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문에 현답 하라
제주 해안도로를 갈때 제일 좋은 건
50km로 또는 더 느리게 가더라도 누구 하나 헤드라잇을 깜빡이며 재촉하거나 빵빵거리며 경적 소릴 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들도 그리고 나도 이렇게 <천천히 가고 싶었구나> 싶다. 마치 힐링을 응원받는 것 같다.
런던베이글뮤지엄 제주에 들릴 참이다.
우연히 tv프로그램에서 본 대표 료는
힘든 시기에 런던의 한 카페에 들러 각자 시끌벅적하게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직원들을 보며 에너지를 받게 되어 베이글을 사랑하게 되었고 아직도 꾸준히 매일 베이글을 먹는다고 한다.
갸녀린 그녀를 떠올리면 매일 쓰디쓴 에스프레소만 한모금 입에 넣고 오물오물 음미하듯 마실 것 같은데 말이다.
가끔 그런 선입견에서 빠져나와 움찔 놀라곤 한다.
그녀가 받은 에너지를 나도 받고 싶다.
말랑한 그리고 확고한
당신은 왜 그 일을 합니까?
시간이 허락된다면 가능한 시청하는 TV프로가 몇 가지 있다.
그중 하나가 전지적 참견시점이다. 나른한 토요일 오후 가수 션이 나오는 재방송을 시청했다.
가수가 맞나? 자선사업가인가? 러너인가?
그는 이영표 선수와 광복절 행사에 대해 이야기하다 8월 15일이니까 81.5km를 뛰어볼까?하고 농담한 것이 현실이 됐다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줬다.
그렇게 뛰어 110개 기업으로부터 더도 덜도 아닌 각각 815만 원씩 기부받았다고 한다.
많은 돈을 한꺼번에 받는것보다 여러사람이 기부에 참여하는 것에 더 의의를 두었다고 하니...
대단하다는 말 말고는 딱히 생각나는 단어가 없다.
요사이 삶을 잘 살아내는 사람들에게 부쩍 관심이 많다.
어떻게 그들은 열심히 그리고 행복하게 잘 살까? 면밀히 관찰해 보니 생각 후 뭔가가 결정되면 결과가 불분명하더라도 그냥 일단 일어나서 한다.
안된다는 생각을 하는 건 아예 그들의 머릿속에는 존재하지 않는 듯하다.
설령 계획한 프로젝트가 성공하지 않더라도 그건 중요하지 않다.
끝까지 해 내면 그것으로 만족한다.
성공하면 감사한 것이고
성공하지 않는다고 꼭 실패한 것이 아니라는 걸
너무나도 명확히 알고 있는 듯하다.
KBS 추적 60분에서 은둔 중년에 대해 다뤘다.
왜 유독 한국에선 은둔과 고립이 많아지는가 라는 질문에 MC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나라 부모는 아이들에게 3가지 ㅅ을 가르치지 않는다
바로, <시도 실수 실패>이다.
시도를 해봐야 실수라는 것도 해볼 수 있고
실패를 해봐야 성공하는 노하우가 쌓이고 단단해진다는 걸 우린 간과한다.
션은 그렇게 81.5km를 완주했다.
엄청난 폭염과 비까지 오는 상황 속에서 그는 뛰고 또 뛰었다.
우리나라의 독립을 위해 애쓴 그 후손들의 집 짓기를 후원하기 위해...
그 프로에 나온 MC는 물론이고 게스트들까지 모두 눈물이 그렁그렁 했다.
"잘될 거야 대한민국"을 외치며 뛰는 션의 간절한 몸부림이 아름다웠고,
81.5km는커녕 하루에 500m도 뛰지 않는 내가 오버랩되었다.
MC인 이영자 씨가 의도된 우문을 던진다.
이렇게까지 왜 뛰는 거예요?
션은 1~2초간 잠깐 생각하더니 답을 했다.
똑같은 질문을 아마 독립운동가분들한테도
그 시대에 많은 사람들이 하지 않았을까요?
그런 질문에도 묵묵히 독립을 위해 노력해 주셨기에
우리가 지금 누리고 있잖아요
그러니 이 시대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거라고 말한다. 그 시대의 독립운동가처럼...
각자의 자리에서
아이들과 함께하는 교사인 우리에게도
똑같이 묻고 싶다.
힘든데 이렇게까지 왜 이 일을 하세요?
이번엔 우리가 답할 차례다.
오늘 하루 곰곰이 생각해 보며
우문에 현답을 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려 한다.
런던베이글의 대표 료도
81.5Km를 뛰며 잘될 거야 대한민국을 외치는 션도
그곳에서 고통과 힘듦을 이겨내며 유익이 되는 삶을 살아내고 있다.
그래서 모든 사람이 눈물 나게 고맙다.
이 와중에 1시간을 기다려 구입한 양파베이글과 한잔의 커피는 왜 이리도 맛있단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