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년에 한 번씩 미국 초등학교에서는 아이의 프로필 사진을 찍어준다. 요새 유행했던 미국 느낌 나게 프로필 사진을 만들어주는 앱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카메라를 보며 표정을 짓는다는 것은 자폐를 가진 우리 아이에게 쉬운 일이 아니다. 사진을 찍는 순간에 있진 않았지만 애를 먹었을 사진사님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어렵게 찍은 사진도 우리 눈에 너무 아픈 아이처럼 보여서 거절하고 재촬영을 한 적도 있었다. 올해 이이 사진은 만족스러운 편이었다.
적당히 밝아 보이는 모습과 카메라를 완벽하진 않지만 보고 있는 모습이 만족스러웠다. 처음으로 사진을 인화해서 액자에 넣어봤다. 사무 책상에 아이의 사진 액자를 올려놓으니 매일 볼 수 있게 되었다.
아이의 사진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으면 가슴이 저며온다. 급기야 눈물이 글썽인다. 그래서 아이의 사진은 오래 바라볼 수 없다. 순간 시간이 정지된 것 같은 아이의 모습. 살짝 벌려 있는 입. 반짝이는 눈동자. 하지만 어디를 응시하는 것인지 명확히 알기는 힘든 눈빛.
아이 사진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 앞으로 험난한 세상을 이겨내야 하는 아이를 생각하면 미안함과 죄책감이 든다. 아이가 아프게 된 것, 아이의 문제 행동, 모든 것에 아이의 잘못은 티끌도 없다. 아이의 사진을 보면, 그 흐릿한 눈빛을 볼 때면 모든 감정이 한꺼번에 밀려온다.
평범한 아이를 가진 부모님들은 아이의 학교 사진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들까? 행복함을 느낄까, 감사함을 느낄까, 아님 나처럼 가슴이 저며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