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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준수 Sep 27. 2023

왜 그 부서는 같은 유형의 인재만 보일까?

채용버그와 대안

30명의 직원을 둔 모 기업의 한 부서가 있었다. 놀라운 것은 그들과 협업을 할 경우 그들이 어떤 방식으로 일하고, 어떻게 대화할지, 분위기는 어떨지 등에 대해 모두 예측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그 부서 업무 특성이 그렇다고 생각했다. 


어느 날 경영자와 CHO가 그 부서 사람들의 강점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는 시간을 갖다가 깜짝 놀랐다. 그들의 강점이 거의 동일했던 것이다. 


일을 잘 해내면 문제 없다고 할 수도 있지만 어느 조직이나 다양한 인재가 섞여 있을 때 시너지도 나고 창의적이 되는 법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 났을까? 


(1) 면접관 오류를 피하라 – 사람은 자기와 비슷한 유형의 인재에 끌린다.

핵심은 면접관이었다. 위 부서는 퇴사율이 낮았고 면접에 참여하는 팀장들은 지난 10년넘게 거의 변동이 없었다. 비슷한 인재를 선발하는 것은 아주 자연스런 일이었고 내부 갈등도 적었다. 실제로 당장 큰 문제가 생긴 것도 아니다. 다만, 기업전체의 혁신속도에 발맞추지 못하고 소극적인 것이 드러나곤 했다. 


고민하던 경영자는 아주 간단한 해결책을 찾아냈다. 타부서에서 검증된 전혀 다른 유형의 면접관을 여럿 참여시킨 것이다. 그 후 조직구성원이 바뀌기 시작했다. 조직의 성과가 조직에 속한 사람 이상일수는 없다. 


위의 사례처럼 사람은 자기와 비슷한 유형의 인재와 일할 때 편안함을 느낀다. 그러므로 기업에서 어떤 인재를 찾을지 방향이 정해졌다면 그 역량과 자질이 검증된 사람을 면접관으로 세워야 한다. 가령, 전략가를 선발하려면 전략적인 사람이, 신규 개척할 인재를 찾는다면 개척 성향 면접관이 참여해야 한다. 


이 일을 위해 인사 책임자와 경영자는 정기적으로 면접관들을 점검하여 현재의 방향에 맞는 사람인지, 과거에 그가 선발한 인재는 누구였고, 성과는 어떤지 피드백하고 면접관 결정을 해야 한다.  


(2) 사회 통념이 아닌 인재 피드백을 따르라 – 선발 성공패턴을 찾을 수 있다.

SKY 대학 출신과 중상위권 대학 졸업자 중 누구를 뽑을까? 남성과 여성 경우에는 다른 패턴을 보일까? 혹은 대학교 학점과 비즈니스 성과의 관계는 어떨까? 


기업 초기, CEO 본인이 선호하는 유형이나 일반적 사회 평가에 따라 선발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기업을 시작한지 몇 년이 지났다면 어떤 인재가 성공 확률이 더 높고, 어떤 유형의 인재가 우리 기업에 잘 맞는지 인재 피드백을 해야 한다. 


이를 통해 선발 적중도가 높은 사람들을 식별하고 다음 채용에 계속 반영하면 된다. 가령, 한국과 미국 모두 최상위 대학의 중위권 보다는 그 바로 아래에 위치한 대학에서 최상위 성적을 낸 학생들의 성과가 높은 것으로 나왔다.   


이처럼 직원들의 성과와 특성을 피드백 해보면 의외로 간단한 패턴을 얻을 수 있다. 그리고 이런 것이 쌓이면 우리 기업의 인재선별 패턴이 나온다.       


(3) 선발 흐름이 끊기지 않게 하라 – 채용 오류보다 더 큰 버그

경제 위기가 오면 기업들은 인재 선발이나 교육을 중단하는 등 사람에 대한 투자를 줄인다. 이것이 가장 쉬운 일이나 이는 마치 농부가 종자 씨앗을 먹는 것과 같이 위험하다.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현장에서 허리층이 없다는 아우성이 들리고, 직원들의 정서에도 문제가 생긴다.  


직원들은 위기의 순간에 어떻게 대응하는지를 보고 기업을 판단한다. 불황이나 경제 위기에도 직원들에게 일정하게 투자하면 로열티가 급격하게 상승한다. 순수 경제적 측면만 보면 교육비용 지출은 매우 낮다. (2020년, 한국기업 1인당 평균 23.8만원, kosis.kr) 그러나 이런 것을 통해 직원들은 결정적으로 기업의 본심을 파악한다. 


한국 기업 상황을 보면 1998년 IMF때와 2008년 금융 위기 시절에 각 기업은 채용 규모를 대폭 줄이거나 중단했다. 그 결과 각 기업별로 IMF와 금융위기가 지나고 몇 년 후 각 기업에서는 허리 층이 비게 되었다는 호소를 많이 들었다. 뭔가 하지 않았을 때에는 반드시 그 대가가 있기 마련이다. 위기 상황이 왔을 경우 소수를 선발하더라도 중간에 인재 수급이 끊기면 안 된다. 


적용 질문

1) 면접관 오류로 인해 겪은 어려움이나 버그가 있다면 소개해보라. 그것을 어떻게 해결했는가? 

2) 당신 기업에서 인재피드백을 통해 얻은 핵심 2가지는 무엇인가? 현재 그것을 어떻게 적용하고 있나? 

3) 기업 사정에 따라 선발 흐름이 끊겼던 적은 없는가? 있다면, 그 결과는 어떠했고 어떤 교훈을 정리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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