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바다의 물이 빠져 버려 한반도 3배 크기의 해저 땅이 육지로 드러난 광활한 무한대륙. 동아시아 전체의 지도 중에서 동해의 바닷물이 증발하고 한반도 동쪽이 육지로 변한 상황이다.
해저 지형의 습습함이 남아 있으면서도 고온의 태양빛에 땅이 갈라지고 척박해진 동해의 지형 속에 세워진 한반도 고대 문명. 하늘과 땅의 운기를 담당하는 수도 외곽에 위치한 제단(祭壇).
달이 지구와 태양 사이에 위치하여 지구 그림자가 달을 완전히 가리게 되어 하루 종일 컴컴하다. 이때 타임 슬립으로 인해 불기둥 원형 고리가 열리며 한강수가 모습을 드러낸다. 서서히 빛이 사라지며 제단(祭壇) 위에 누워 있는 한강수.
머리를 풀어헤친 무한대륙 제사장은 한강수에게 엎드려 예(禮)를 갖추었다. 제사장은 실눈을 뜨고 제단(祭壇)을 보며 이상이 없자 누워있는 한강수를 바라본다.
이때 한강수의 의식이 돌아오고 있었다. 한강수를 애타게 찾는 부인 평지은의 AI 보이스.
“서방님... 서방님”
AI 보이스를 직감하고 한강수는 반사적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AI에게 현재 상황 파악을 지시했다.
<AI 보이스 브리핑>
기원전 100만 년 전. 지구 온난화로 심각한 폭염에 직면한 한반도는 고온 현상으로 동해바다가 증발하면서 한반도 3배에 달하는 광활한 무한 대륙이 탄생합니다.
한 번도 접해 보지 못한 해저지형이 눈앞에 나타났지만
얼마 못가 말라 비틀어져 척박한 대지가 흩날리게 됩니다. 땅은 타들어가고, 식물들은 모두 말라버리고 위태로운 삶을 이어가며 심각한 물 부족으로 사람들은 기근과 굶주림으로 민심이 흉흉해진 상황입니다. 동해바다 증발로 한반도 동쪽에는 광활한 무한 대륙이 생겼고 그 중앙에는 해발 2268m 독도산이 우뚝 솟아 한반도 고대문명 중심이 되었습니다.
“이 드넓은 땅이 바로 무한 대륙입니다”
한강수는 AI 보이스가 브리핑한 내용을 뇌로 흡수하며 전율을 느낀다.
“세상에나 한반도에 잊고 지낸 찬란한 고대문명이 있을 줄이야”
제사장은 한강수에게 천천히 다가갔다.
“모든 것이 믿기 어려우실 것입니다. 저 또한 지금 만나는 분이 뉘신지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이니까요”
부인 평지은은 제사장의 존재를 깨닫고 입이 삐쭉 나왔다.
“저 할망구 뭐라는 거야? 우리 서방님한테”
제사장은 하늘을 바라보며 다시 한강수에게 말한다.
“지금 이럴 때가 아닙니다. 지금 중전마마가 위태로우십니다. 큰 재앙의 파도가 다가옵니다.”
이때 부인 평지은의 AI 보이스가 무한 대륙의 기억을
한강수 뇌에 투영시켜 습득시킨다.
궁궐 어전 (낮)
햇볕이 내리쬐는 대궐. 중전마마의 산고의 고통이 울린다.
“으으으”
“마마~ 조금만 조금만 더 힘을 주시옵소서”
중전마마가 더는 참지 못하고 애쓰고 있다.
어전내의가 고개를 갸우뚱한다.
“아직 때가 아니신데... 이 어찌 된 일인지...”
어전내의는 빠른 발걸음으로 안절부절 왔다갔다 한다.
“아무에게도... 비밀에 붙여야 한다. 아직 회임하신지... 7달째라 산기가 아닌데... 어쩌면 좋단 말인가... ”
중전마마의 방에서 마마의 산고 소리가 멈추고 이내...
"응애 ~ 응애 ~"
이내 중전께서 왕자를 생산하셨다는 내시의 전갈. 왕은 감탄한다.
“오호~ 이런 경사스러운 일이... 내 친히 지금 중전에게 가겠다”
기쁜 마음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왕. 대궐은 득남 소식으로 기쁨에 가득하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곧 어전내의가 긴급히 발걸음을 옮기고 왕의 눈치를 살피며 뭔가 분주하다.
“전하.. 잠시만 기다려 주시옵소서”
“무슨일이더냐?”
어전내의가 고개를 떨군다.
“아뢰옵기 황송하오나...”
이내 중전의 방문이 닫히고... 왕의 일그러진 얼굴이 보인다.
궁궐 장례식장 (저녁)
중전께서 왕자를 생산하시고 바로 돌아가셔서 신하들이 황망한 상황.세자는 7 달 만에 태어나신 칠삭둥이로 폐가 아직 덜 성숙하고 심신이 미약한 상태로 태어났다.
