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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필로소피아 Aug 11. 2024

자산 배분을 자동으로 조정해 주는 '타깃 데이트 펀드'

운용보수를 잘 확인하세요

노후 준비의 핵심은 단순하지만 꾸준하게 투자를 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최대 세 종류의 인덱스 펀드만 가지고 있으면 충분합니다: (1) 미국 주식시장 지수 펀드 (US Total Stock Market Index Fund), (2) 미국 제외 세계 주식시장 지수 펀드 (Total International Market Index Fund), (3) 미국 채권시장 지수 펀드 (US Total Bond Market Index Fund). 이 펀드들을 이용해 자산 배분을 하면 됩니다. (자세한 내용은 13화를 참고)

 

이보다 더 단순한 방법을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 존재하는 펀드가 하나 있는데, 바로 타깃 데이트 펀드입니다.

 

타깃 데이트 펀드란?

타깃 데이트 펀드(Target-date funds, 줄여서 TDF)는 내가 목표하는 은퇴 날짜를 기준으로 자산 배분을 자동으로 조정해 주는 뮤추얼 펀드입니다. 주식과 채권 인덱스 펀드로 구성된 TDF는 초기에는 수익률을 극대화하기 위해 주식에 집중하여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은퇴 날짜가 가까워질수록 자산을 점차 채권으로 옮겨 포트폴리오를 보수적으로 만듭니다. 제가 13화에서 말했던 방식을 알아서 해주기 때문에, 편리함이 큰 장점입니다.

 

미국 회사에 다니면서 은퇴계좌를 개설하게 되면, 보통 자동으로 가입되는 펀드가 TDF입니다. 월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401(k) 플랜의 자금 64%가 TDF에 들어가 있다고 합니다. 은퇴계좌 외에도 아이들의 등록금 준비를 위한 529 계좌 안에서도 TDF에 투자할 수 있습니다 (20화 '1억 넘는 자녀의 대학 학비 준비를 위한 529 플랜'참조).

 

TDF에 표시된 연도는 투자자가 은퇴를 계획하는 대략적인 시기를 나타냅니다. 예를 들어, "2050 Target-date fund"는 2050년쯤 은퇴를 계획하는 사람들을 위한 것입니다. 529 계좌 안에서는 내 자녀가 대학에 입학할 시기가 타깃 데이트가 됩니다.

 

좀 더 공격적인 포트폴리오(주식에 더 치중하는 포트폴리오)를 오래 유지하고 싶다면, 희망하는 은퇴 연도보다 더 늦은 연도의 TDF에 가입하면 됩니다. 예를 들어, 내가 2050년에 은퇴를 하고 싶다고 해도, 2060 TDF에 투자하면, 내 포트폴리오는 2060년에 은퇴할 예정인 사람의 성향으로 맞춰지기 때문에 좀 더 공격적인 포트폴리오를 오래 유지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더 보수적으로 유지하고 싶다면, 내 희망 은퇴시기보다 더 빠른 연도의 TDF에 가입하면 됩니다.

 

TDF의 단점: 상대적으로 비싼 운용보수

자산배분에 대해 걱정 안 해도 되는 TDF는 편리합니다. 이 편리성에도 불구하고 제가 우선적으로 추천하지 않는 이유는 운용보수(expense ratio) 때문입니다.

 

펀드 운용보수는 자산운용사가 펀드를 보유하고 운용하는 데 드는 비용을 의미하며, 결국 투자자가 부담해야 하는 고정비용을 나타냅니다. 쉽게 계산하자면, A펀드 수익률이 10%인데 운용보수가 1%면 투자자가 얻는 실질적인 수익률은 9%입니다. 수익률은 9.5%이지만 운용보수가 0.04%인 B펀드에 투자하면, 투자자는 9.46%의 수익률을 얻게 됩니다. 운용보수 때문에 결과적으로 A펀드보다 B펀드에서 얻는 수익률이 더 높게 됩니다. 펀드 수익률이 마이너스여도 운용보수를 내야 합니다. 수익률이 -10%인데 운용보수가 1%인 펀드에 투자하면 투자자는 -11%의 손해를 감당해야 합니다.


평균적으로 2022년 기준 TDF의 운용보수는 0.32%입니다 (출처: Morning Star). 반면에, 은퇴계좌 내에서 운용되는 미국 주식시장 지수 펀드, 미국 외 세계 주식시장 지수 펀드, 미국 채권시장 지수 펀드는 0.02%에서 0.08%의 매우 낮은 운용보수를 가지고 있습니다.


위에 말한 세 가지 펀드를 이용해서 자산배분을 조정하면 TDF를 갖고 있는 것과 같은 효과가 나기 때문에 저는 굳이 4배 이상의 운용보수를 더 지불하고 TDF에 투자할 이유가 없다고 봅니다. TDF 수익률이 유의미하게 높으면 이야기가 달라지지만 그렇지도 않고요.


평균 운용보수가 0.32%이기 때문에, 어떤 TDF의 보수는 평균치보다 높고 어떤 TDF의 것은 훨씬 낮을 겁니다. 그 예로 제 첫 직장은 0.02%의 매우 낮은 운용보수를 가진 TDF를 은퇴계좌 상품으로 제공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TDF는 수수료도 낮고 간편한 금융상품이 됩니다. 하지만 현재 제 직장의 TDF의 운용보수는 0.50%가 넘습니다. 0.02% 운용보수를 가진 인덱스펀드가 옵션으로 있는 상황에서 25배의 운용보수를 가진 TDF는 저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습니다.


 운용보수를 단점으로 꼽았지만 TDF에 투자하는 게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는 훨씬 낫습니다. 투자에 관심 없는 사람이 원스톱 솔루션을 원한다면 TDF는 훌륭한 대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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