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에 우리가...

마음의 저편에서


가끔 전혀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낯선 감정을 느낄 때가 있다. 의외의 이성이 나에게 관심을 보일 때면 당황하기보다 잠시 멈칫 놀라곤 한다.


연애에 대한 설렘이 예전보다 많이 줄어든 탓일까. 아니면 사랑에 대한 뻔한 스토리에 진부해진 걸까. 그런 분위기 자체가 이제는 낯설게 느껴진다.


그가 자꾸만 내게 다가온다.

“커피 좋아해요?"


며칠 뒤,

"퇴근 후 뭐 해요?"


그리고 바로 그다음 날,

“혹시... 남자친구 있어요?”


이제는 정말 내 마음의 문을 열고 들어오기라도 하려는 걸까? 혹시라도 굳게 잠겨 있던 문이 열리지는 않았는지 조심스레 확인해 본다.


그는 참 좋은 사람처럼 보였다. 맑은 목소리, 단정한 외모, 예의 바르고 조심스러운 태도까지, 충분히 호감이 갈 만한 남자였다.


하지만 나는 그가 멈춰주길 바랐다. 진정한 친구로 오래 남고 싶었고,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흠뻑 사랑에 빠졌다가 시간이 지나 서로 비틀대는 그런 관계가 된다면, 차라리 친구라도 되지 못한 게 더 아플 것만 같았다.


오늘도 그가 천천히나마 나의 깊은 마음을 이해해 주기를 바란다. 아니, 그전에 나보다 더 괜찮은 사람을 만났으면 한다.


그 둘이 다정하게 걷는 모습을 보고 싶다.


그렇게 된다면 내가 가장 기뻐해 주는 친구가 될 테니.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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