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새로운 명품백을 발견했다

비우고 채워가는 삶


예전에는 욕심이 많았다.


내 집이 있어야 하고, 좋은 차를 타야 하고, 먹고 싶은 것은 무조건 먹어야 했다. 물론 자기만족이 첫 번째였지만, 남들의 시선을 의식해서 행동했었던 비중도 적지 않았다.


언제부터인가 그런 것들로부터 서서히 멀어지기 시작했다. 나이가 한 살 한 살 먹어 감에 따라 보여 주기식 삶의 색깔이 불편하게 느껴진 것이다. 비 오는 창밖을 내다보는데 얼마 전 아는 언니가 한 말이 떠올랐다.


건슬아, 언니가 나이 50이 넘고 나니 이제야 철이 들어가나 봐. 명품백이고 뭐고, 지금은 손에 봉지 하나만 들고 다녀도 감사한 마음이 든다니까..."

마침 동네 마트에서 물건을 구입하고 난 뒤, 주방에 놓여 있는 빈 봉지가 눈에 띄었다. 그 비닐봉지로 마치 명품백을 든 것처럼 포즈를 취해보았다. 의외로 나쁘지 않았다.


전신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은 단지 빈 비닐봉지를 들고 서 있는 것이 아니었다. 명품백 못지않게 빛났으며, 큰 깨달음이 담긴 백을 자랑스럽게 들고 있는 듯! 제법 폼이 났다.


이미 마음만은 부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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