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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여행자 Sep 01. 2023

05. 우리 모두는 무지개가 되었습니다.

격을 높이는 방법


[우리 모두는 무지개가 되었습니다.]


평일 오후에서

저녁으로 넘어가는 시간.


여느 때와 같이 그 시간 나는

딸아이와 아파트 단지에 나와 있습니다.


어린이집 하원을 한 뒤

아이는 해를 보내고, 달을 맞이하듯

두 번째로 친구들을 만날 준비를 합니다.


가방을 집에다 올려두고,

한 나절 가까이 자신을 기다린 킥보드를 챙깁니다.


현관문에서 1층 공동 현관문을 나서기까지

부릉부릉 킥보드를 예열합니다.


1층에 나오자마자

아이는 친구들의 이름을 부르며 내달립니다.


매일 보는 친구인데도

내게 일일이 소개를 해줍니다.


이름을 알려주며

"아빠, 내 친구야. 인사해." 하는

모습이 앙증맞아 귀엽습니다.


어린이집을 옮겨 한동안 못 보던 친구가 지나갑니다.


그 모습을 본 아이는 다시 쌩하며

친구에게로 달려갑니다.


오랜만이라 부끄러운지

조금은 수줍어하는데,

친구가 입은 옷이 예뻐 보였나 봅니다.


빨, 주, 노, 초, 파, 남, 보.

무지개 색으로 채워진

싱그럽고 화려한 옷입니다.


아이는 수줍음을 참아내며 얘기합니다.


"옷이 예뻐. 아름다운 옷이네."

두 아이 모두 여자아이라 그런지

그 말 한마디에 기분이 좋은가 봅니다.


쑥스러워하던 분위기는 녹고,

서로의 손을 마주 잡습니다.


나도 옆에서 지켜보다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그리고는 기특한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어 줍니다.


흐린 구름이 잠시 걷히며

마지막으로 들어가는

한 줄기 햇살이 우리에게 비칩니다.

그 하나의 빛을 바라보려

고개를 위로 돌려 봅니다.


비가 오다 그치다를 반복한 하늘에

무지개가 떠 있습니다.


아이가 외칩니다.

"우와"


아이가 말합니다.

"하늘도 무지개 옷을 입었네."


나는 묻습니다.

"예뻐?"


아이는 말합니다.

"응, 예뻐. 하늘도 무지개."

"내 친구도 무지개."


아이는 옆에 친구를 안아주며

다시 한번 말합니다.

"나도~ 너도~ 무지개야. 아, 아빠도!!"


나는 한마디 더 붙입니다.

"맞아, 너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무지개야."


아이가 싱긋 웃으며 묻습니다.

"나도 아름다워?"


"응, 너는 무척이나 아름다워."


아주 잠깐이지만 그 하늘에 비쳐있던 무지개가

곳곳에 내려앉아 피어났습니다.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함께

찬란한 무지개는 가까이 그리고 먼 곳에서

우리를 아름답게 만들었습니다.




[격을 높이는 방법]


 인간은 사회적 동물입니다. 혼자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주변의 사람들과 공존하며, 부대끼며 살아갑니다. 반대로 질문을 던져 봅니다. '나 혼자만 있으면 안 될까요?' 이 질문에 대답을 한다면, 혼자만의 삶은 인생의 진정한 의미와 가치를 발견하지 못할 것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혼자만 존재하는 인생이란, 그 어떠한 삶의 목적과 목표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살아가는 이유, 존재의 이유 역시 찾을 수가 없습니다. 혼자서만 단 며칠을 지내보면, 우울증이 찾아옵니다. 말과 감정을 교류할 사람이 없고, 함께하는 행복을 느낄 수가 없습니다. 혼자 있는 잠깐의 시간은 목마른 갈증의 해갈을 주는 물 한 통은 될 수 있지만, 그 물 한 통을 다 먹고 난 뒤에는 영원한 갈증이 찾아오는 것과 같습니다. 결국, 자신의 삶에 가치를 부여하기 위해서는 타인과의 연결고리를 끊어낼 수 없습니다.


 한 사람의 존재 이유는 관계 속에서 시작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다음 고민의 순서는 어떻게 그들과 잘 어울릴 수 있을까에 대한 해답을 찾는 것입니다. 그 과정을 저는 이렇게 부릅니다. '건강한 관계 맺기.' 세상에는 나와 다른 수많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우리는 다름 속에서 연결할 끈끈한 관계의 실을 찾아야 합니다. 나와 같은 공통점을 찾아 공감대를 형성하거나, 함께 무엇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상대와 나의 역할로 인해 행복한 감정으로 가득 찬 관계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결국은 우리는 수많은 관계 안에서 모든 구성원이 행복해져야 그 관계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아이와의 대화를 통해 관계 속에서 어떻게 행복을 채울지를 하나 배웠습니다. 아이는 자신의 말 한마디로 옆에 있는 친구를 무지개로 만들어주었습니다. 그 아이가 혼자 있었다면 느끼지 못했을 행복이었습니다. 하늘에 떠 있는 무지개를 알아차리지 못했을 수도 있고, 무지개를 보아도 아무런 감정이 들지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옆에서 말해 준 아이의 한 마디로 친구의 존재가치는 상승했습니다. 그야말로 하늘에 떠 있는 무지개가 되었습니다. 아이와 함께 한 친구는 관계 속에서 얻는 행복을 그대로 느꼈을 겁니다. 아이는 어땠었나요. 아이도 친구와 같은 감정을 느꼈습니다. 자신이 친구를 무지개로 만들어주면서, 스스로도 무지개가 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함께 한 모두가 무지개가 되어 행복한 감정을 느꼈습니다.


 관계 속에서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상대의 격을 높여주는 것입니다. 아이처럼 말 한마디로도 그 사람을 다른 존재 가치로 만들어 줄 수 있습니다. 자신을 낮추라는 말 보다, 타인을 높여주면 나 또한 그 위치에 동등한 사람이 됩니다. 그중 쉬운 방법이 상대의 칭찬을 구체적으로 하는 것, 상대를 먼저 배려하는 것입니다. 상대를 짓누르고, 우위에 서는 것이 내 존재 가치를 느끼는 게 아닙니다. 그건 잠시의 우월감을 가져올 수 있겠지만, 이미 관계는 틀어졌습니다. 상대를 깎아내리는 건 관계를 해체하는 행동과 같습니다. 다시 정리하면, 우리는 관계없이는 살 수 없고 그 관계를 지켜내기 위한 방법은 모두를 무지개로 만드는 것입니다.


 우리의 선택에 따라 옆에 사람을 무지개로 만들 수도 있고, 한낱 가치 없는 사람으로 만들 수도 있습니다. 이제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사람과 함께 부대끼며 살아갈 이 세상 삶이라면, 내 주위 사람의 격을 높여 주는 것 어떨까요. 내가 무지개가 되는 방법은 주위를 무지개로 만드는 겁니다. 건강한 관계를 맺고, 유지하기 위해 나부터 노력해 보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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