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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기담, 시 0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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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옹이 Jan 13. 2024

귀소목

휘이 휘이 

휘파람을 불어 본다. 

내 위에  펄럭이는 영혼들도

나를 따라 노래한다. 


험한 날에

마을이 휘청일 날에

우리는 더욱 크게 노래한다

머리를 흩날리며

휘이 휘이


고마운 줄 모르는 인간들은 불길한 울음소리 라며 나를 베어버리려 시퍼런 칼을 들고 온다.

정신 차려라 이놈들

내게는 수천의 영혼들이 매달려 있다.

집을 잃을 모양인 영혼들은 형형히 분노 하고 분노는 빛이 되어 사람의 마음을 미치게 만드니 

저것은 귀소목이라고 내게 부르짖었다. 


그렇게 

살아남아 

우리는 지금도 휘파람을 분다. 


다만 잿빛 돌덩이 속 인간들은 우리의 소리를 듣지 못한다.

처절한 영혼들의 발광조차 

불쑥불쑥 솟아 있는 현란한 광채에 덮여 보이지 않으니 

다가올 불행을 어떻게 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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