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우리가 버린 페트병, 비닐봉지, 휴지, 물티슈 등은 어디로 갈까?
태워져서 아주 작은 입자의 재가 되어 사라져 버릴까?
안타깝게도- 그렇지 않다고 한다.
그냥 내 손, 내 방, 내 집에만 없을 뿐,
지구 어딘가에는 존재하고 있다.
사라지지 않은 채.
파나마는 미국처럼 분리수거를 안 하는 나라다.
처음에 어디다가 분리수거해야 하는지 우왕좌왕하다가
현지인에게 물어보니 그런 거 안 한단다.
그냥 다 때려 넣고 버린단다.
냄새나는 음식물은 냉동해 두고 쓰레기차가 오기 직전에 내다 버린단다.
오마이갓뜨!
이 쓰레기는 도대체 어디로 가는 걸까?
어느 날,
창문을 여니 매캐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하늘은 불쾌한 연기로 가득 차있었다.
정말 몇 안 되는 파나마의 장점 중 하나는
공기라고 생각했는데 웬걸!?
놀라서 기사를 찾아보니
매립지에서 화재가 났단다.
매립지는 시티 바로 옆에 있다.
우리 집에서 30여분.
말 그대로 쓰레기산이다.
시티에서 나온 쓰레기로 가득한 산.
여기에서 불이 났다.
옷, 페트병, 비닐봉지, 티슈, 봉지, 포장지, 플라스틱 등 각종 생활 쓰레기부터 썩은 음식물 쓰레기
그리고 유독성 공장 쓰레기까지- 한데 엉킨 곳에 불이 붙었고 유독한 가스가 온 시티에 퍼진 것이다.
정말 세계 멸망 후가 생각날 정도로
끔찍한 공기였다.
소방대원분들이 며칠에 걸쳐 불을 껐다는
기사를 보고 내 가족이라면.. 하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좋지 않았다.
이 사건을 계기로
매립지에 대해 알게 되어
기사를 찾아 읽던 중
반갑고도 자랑스러운 단어가 보였다.
우리나라가 재활용, 쓰레기 처리 선진국으로서
파나마의 매립지에 대한 해결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는 것.
그렇지!!!
우리나라는 분리수거에 진심이라고!!
환경에 관한 다큐를 가끔씩 보는 편인데
볼 때마다 반성하게 된다.
그래도 생수를 잘 안 사 마시는 것(쓰레기가 너무 많이 나와서 브리타를 이용하고 있다.)
옷 거의 안 사는 것(옷 쓰레기를 소가 먹는 것 보고 쇼크)
플라스틱에 담긴 썰어둔 과일 대신 생과일을 사려고 하는 것
다 쓴 잼이나 소스통을 양념통으로 재활용하는 등의 소소한 노력은 하고 있으나
매주 쓰레기는 한가득 쌓인다.
양상추 포장지, 채소 플라스틱 포장지, 랩 포장지, 샴푸 등 각종 용기, 클로록스 티슈, 배변패드...
파나마도 과한 포장이 많은 편이다.
상추를 커다란 플라스틱 통에 넣는다던지
종이봉투가 아닌 플라스틱 봉투를 쓴다던지.
회사나 가게에서 먼저 덜 써줬으면 하는 생각도 들곤 한다.
내가 숨 쉬는 이 공기가 공짜가 아니구나.
너무나 값진 것이고 지키고 보호해야 하는 것이구나.
좀 더 각성하고 조절하도록 노력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