멍하니 들여다 보고 몇 개의 일러스트를 클릭해 보기도 하면서 이 당황스러운 상황을 어찌해야 할까 생각하기 시작했다.
만약에 다시 그림에 손을 대야 한다면...
본문 이미지 오십팔 개, 표지 이미지 두 개...
계산하듯이 말끝을 흐리며 두통이 난다.
다 됐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조심해야 하는 순간이다. 워드파일을 열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 기우가 시작된 나를 가라앉히는 가장 빠른 방법이다. 지금 내게 필요한 건 침착함과 이성적인 판단이다. 보낸 이메일을 재확인하고 다시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출판사 디자인팀에 질문을 더해 이메일을 보낸 후에 오후 시간은 그림을 그리며 시간을 보냈다. 저녁 일곱 시가 넘었다.
출판사는 오늘을 마감했을 테고 답변은 내일에야 받을 수 있다. 일단, 내 프로그램에서 색상프로필을 바꿔보기로 했다. 표지그림 한 장을 열어 색상변환을 해보았다. 육안으로는 큰 변화가 확인되지 않는데 알 수 없다. 그럼에도 조금은 안심이 된다. 큰 변화가 없다는 것에.
내일 토요일인데 근무하려나... 생각이 들자 조바심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