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군데
파나마의 수도는 파나마시티다.
시티는 꽤 요상한 특징을 갖고 있는데,
그건 바로 안전한 지역과 극도로 위험한 지역이 바로 옆이거나
10분 거리밖에 떨어지지 않아서 언제든지 실수로 진입하기에 충분하다는 점이다.
그래도 파나마에서 갈만할 곳은 지극히 한정적이며, 위험지역에는 유명한 스폿이 없어서 실수만 아니라면 일부러 가게 될 일은 거의 없다.
나는 파나마에 오기 전,
지도에 위험한 지역을 모조리 표시해 놨다.
이건 아래 사이트들을 통해 정보를 취득할 수 있다.
1. 한국 대사관
2. 미국 대사관 / 캐나다 대사관
3. 레딧
한국 대사관은 간략한 정보만 있지만 한국어라 편하고 직관적이다. 미국 대사관은 자세하다. 여긴 진짜 신기한 게 모든 나라의 리포트를 작성해 놨다. 캐나다도 보면서 더블 체크하기 좋다.
레딧은 파나마에서도 꽤 활발한 사이트인데 진짜 현지인들이 알려주는 정보라는 게 유의미한 부분이다.
위험 지역 몇 군데를 알아보자.
1. 꾸룬두
의외로 지나가게 되는 일이 많은 구역이다.
근처에 파나마대학도 있고 큰 국립공원도 있기도 하고
아마도르 갈 때의 한 루트이기도 하다.
나도 몇 번 지나친 적이 있는 곳인데 들어서는 순간 굉장히 오싹한 느낌이 든다.
아, 어떻게 위험지역인지 아냐고?
벽화 그라피티, 쓰레기들로 지저분한 거리, 낡디 낡은 아파트, 밖에 의자에 무표정으로 앉아있는 사람들 등.
본능적으로 바로 알 수 있다.
2. 산타 아나
까스꼬 비에호라고 파나마에서 가장 핫한 번화가가 있다.
지역 크기는 아주 작지만 바다가 쫘악 보이는 5성급 호텔, 고급 레스토랑, 비싼 기념품을 파는 가게들로 가득 차 있는 곳이다. 아는 분이 콜롬비아의 까르떼헤나의 아주아주 작은 버전 같다고도 했다.
이 사람 많은 번화가 바로 옆에 위험한 산타 아나가 있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구경하다가 길을 잘못 진입할 수 있으니 조심, 또 조심해야 한다.
3. 꼴론
꼴론의 파나마시티 위쪽에 있는 도시로
프리존으로 유명한 항구이기도 하다.
파나마에 오기 전에 꼴론에서는 매일 사람들이 죽는다는 괴소문을 들었다.
진짜냐고? 진짜다!
진짜 위험하다.
살인사건이 굉장히 빈번한데,
그 이유는 갱단들이 활동하는 지역이기 때문.
궁금해서 꼴론에 대해 검색해 보니
이미 오랫동안 살았던 현지인은 괜찮지만
아닌 외지인은 극도로 경계한단다.
울 남편은 이런 꼴론을 매주 두 번씩 간다.
솔직히 다녀올 때마다 너무 걱정이 되어 빨리 주재생활이 끝났으면 하는 생각이 들곤 한다.
지역 자체도 위험하지만 운전도 그렇다.
엄청 거대한 창고 트럭이 2차선을 쌩쌩 달리는데
트럭들이 박살 나거나 전복되는 사고가 이따금씩 생긴다.
파나마의 우기는 비가 미친 듯이 쏟아지는 폭우가 동반되는데 정말 앞이 하~나도 안 보인다.
이럴 때면 언제나 걱정스럽다.
4. 다리엔 갭
이 부근은 출국권고 구역이다.
파나마와 콜롬비아를 이어주는 아주 거대한 정글.
미국이 도로를 놓으려 개척하려 했으나
너무 많은 사람들이 죽어서 결국 실패했다는 곳이다.
요새도 매우 많은 사람들이 미국에 가기 위해
브로커와 밀입국을 시도하는 루트기도한데
10~12일을 꼬박 걸어야 한단다.
얼굴까지 오는 거친 강물, 내 키를 훌쩍 넘는 괴기스러운 풀들, 병을 옮기는 모기들...
말로 설명하기가 어려운 마경을 자랑하는 곳이다.
(다큐가 있으니 관심 있는 분들에게 추천)
이곳은 밀입국뿐 아니라 마약 거래,
콜롬비아 게릴라군과의 총격전이 이루어지는 곳이다.
5. 산 미겔리토
이곳도 꼴론과 더불어 살인율 투탑인 곳이다.
우리 집에서 차로 딱 20분 거리.
갱단들의 본거지랄까?
살인기사를 찾는 건 전혀 어렵지 않다.
그냥
오늘의 뉴스를 클릭하면 된다.
재작년 시위 때는
산미겔리토 가게들 유리창을 마구 부수며 터는 영상이 찍히기도..
살인 기사는 대부분 비슷하다.
피해자 이름 나이를 쓴 뒤
살해당한 모습을 설명한다.
마지막 줄에
아직 범인은 못 잡았다는 말이 공통적으로 쓰여있는데
참 무섭다.
살인기사에는 10대들도 여과 없이 등장하며
살해방법도 몹시 잔인하다.
파나마는 중미에서 코스타리카와 투톱으로 안전하다고 꼽히는 나라지만, 어딜 가나 게토는 존재한다.
그러니 꼭 방문 전에 위험한 지역을 알아두는 것은 필수 of 필수다.
자, 그럼 이런 나라에서 어찌 사나!?
치안 편에서 상세히 다루어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