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견이라는 건

편견에 빠진 지난 7년

by 샤이

* 어제 발행시 연재 중인 브런치북을 선택하지 않아 재발행합니다.



여름 감기가 무섭다. 요새는 다시 유행하는 코로나, 아이들의 폐렴 등이 겹쳐 약한 기침만 해도 단순 감기가 아닐까 봐 불안한 요즘이다.

나 또한 한 달 전쯤 여름을 맞이하여 감기에 걸렸다. 일주일은 약국에서 구매한 일반의약품으로, 한방약으로 버텼지만 도저히 나을 생각을 안 해 이제는 병원을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들의 여름 방학으로 평일에도 혼자 어디를 다녀올 생각을 못하다가 주말을 맞이해 병원에 가기로 했다. 그러나 이 주말에도 아들의 친구들과 키즈카페에서 약속이 있었다. 신랑은 건강검진으로 새벽부터 나가고 없고. 그래서 고민 끝에 키즈카페와 한 건물에 있는 내과에 가기로 했다. 이 동네로 이사 와서 7년 동안 단 한 번도 간 적이 없는 병원으로.


아들과 함께 약속시간보다 조금 일찍 나와 병원에 들렀다. 다행히 사람들이 별로 없어 금방 진료를 받고, 처방받은 약도 얼른 먹고 아들을 데리고 키즈카페가 가서 3시간을 잘 버티다 돌아왔다.

그리고 다음날. 감기가 다 나았다. 주사까지 맞고 온 게 효과가 있었을까, 그 병원 의사 선생님이 내준 약 처방이 나에게 잘 맞았을까. 보통 감기에 걸려 원래 가던 병원에 가도 3일 치 약으로는 낫지 않아 한두 번 더 가야 나았는데. 그래서 감기에 한 번 걸리면 어느 순간부터는 한 달 가까이 지속되고, 열까지 나야 끝났는데. 이번 감기는 혼자 버틴 일주일과 새로 방문한 병원의 약을 먹은 하루 만에 다 나았다.

감기에 걸릴 때마다 매번 가는 병원이 있었다. 앞에서 말했듯이 한 번 방문으로는 낫지 않았고, 두세 번 방문해야 나았던 병원. 다 나을 때쯤이면 병원의 처방약 때문인지 나을 때가 돼서 나은 건지 알 수 없는 그 시간이 돼서야 낫곤 했는데 동네에 무수히 많은 내과와 이비인후과가 있는 데도 불구하고 다른 병원은 갈 생각조차 안 했다. 내가 처음 선택한 이 병원이 나에게 제일 잘 맞는 병원일 것이라고 믿어가면서. 무려 7년 동안이나.

하지만 우연히 방문한 내과에서 약을 처방받은 후 단 며칠 만에 나은 뒤로 이런 생각이 든다. 사람은 아니 나라는 사람은 처음 가진 편견을 깨기가 무서운 사람이구나. 너무나 익숙한 공간, 익숙한 사람, 익숙한 길만 고집하는 사람임을 다시금 깨달았다.


새로운 글을 쓰고 싶다면 새로운 경험을 해야 한다고 한다. 새로운 것에 노출될수록 새로운 글감이 떠오르고 새로운 글을 쓸 수 있다고. 꼭 글이 아니더라도 새로운 경험은 우리를 그동안 빠져있던 선입견에서 벗어나 새로운 세상을 알게 해 준다. 사람이든, 물건이든, 장소든 그 무엇이든.

나는 그것을 책 속에서 무수히 읽었지만 이제야 우연한 기회로 부수고 있다. 나에게 또 어떠한 편견이 자리 잡고 있을까. 나이가 조금씩 먹어갈수록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이 무섭다. 다른 사람들은 나이가 들고, 아이 엄마가 되면 무서움이 조금은 없어진다는데 나는 그 겁이 더 많아진다.

하지만 큰 도전도 아니고, 동네에 병원하나 바꾸는 게 뭐 그리 대단한 일이라고 망설였는지. 다니던 카페가 아니라 다른 카페를 방문하는 것, 때로는 함께하던 일들을 혼자 해내는 것. 이 모든 일들을 이제 조금씩 시도해보려 한다.

나이가 들면서 나아지는 게 하나라도 있어야 되지 않을까. 새로운 걸 경험하고 새로운 걸 느끼고 새로운 생각들로 가득한 나의 인생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이제 나의 또 다른 미션은 새로운 걸 도전하는 삶을 살아가는 거다. 더 멀리,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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