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이 허전하다면 식물을 키워보세요.
베란다가 확장된 공간, 즉 집 안에서 해가 가장 강하게 드는 곳은 온통 식물뿐이다. 식물들이 아니었다면, 내 집이 얼마나 허전했을지 상상도 되지 않는다.
하루 종일 집에 있는 날이면, 해가 하늘 높이 떠올랐을 때 펼쳐지는 잎들의 그림자놀이를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다. 벌레를 쫓아 준다는 구문초는 보통의 제라늄보다 더 잘게 찢어진 이파리를 갖고 있는데, 그림자를 통해서 보면 그 모습이 마치 별과 같다. 해가 질 때면 어느덧 주황색이 된 하늘과 뭉개진 그림자가 보인다.
식물은 좋은 인테리어 재료이다. 식물로 채워진 이 공간의 싱그러움과 푸르름, 그리고 생동감을 다른 소품이 따라갈 수 있었을까?
일단, 눈으로 보는 아름다움
창밖을 보고 있는 의자에 앉아 있는 것을 좋아한다. 테이블에 놓인 작은 화분들이 주는 푸르름 한 모금, 좀 더 고개를 들어 멀리 파란 하늘의 푸르름을 한 모금 하다보면, 핸드폰만 계속 보고 있는 것이 어째 더 힘든 일이 된다.
화려한 마큘라타 잎들 옆으로 역시나 쨍한 색채의 그림을 배치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렇게 이 그림, 저 그림 바꾸다 보면 나만의 미술관이 따로 없다.
가끔 햇살이 좋으면 한참 뽐을 내고 있는 윤기가 반드르르한 식물들의 사진을 찍는다. 사진을 찍으려고 평소 내가 보던 시선과는 다른 위치에서 렌즈를 열면, 정글에 들어온 것처럼 다른 시야의 세상이 펼쳐진다.
집에 식물을 둔다는 것은,
싱고니움처럼 성장이 빠른 친구들은 수경재배, 흙으로 옮겨심기, 지지대 세워주기의 무한굴레를 돌고 있다. 그중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은 잎맥에 물기가 촉촉한 여린 잎을 흙에 심어주고, 그 여린 줄기가 꼿꼿해지는 시기를 지날 때이다.
머리가 길게 길게 자라는 친구들은 선반 위에 두었다. 바람이 솔솔 부는 날에는 창을 열어 두는데, 그러면 이 하늘하늘한 잎과 가지들이 기분 좋게 흔들린다. 그 살랑임에 식물들과 나, 모두 다 기분이 좋아진다.
거실 중앙의 사이드보드와 라탄 테이블은 어떻게 보면 우리 집의 해시계이다. 햇살은 비스듬하고 깊숙이 들어와 칼 같이 떨어지는 45도의 각도를 지나 깊숙하고 흐리멍텅하게 들어오더니 이내 사라진다. 나는 45도로 떨어지는 한낮의 풍경을 가장 좋아한다.
식물을 키운다는 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