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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좋은 향이 나는 사람이고 싶다.
어렸을 때는 향수를 싫어했다.
오감이 예민한 탓에 조금만 향이 진해도 두통이 심했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기분이 좋지 않은 날 좋은 향을 맡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질 수 있다는 걸 깨닫고는
종종 향수나 핸드크림을 사용해 스스로를 응원했다.
그러나 비염이 있는 나는 여러 날 향수를 쓰고 나면 결국 재채기로 향수 생활을 마감해야 했다.
얼마 전 슬초에서 알게 된 귀한 인연의 언니로부터
천연 아로마 오일 향을 선물 받았다.
손바닥에 떨어트려 들이쉬는 것만으로도 숨이 쉬어졌다.
한숨이 내려앉고
따뜻한 위로의 향이 가슴 깊은 곳까지 스며들었다.
이 선물이 비록 아로마 오일 구매라는 사치로 이어져서 지갑은 매우 가벼워졌지만 ^^;;
하루 중 특히 새벽 시간 혼자 맡는 짧은 시간의 좋은 향이 내 하루를 물들이고 있다.
생선을 싼 종이에서는 생선비린내가
향을 싼 종이에서는 향내가 난다는 말을 좋아한다.
그리고 하루하루 좋은 향이 내 몸에 스며들수록
나도 좋은 향이 나는 사람이고 싶게 되는 것 같다.
나태주 시인의 '너를 두고'의 한 구절처럼
세상의 가장 고운 말 좋은 말 좋은 표정이 아름다운 향이 되어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물들이고 싶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