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움은 아직 묶여 있는 감정이다. 매듭을 단단히 지어 놓은 상태라 쉽게 풀어지지 않는다. 이제 그만 미워할까 싶다가도 어느새 다시 미워지고, 그러다 더 깊어지는, 생각보다 질긴 감정이다. 오래 붙들수록 마음이 성숙해지고 단단해지는 게 아니라 오히려 서서히 지쳐간다. 미움에는 그만큼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고, 그 감정은 삶의 컨디션까지 잠식해 결국 우리는 그 대상을 반복해서 탓하게 된다. 그렇다고 마음먹은 방향으로 하루아침에 나아갈 수는 없다. 그럼에도 내려놓는 것이 현명한 이유는, 나를 지키는 길이 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