왕은 식음도 끊고 방해하지 말라는 듯, 방에서 고개를 가로젓는다. 눈물만 흘리는 왕. 장례식장에서도 슬프게 고개만 떨구고 있다. 이를 지켜보는 한 남자. 충신 포도대장의 기억이 한강수의 뇌에 투영되어있다.
그는 문무에 능하고 특히 지질(地)에 대가인지라..
운세와 제사 묘 자리. 국가 대소사를 관장하는 일에 왕이 총애하는 인물이 되었다.
왕은 칠삭둥이로 태어난 세자를 포도대장에게 부탁하고 포도대장이 부족한 세자의 스승이 되어 세자를 보필하게 하려한다. 포도대장(한강수)이 말한다.
“전하~ 저는 학식이 짧아 세자저하의 스승이라니..
저에게 그런 막중하고 미래를 책임지실 세자 저하를 제가 어찌..”
왕은 눈물을 흘리며 부탁을 하고 포도대장은 괴로운 듯 눈을 감고 승낙한다. 세자저하는 빠르게 성장한다. 열심히 생활하지만 기침 콜록콜록 심약하다.
포도대장이 정성을 다해 세자저하를 훈육한다.
낮이나 밤이나 서책에 흠뻑 빠지게 하고 글쓰기와 무예도 익히지만...조금만 피곤해도 이내 입술이 파래지시고 몸져눕는 세자저하..
포도대장(한강수)의 고민은 깊어간다. 포도대장의 슬픔을 뇌에 흡수한 한강수의 몸이 감정과 기억이 혼연일체가 되어 파르르 떨린다.
궁궐 내시전(늦은 밤)
음흉한 눈빛의 내시가 어여쁜 여자를 데리고 훈계를 하고 있다.
아주 긴밀하게 주도면밀하게 뭔가를 꾸미는 어전 내시.
뭔가 수상하다. 수상한 낌새를 눈치 챈 포도대장(한강수).
대수롭지 않은 듯 수하를 풀어 정보를 알아내려고 하지만 궁궐의 법도가 있어 내시전과 상궁들의 일까지 보고 받기엔 한계가 있다.
음흉한 눈빛의 대전 내시가 어여쁜 여자를 데리고 어전으로 향한다.
“오늘도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잘되면 넌 부귀영화(富貴榮華)를 누릴거야”
“예~ 상선어른”
대전내시가 주위를 두리번 거린다.
“어허~ 누가 들으면 어쩔려구.. .아버지라는 소리가 나오느냐.. 내가 궁궐에 들어오기전에 있었던 일이라..
난 모든 걸 잊었다. 앞으로 아버지라는 말은 죽을 때 까지 입에 올리지 마라”
“네 ~ 알겠습니다”
상궁나인의 목소리와 자태가 색기가 넘친다. 그녀는 대전내시가 궁궐에 들어오기 전에 주각에서 얻은 여식이다. 어미는 병이 들어 죽고 대전내시가 궁궐로 데리고 들어와 선왕의 후궁으로 앉힐 야심찬 계획을 세운다.
궁궐 어전 침소(늦은밤)
포도대장(한강수) 자리를 비운사이. 드디어 선왕과 상궁나인이 합방을 한다.대전내시가 선왕이 좋아하는
말투, 농담, 음식 및 여러 가지 자질구레한
모든 것을 전수시키고 주각에서 전해오는 명기의 비법까지 모두 차근차근 전수시키고 포도대장(한강수) 없는 시간만을 기다린 것이었다. 선왕은 몇 날 며칠을 상궁나인 치마폭에서 보냈다. 상궁나인은 전하의 승은을 입은 후 후궁으로 책봉되었다.
궁궐 어전 (아침)
대전내시가 소리친다.
“전하~ 전하~ 감축드리옵니다. 기뻐하소서. 후궁께서 드디어 회임을 하였사옵니다”
왕은 크게 기뻐한다.
“뭣이? 회임이라고.. 이처럼 경사가 어디 있더냐...
연회를 준비하라”
포도대장(한강수)가 막아선다.
“전하~ 오늘은... 세자저하의...”
왕은 단호하게 말한다.
“오늘은 모든 일정을 접고 후궁에게 가겠소.
포도대장이 이렇게 빡빡해서야.. 원...”
“전하~”
하들 앞에서 면박을 당한 포도대장(한강수).
이를 비웃듯 내려보는 대전내시.
후궁으로 책봉되고 회임까지 한 상궁나인.
초고속 승진에 아버지인 대전내시
말대로 부귀영화(富貴榮華)가 흐르게 된다.
더구나 후궁이 되자마자 왕자를 생산하니
후궁의 아들 왕자 또한 빠르게 성장한다.
남자다운 기상과 빼어난 외모.. 그리고 성품까지 갖춘 후궁의 아들은 하늘이 주신 모든 재능을 받았고 거기에 노력까지 하니 노력하는 천재요.
무술과 검술도 뛰어나고 문(文)과 무(武)를 두루 갖춘 명장이요... 하늘이 내려준 재원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