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직업은 아직 미정입니다.
— 나의 직업은 아직 미정입니다.
처음부터 계획된 인생은 아니었다.
꿈을 향해 곧장 달려온 삶도 아니었다.
나는 늘, 그다음 자리를 생각하며 오늘을 버텼다.
누군가는 스무 살에 진로를 정하고,
누군가는 서른에 자리를 잡고,
누군가는 쉰이 되어도 같은 일을 한다.
하지만 나는 달랐다.
나는 일을 하며 나를 알아가는 사람이었다.
나의 첫 직업은 ‘아르바이트생’이었다.
그 뒤로도 여러 자리를 거쳤다.
조직 안에 있었고, 아이들 곁에 있었고,
현장에서, 해외에서, 상담실 문 앞에서
나는 늘 조금씩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다.
사람들은 종종 묻는다.
“그래서 지금은 뭐 하세요?”
그 질문 앞에서 나는 잠시 멈춘다.
정확한 직함 하나로 나를 설명하기가
늘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글을 쓴다.
성공담을 남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나처럼 오래 헤매며 여기까지 온 사람에게
“당신만 그런 게 아니에요”라고 말해 주기 위해서.
이 연재는 커리어 조언서가 아니다.
정답을 알려주는 글도 아니다.
다만 한 사람이
살기 위해 일했고,
버티기 위해 자리를 옮겼고,
결국 ‘마음을 돌보는 일’ 근처까지 오게 된
그 과정의 기록이다.
나는 아직도 직업을 찾고 있다.
그래서 이 이야기는 끝이 아니라,
지금의 기록이다.
매주 수요일 밤 10시,
일과 삶의 경계에서
조용히 이 이야기를 이어가 보려 한다.
- by 나영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