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파주 모티프원, 이른 아침 맞이한 우울과 귀여움의 공존이란
결이 맞는 사람과 하는 이야기가 이렇게 즐겁구나. 내 나이, 직업, 그 사람의 배경같은 것 하나 없이도 우리는 이렇게 다양한 말을 섞으며 웃을 수 있구나. 마음이 확 풀어졌다.
책 읽는 공간이라 하면 다들 조용하기만 하면 되는 줄 안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건, 책을 읽는 사람에게 호의적인 공기다.
안녕- 어제 덕분에 잘 잤어.
밤 늦게까지 내 옆에 같이 있어줘서 고마웠어.
아무도 없는 길거리에서 혼자 숨을 쌕쌕거리는,
잠옷 차림의 여자.
너는, 어떤 사람인 거니.
어떤 사람이길래, 이렇게 날 힘들게 하는 거니.
관광객이 없는 관광 명소, 찾아와 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아름답게 꾸며졌으나 텅 빈 공간, 그게 지금까지의 내가 아니었을까- 불현듯 생각이 머릿 속에 꽂혔다.
나를 관광하고자 했던 다양한 사람들의 기대치에 맞춘 적절한 놀이공원이 되었던 게지.
정신을 번쩍 차렸다. 나는 착실히 내부 정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