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혜피 Jan 22. 2024

혹시 호구세요?

거절의 기술

저는 거절하는 것 자체가 너무 힘든데
어떻게 하면 상대가 기분 상하지 않게 거절할 수 있을까요?

나 또한 거절 공포증이 있던 사람이었다. 어릴 때는 호구로 살다가 더 이상 이렇게는 못살겠다 싶어서 거울을 보고 거절하는 것을 연습하기 시작했다. 어린 시절에서 끝날 줄 알았는데, 성인이 돼도 무리한 부탁을 하는 무례한 사람은 여전히 있었다. 심리학 책과 자기 계발서를 쌓아놓고 읽었고 현실에서 시행착오를 겪으며 이제는 능숙해진 사회생활의 기술을 '띠용'상담소를 통해 누군가와 함께 나눌 수 있어 기쁘다.


오늘은 거절이 어려운 상담자님께 호구되지 않는 지혜로운 거절의 기술을 전해드렸던 내용이다. 우리는 이 기술을 통해 호구에서 벗어났다.


거절은 필요하다.  

호구의 뜻을 아는가? 뜻을 알면 다들 놀랄 만도 한 것이, 바로 호랑이의 아가리라는 뜻이다. 아니 왜 호랑이의 아가리가 우리가 생각하는 호구가 되었을까? 애덤그랜트의 책 [기브엔이크] '주는 사람이 성공한다'에서는 이 세상 사람들을 3종류로 나눈다. 재미있는 것은 최하위층과 최상위층에 호구들이 위치한다는 것이다. 제일 최하위층의 호구와 최상위층의 호구는 무엇이 다를까?


바로 이빨의 유무이다. 호랑이 아가리에 이빨이 있어야 한다. 맞서 싸울 수 있는 능력이 있는 호구들은 성공의 사다리 최상위에 존재하는 '힘 있는 호구'가 되는 것이다. 내가 호구처럼 보여도 내 앞에서 무례하게 하는 사람들이 존재하지 않도록 스스로를 보호해야 한다. 나의 어릴 적 상처 중 내 앞에서 친구들이 내 욕을 하는 상황에 너무 화가 나는데도 참고 못 들은 척 가만히 앉아있었다. 참으면 좀 나아질 줄 알았는데 웬걸 상황이 더 악화되어 친구들의 괴롭힘은 더 심해져 갔다. 나는 그때 그들이 무례하다는 사실을 그들에게 알려야 했다. 그랬다면 더 악한 상황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남의 감정과 이익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호구의 습성을 넓혀 내 이익도 동시에 생각하는 연습을 어거지로 해야 한다. 내가 바로서야 남도 도울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자.


먼저 부탁을 받았을 때 스스로에게 물어보라.


1. 너랑 내가 이런 부탁을 만큼의 관계인가?

2. 부탁을 들어줬을 때 내가 감수할 수 있는 손해인가?  


관계가 서먹한 정도라면 예의를 갖추어 가볍게 거절하라. 확실하게 한다고 상대에게 상처를 줄 필요는 없다. 상대의 부탁을 거절하는 것이지 상대를 거절하는 것이 아니다. 


'상황이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얼마나 힘드세요. 하지만,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나는 몇 개의 정중한 거절 멘트를 수첩에 써 두었었다.


서로 부탁을 주고받을 만큼의 돈독한 사이이고, 내가 감수할 수 있는 손해라고 생각한다면,  

나는 웬만하면 들어주길 권한다. (무리한 금전적 부탁이나 장기매매 이런 터무니없는 소리는 제외) 내가 좀 수고롭고 금전적으로든 시간적으로든 베풀어야 하는 부탁의 경우 마음이 조금 힘들겠지만 상대가 오히려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거나 선물을 해 준다면 더 돈독한 사이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여기서 상대가 부탁을 들어준 일을 가볍게 여기거나 비슷한 부탁을 지속한다면 내 마음이 상한다. 이런 경우 마음이 상하는 것은 당연하다.(자기 폄하금지) 내가 상대를 향한 마음이 고갈되어 버린 것이다. 그런데도 계속 끌려다니며 부탁을 들어주면 이럴 때 최하위층 '호구'가 되는 것이다. 관계를 망치는 단계까지 가지 않도록 하는 것은 본인 스스로에게 달렸다.


기분 좋게 거절하는 법은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거절하는 것이 최선일까?


1. 대답을 미룬다.


일단은 그 자리를 피해서 상대의 페이스에서 벗어나 내가 상황을 통제해야 한다. 그러나 상대를 오래 기다리게 하지는 말자.


'내가 이런저런 상황이 있으니, 오후에 답해줄게.'


라는 형식으로 시간을 버는 것이 좋다. 답변을 유보한 것만으로도 절반은 거절한 셈이라는 것을 상대도 알고 있다.


'생각해 봤는데 요즘 내가 맡고 있는 프로젝트가 너무 많아서 안될 것 같아. 미안하다.'


이런 식으로 벌어둔 시간 안에 답을 준다. 잠깐은 서운할 있으나 어설프게 부탁을 들어줬다가 결과가 좋은 것보다는 100배 낫다.


2.  이 기회에 솔직한 나의 가치관에 대해 이야기한다.


'하하, 내가 평소 옷을 너무 좋아하고 예민한 편이라, 빌려주는 건 힘들 것 같아. 미안해.'


말을 하지 않으면 상대는 나에 대해 알 길이 없다. 직접적으로 확실하게 이야기하는 것은 상대가 나를 알고 이해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만만한 호구 졸업하고 힘 있는 호구가 되자!


호구가 진짜 호구 된 이야기 기대할게요.

이전 01화 덜 예민하게 사는 법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