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이 유난히 밝은 밤
손님도 너도 들뜬 밤
너의 자동차 뒷바퀴에 스르르 몸을 맡긴다.
쩌업-쩌업- 짓이겨지는 나의 몸
라디오에선 밤을 찢는 날 선 목소리
소란한 장막 사이의 이야기들
그 소리에 묻힌 나는 어두운 그림자
지루해진 나는
백미러를 삼킬 듯이
입을 쩍 벌려 환하게 웃는다.
깜짝 놀란 너희 둘은
뒹구르르 차와 함께 굴러
나도 함께 뒹구르르
피투성이 너를 보고
나 같아진 손님을 보고
펄쩍펄쩍 자동차에 올라타
입이 찢어져라 웃는다.
한바탕 먼지가 지나가고
가리워진 구름의 울음소리와
잦아드는 나의 웃음소리와
너의 눈꺼풀이 흔들리는 소리만 들리네
웃음을 그치고 네 옆에 쪼그리고 앉아
손님과 함께 네가 깨어나길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