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로와의 재회

위기 속애서 희망을 찾다


비우면 방향이 보인다.



코로나19로 세상이 발칵 뒤집혔던 그 시기!


하던 사업이 어려워지고 결국 폐업했다.


그러나 이러한 위기 속에서 나는 새로운 방향을 찾아야 한다는 간절한 마음이 들었다.

당장 어떻게 생계를 유지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매달 고정적으로 들어가는 생활비 만으로도 부담스러운 와중에,


만만치 않은 폐업 세금까지 고스란히 감당해야 했다.


게다가 이제 나는 무엇을 해야 하나라는 초조함에 심리적인 불안까지 고조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늘 뉴스를 틀어 놓고 상황을 주시하였다.


TV 속 앵커는 긴장한 목소리로,

코로나19의 급속한 확산과 위험성에 대해 보도하며,

감염 예방 방법을 소개한 후,

눈에 띄게 늘어나는 확진자 수를 발표하였다.


이러한 소식들은 나의 불확실한 현실을 더욱 두렵게 만들었다.

서로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외출을 삼가는 분위기에서 거의 모두가 외부와 차단된 실내 생활을 하였고, 나 역시 그만큼 고독감이 늘어가는 중이었다.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경제적, 정신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기였기 때문에, 지인들에게 전화로 나의 신세 한탄을 늘어놓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아마도 서로가 그렇게 느끼고 있었을 것이다.


코로나19를 하염없이 원망할 시간에, 차라리 상황을 개선해 나가는 방법을 모색하는 게 현명해 보였다.


커튼도 젖히지 않은 채 어두운 방구석에 앉아, 몇 리터가 될지도 모르는 눈물을 쏟는 것에도 한계가 있었던 것이다.


그때였다.


차가운 공기를 가르며 냉철한 말이 두성으로 울려 퍼졌다.


“이건슬! 너 고작 이것밖에 안 되는 사람이었니? 이제 그만 훌훌 털고 오뚝이처럼 우뚝 일어서!”


나 자신의 호된 외침은 가뜩이나 피폐된 상태의 나를 더욱 비참하게 만들었다. 나는 할 말은 해야겠어서 나 자신에게 맞섰다.


“나도 일어서고 싶어! 이 세상에 힘들고 싶어서 힘든 사람이 어딨어? 가뜩이나 복잡해 죽겠는데 왜 너까지 재촉하는 건데!”


나는 그만 설움이 북받쳐 올랐고, 나 자신 역시 이에 질세라 물러서지 않았다.


“건슬! 충분히 이겨 낼 수 있는 너라는 것을 잊지 마! 나는 그게 더 안타까워서 그래. 그러니까 너무 오래 고민하지 마. 정체 상태만 길어질 뿐이야.”


계속되는 신경전에 맥이 다 풀려버렸다.


또한 틀린 말은 아니었기 때문에 더 이상 나 자신과의 갈등 속에서 반박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문제는 깨닫기는 했지만 당장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되었다.


동기 부여와 자기 계발서를 눈이 빠지도록 찾아 구매하여 읽어보기도 하고 온라인 매체를 여기저기 살펴보기도 했지만 피부로 와닿는 내용은 하나도 없었고, 오히려 더 싱숭생숭해졌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머리가 복잡한 것이 문제였다.


이 상태에서 두서없이 급하게 무엇인가를 시도하려 하니 시작조차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이다.


"새로운... 새롭게... 다시 처음부터 시작!"

다짐이나 한 듯, 혼자서 중얼중얼거리며 A2 사이즈의 흰색 도화지를 펼친 후, 펜 하나를 움켜잡았다.


지금 나의 상황 분석과 무엇을 시작하기 전에 가장 먼저 이루어져야 할 것에 대해 천천히 써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알게 된 것은 “미련”이었고, 그곳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상태가 문제라는 것을 인식했다.


나를 여전히 폐업하기 전 상태에 가두고 거기서 발버둥만 치고 있으니 새로운 길이 보일 리 없었다.


“그래... 과거는 과거일 뿐! 나는 다시 새로운 방향을 찾아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자.


기존의 인간관계,

경제 상태,

그리고 나의 공간에 집착하지 말고

상황에 맞게 살아가자.


그러려면 우선 비우는 게 먼저야.”


걷는 것을 좋아하는 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명상으로 대신 마음을 정화하려고 눈을 지그시 감았다.


바로 그 순간!


타로 카드가 뿌연 안갯속에서 점차 선명하게 떠오르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떠오른 상념이었고 정말 깜짝 놀랐다.


“아! 명상으로 타로 카드만 한 게 또 없는데 내가 왜 이제야 생각했지!”


나는 그 즉시 타로 카드를 한 장 뽑았다.


자유와, 이전과 연속성이 없는 새로운 시작을 상징하는 0번 바보 카드가 나왔다.



온몸에 전율이 느껴졌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오래전 타로를 정리했지만 의식과 무의식의 교차 속에서의 나는 0번 바보 카드가 전하는 메시지를 정확히 기억하고 있었다.


카드 속의 인물이 하늘을 바라보며 양팔을 벌리고, 맑은 공기를 들이마시고 내쉬는 모습은,


마치 새로운 삶을 찾아 나서기 직전의 설렘과 자유를 느끼게 했다.


이제야 답답했던 마음이 조금씩 사그라드는 기분이었다.


이렇게 마음의 안정을 점점 찾아가게 된 이유는 현재 나의 상황을 직시하고 받아들이면서부터 일어난 긍정적인 현상인 것이었다.


여기서 내가 느끼고 깨달은 철학이 바로 “비우면 방향이 보인다.”이다.


이렇게 나는 타로 카드와 16년 만에 재회하였다.


이 순간만큼은 너무 행복했다.


내 인생 친구를 다시 만난 기쁨과 뭔가 모를 따뜻하고 든든하다는 생각이 가슴에 전해졌다.


2004년도에 타로 카드를 정리했을 때만큼이나 이날 참 많은 눈물을 흘렸다.



타로야...
먼 길을 돌고 돌아,
어렵게 너를 다시 만났어.

떨어져 있었던 만큼
나는 너를 소중히 여길 거야.

내가 힘들 때 마음을 다잡게 도와준 너를,
이제는 절대 놓지 않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