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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필로소피아 Aug 18. 2024

집을 구매할 때 현실적인 예산

주택담보대출금이 전부가 아니다.

이사 걱정이 없는, 내 명의로 된 집 한 채. 
그렇게 많은 것을 바라는 것 같지 않은데도, '내 집'을 갖는 것은 여러모로 참 어려운 일입니다.  

지금 보니 미국 느낌 물씬 나는 추억의 사진

1992년 3월부터 2024년 3월까지 미국 주택시장은 연평균 5.5%씩 성장했습니다 (CEIC Data). 비슷한 기간 동안 미국 주식시장 S&P500의 수익률은 8.27%였으며, 배당금을 재투자했을 경우 연평균 10.24%에 달했습니다 (S&P500 Data). 역사적으로 부동산보다 주식시장이 훨씬 높은 수익률을 안겨주었습니다. 


하지만 인생의 모든 것을 돈으로 판단할 수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집을 구매해서 얻는 가장 큰 이득은 '심리적 안정감'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소유한 공간에서 자유롭게 살아가며 얻는 안정감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입니다. 또한, 이 공간에서 쌓는 추억들 역시 가격표를 매길 수가 없습니다. 


다만 미국에서 집을 사게 된다면 집주인으로서 많은 책임이 따릅니다. 최근 '올리버쌤'이라는 유튜브 채널에서 재미있는 영상을 봤습니다. "텍사스에서 시가 $700,000(한화 약 10억 원) 짜리 새집을 공짜로 받아도 이게 정말 공짜일까?"가 주제였는데, 이 질문에 대해 올리버쌤이 집주인이 10년 동안 감당해야 할 대략적인 고정비용을 $295,378(한화 약 4억 원)로 계산했습니다. 10년 동안 $295,378를 예상해야 한다면, 한 달에 $2,461, 한화 약 330만 원의 비용을 재산세, 보험, 유지 및 보수에 지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심지어 여기에 전기, 수도, 가스비, 대출이자와 원금 등 다른 비용이 추가됩니다. 계산해 보면 매년 집 가격의 3-4%를 재산세, 보험, 유지 및 보수에 쓸 각오를 해야 합니다. 

집 때문에 생겨나는 고정 지출은 상상을 초월한다. (출처: 올리버쌤 유튜브 채널)

미국에서 집을 살 때 필요한 예산

올리버쌤이 언급한 비용은 집을 구매한 후에 들어가는 유지 및 관리 비용입니다. 이제 집을 살 때 발생하는 초기 비용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겠습니다. 

 

1. 다운페이먼트 (Down Payment): 집값의 일정 비율을 초기 지불금으로 내야 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은행에서 30년 고정금리로 주택담보대출(30 year fixed mortage)을 받는데, 이런 경우 일반적으로 집값의 20%를 다운페이먼트로 내고 80%를 대출받습니다. 


2. 주택 검사비용 (Home Inspection Fee): 집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구매자는 $500 정도의 인스펙션 비용을 지불해야 합니다.  


3. 클로징 비용 (Closing Costs): 클로징 비용은 집을 구매하기 위해 주택담보대출을 마무리할 때 은행에 지불해야 하는 수수료입니다. 보통 전체 대출금의 3% - 6%를 차지합니다.  


다 합쳐보면 집을 산 첫 1년은 집값의 20%인 다운 페이먼트, 주택 검사비용, 집값의 80%인 모기지의 3-6%를 차지하는 클로징 비용, 집값의 3-4%의 재산세, 보험비, 유지 및 보수 비용을 예상해야 합니다


결국 집을 사는 시점에 보수적으로 잡으면 집값의 25%, 넉넉하게 잡으면 집값의 30%만큼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어야 합니다.


소득의 얼마만큼을 주택 관련비용으로 써야 할까?

주택 관련비용을 지출하면서도 노후 준비를 하려면, 전문가들은 주택 관련비용이 세전 소득(grosos income)의 1/3(33%) 이하로 유지되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예를 들어, 연간 세전소득이 $70,000, 즉 월 소득이 $5,800이라면, 주택 관련비용 예산은 $1,933입니다. 이 금액은 주택담보대출금 원금과 이자(mortage payment), 보험료, 재산세, 그리고 기타 집 관련 비용을 모두 포함한 것입니다. 


별다른 빚이 없고 생활비가 매우 적다면, 주택에 세전 소득의 1/3 이상을 지출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집을 구매할 계획이 있다면, 현재의 소비 패턴을 냉정하게 점검해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5년 이상 거주할 의향이 있어야

현재 내가 사는 곳에 5년 이상 거주할 의향이 있을 때 집을 사는 것이 좋습니다. 5년 이하로 거주하다 집을 팔게 되면, 월세를 사는 것보다 손해를 볼 가능성이 큽니다.


집은 내가 인생에서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사치품입니다. 심지어 구입하는 순간 쉽게 반품도 안됩니다. 이 사치품이 짐이 되지 않게, 나의 생활 스타일과 미래계획을 잘 생각해 보시고 구매를 결정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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