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으면 소화도 잘 되고,
피가 잘 돌아 머리도 맑아진대.
그리고 잠을 푹 잘 수 있어
아침마다 기분이 개운해.
거짓말 같다고?
웃어 보라니까!
몸과 마음에 쌓인 병이 사라지고
없던 복도 생기고
안 될 일도 술술 풀린다니까.
-서정홍, 믿고 싶은 말이야 중
시를 읽으면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추상적인 언어를 추상적인 의미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시의 언어는 함축적이기 때문에 아름답지만 자칫 아름다움으로만 그치게 될 수 있다. 그 의미가 자신의 삶과 경험에 흡수되지 않는다면 죽은 시와 같다.
서정홍 시인의 시는 명료하다. 기교는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하지만 의미는 강렬하다. 한 선배 교사가 시를 좋아하는 마음으로 학생들을 대하라고 했다. 학생들의 구체적인 삶을 사랑하라는 의미일 것 같다.
겉으로만 화려한 언어로는 아이들과 소통할 수 없다. 겉은 해지고 덧대어 볼품없더래도, 따듯한 옷으로 아이들을 만나야 한다. 서정홍 시인의 시는 따듯하다. 옷과 같다. 나는 학생들과 수업할 때 시를 나누는 시간을 갖는다. 한번은 한 학생이 서정홍 시인의 시를 읽다가 눈물을 보인 적이 있었다. 내면 가득 고여있는 습기를, 증기로 눈에 맺히게 하려면 충분히 더워져야 한다.
시인이 말한다. 웃으라고. 글을 쓰면서 억지로라도 입꼬리에 힘을 준다.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