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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나마 이민에 관한 소고

by 삐아노


20대 초반 창창할 때

미국에서 1년가량 지낼 때의 기억이 너무 좋았어서인지

한창 이민에 관심이 있던 때가 있었다.

미국에서의 생활이 좋았을 수밖에. 돈을 펑펑 쓰기만 했으니까 말이다!


이민=남의 나라에서 돈 벌어먹고살기

라는 걸 잘 생각하지 않았던 것이다.


지금 돌이켜보면 이민을 유토피아, 도피처로 생각했던 게 아닌가 싶다.


이렇듯

해외에서 사는 것에 대해서 언제나 열려있었기에

주재도 흔쾌히 나올 수 있었지만,

이민은 별개의 문제 같다.


개인적으로 느끼는 파나마의 이민에 관한 여러 생각들을 적어보려 한다.



1. 발전가능성이 많은 나라

파나마는 발전될 여지가 무궁한 나라다.

살면서 불편한 게 많다는 건 편해질 일 역시 많이 남았다는 것과 동일하다.

요식업, 제조업, 물류업, 교육업, 관광업, 유통업 등등 다양한 산업에서 발전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거주하고 있는 한인의 수가 상당히 적은데(600명) 대부분 주재원들이고 이민자는 더 적다.

그래서 그런지 한식당 숫자가 별로 없다.

갈비전문점이나 고급 한식집도 괜찮을 거 같고

한국식 중국요리 전문집은 아예 없다. 제발 생겼으면 좋겠다는 생각.


베이커리도 정말 맛이 그다지이다. 우리나라 빵 맛은 거의 최정상급이라고 생각해서 들어오면 대박 날 거 같단 생각을 매번 한다.

그리고 반려동물은 많이 키우지만 용품은 아주 제한적이라 그 흔한 넥카라도 플라스틱뿐이다.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반려동물 용품 사업도 아주 좋을 것 같단 생각.

더불어 뷰티산업도 추천. 화장품이 그다지 다양하지 않은 데다가 한국화장품은 거의 구할 수 없다.


교육도 마찬가지다. 문화 불모지라 예체능 교육산업도 아주 유망하다. 여기서 미술학원을 직접 다녀보니 우리나라 사교육 선생님들 수준은 굉장히 높다는 걸 느낀다.



2. 달러 사용국

물가가 비싸다. 게다가 달러를 쓴다.

여기서 사업을 하면 바로 달러를 벌어들이는 거다.

식당에서 2인이 먹으면 기본 $70이다.

쓰는 입장에선 너무 비싸 외식을 큰맘 먹고 할 수밖에 없지만(특히 요새 같은 달러 강세 때는 더욱) 버는 입장에선 달러가 들어오니 싱글벙글할 수밖에 없다.

달러가 통화라는 게 아주 큰 메리트 같다.



3. 직원

사업을 한다는 게 말이 쉽지 결코 쉬운 일은 아닌 게

직원을 쓰는 일이 어려워 보인다.

자신의 잘못에도 절대 시인 및 사과하지 않는 문화, 하루하루 즐기는 문화로 인한 잦은 실수, 날씨가 너무 더우니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생산력 등이 걸림돌이다.

그렇지만 물가 대비 무척 저렴한 인건비가 매력적이다.



4. 스페인어

스페인어는 꼭 반드시 무조건 잘해야 한다.

이민을 간다면 그 나라 언어를 해야 하는 건 당연하겠지만-

나도 스페인어를 공부하고 있지만 기초 수준이라 상당히 불편하다.

스트레스의 기원지를 따라 거슬러 올라가 보면 결국 모두 다 언어가 문제다.


그래도 시간 들이는 대비 영어보단 스페인어가 더 쉽다고 느껴지기도.


더불어 내가 스페인어를 잘 못해서 그렇지 파나마사람들은 순박하고 거짓 없고 착한 편이라고 생각한다. 친해지려면 쉬이 친해질 수 있을 것 같은 느낌?



5. 더운 날씨

일 년 내내 한국 7~8월 열대야인 날씨라 광노화, 곰팡이, 먼지다듬이와의 싸움이다. 추운 걸 싫어하는 분들에겐 천국이지만 더위를 힘들어하는 분들에겐 지옥일 테다. 나는 전자라 그런지 날씨에 만족한다.

남편 양복에 깃든 곰팡이. 하... 미침ㅠㅠ


6. 돈

자금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고 하는데

애석하게도 사실이다.

아무리 라틴중 안전하고 부유한 나라에 속한다지만

여기서 치안과 돈은 거의 비례한다.

어느 정도 치안이 보장된 지역 아파트를 매매한다면

10억 전후로 필요한 거 같다. 인테리어, 수리비, 가전, 가구 모두 한국보다 월~씬 비싼 것을 감안해야 한다.



7. 문화생활, 볼거리의 부재

문화생활로 즐길 것이 많이 없기도 하고

수준이 높은 편은 아니다.

볼거리, 즐길거리가 협소하여 사는 재미는 없다.

골프 같은 레저를 즐긴다면 괜찮다.

그래서 그런지 여기사는 대부분의 이민자분들의 골프실력은 최정상급이라고.



8. 운전

운전은 필수고 경력이 많을수록 좋다.

길도 위험하고 운전도 그지같이 하기 때문이다.

사고 클라스가 이 정도



9. 자유로움

파나마에서 살 때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자유로움이라고 생각한다.

비주류로 사는 삶은 때론 고달프지만

한편으론 무척 자유롭고 해방감마저 느껴진다.

(언어를 못 알아들으니 화날 일도 많이 없다. 하하. 대부분의 싸움은 말 때문에 시작하지 않는가?)

내가 파나마에서 사는 동안 가장 좋다고 느낀 건 날씨, 그리고 자유로운 해방감이다.




정리하자면

언어 잘하고 돈 좀 있고(특히 여성 혼자라면 치안이 걱정되어..) 운전 잘하고 사교성 풍부하고 사업 아이템 있어서 도전해보고 싶은 분들께 추천하는 바이다.

쓰면서 드는 생각인데.. 이민 와서 사업 기회를 잘 잡으면 정말 큰 부자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다만 1~2년은 현지에서 꼭 일해보는 걸 강추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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