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나 지금 개춘기야!
05. 질풍노도의 시기
#5- 나 지금 개춘기야!
반려견에게도 나이가 있다. 조금씩 나이를 측정하는 차이는 있겠지만, 7~15개월까지는 반려견들이 심리적인 변화와 성숙을 겪는 시기라고 할 수 있다.
그 시기를 우리는 ‘개. 춘. 기’라고 소통해 왔었다.
이 글을 보는 반려인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겠지만 혹여, 반려인이 아니신 분들 중 ‘에이 개가 무슨 사춘기를 겪는다고? 개가 뭘 안다고?’ 하시는 분들은 더더욱 이번 글을 집중해서 읽어야 한다.
대부분 강아지 친구들은 우리 집에 와서 예방접종을 마치고 4~6개월 정도 시기에 첫 미용을 하기도 한다. 미용을 하지 않는 견종도 있기 때문에 ‘대부분’이라고 하였다. 강아지 친구들을 미용하면서 만나는 매 순간이 소중하지만 누구에게나 ‘첫 경험’은 중요한 것! 이 친구들을 첫 미용, 첫 목욕을 할 때에는 늘늘 강조하며 의미를 부여한다.
얼굴은 어떻게, 샴푸는 어떻게, 빗질은 어떻게, 간식은 어떻게 사료는 어떻게 하면서 말이다. 보호자도 당황스럽고 걱정스럽고 어리둥절 하지만 내 눈에는 이 포실이들이 너무 귀엽고 인상적이다. 첫 미용이라고 첫 목욕이라고 토끼처럼 뛰고 와구와구 뭐든지 입에 넣으려는 친구들도 있고 세월아, 내 월아 잠만 자려는 친구들도 있다. 각자의 첫 경험을 다르게 받아들이고 표현하는 사랑스러운 친구들이다.
그 후! 짧게는 1개월 길게는 3개월 정도에 다시 이 친구들을 만난다. 어머나! 세상에! 크기도 커지고 표정, 눈빛 모두 변했다. 신기하면서 귀여운 강아지 친구들의 매력이다. 그렇게 순하고 말랑말랑하며 사랑스럽던 이 아이들이 ‘나 한번 건들기만 해 봐!’ 하는 눈빛으로 흰자를 희번덕이며 눈꼬리를 치켜 올라가며 나를 본다. 역시 보호자의 피드백이 가관이다. ‘요즘 물어요. 빗질을 못하게 해요. 갑자기 여기저기 쉬를 해요. 간식을 안 주면 패드를 뜯어요.. 얘가 갑자기 왜 이럴까요? ’
대부분 이 시기에 친구들이 비슷하다. 사람으로 하면 10대에 접어드는 나이다. 사람에게 사춘기가 오듯, 이 친구들에게도 개춘기가 온다. 사춘기 시기도 사고와 몸이 성장하면서 혼란과 내면의 갈등이 오듯, 우리 개린이 친구들도 성장하며 많은 변화가 온다.
지금까지 길게는 10년 짧게는 2~3년을 만난 블루큐브 반려견 미용실의 많은 친구들의 ‘개춘기’ 시절을 모두 경험했다. 유원장의 23년 미용 역사를 되돌아보며 쓰는 글이기에 이 흐름을 믿어도 된다. 심지어 나도 미용하다가 물이거나 강아지들이 도망가거나 싫다고 거부하는 것을 경험하였고 이 시기가 지난 후의 변화도 경험하였다. 신기한 것은 그 시기가 지나면 갑자기 대화가 통하고 소통이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시기가 아주 중요하다!
자칫하면 한 번의 실수로 입질하는 견이 될 수도 있고 사회화가 중단되어 사회성 발달이 되지 않을 수도 있고 이 시기의 빗질이나 목욕 교육이 안 될 경우 앞으로 미용을 즐겁게 순조롭게 받아들이기 힘들어하는 경우도 있다. 너무 강압적인 훈육이 될 경우 겁을 먹고 두려움을 가질 수 있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학습하고 소통하는 것이 이 시기에는 필수적이다.
산책을 어려워한다면 산책 교육과 찾은 외출로 다양한 경험을 하도록 해야 하고 빗질이나 목욕에 어려움이 있다면 부담스럽지 않도록 빗질을 경험하게 해주는 것이 좋다.
마지막 식사! 이갈이를 하면서 입안이 불편했던 경험이 있는 경우 사료를 거부할 수 있다. 이때 맛있는 간식만 섭취할 경우 영양 불균형이 올 수도 있으니 규칙적이고 건강한 식습관을 갖도록 한다. 사람에게도 중요한 사춘기 시기는 우리 반려견 친구들도 중요하다.
다짜고짜! 너 갑자기 왜 이래! 하지 마시고~ 우리 프리니가 크고 있구나~ 이 넘치는 에너지로 뭐 하고 놀까~ 하며 이 친구들의 넘치는 에너지를 발산하며 몸과 마음이 건강한 반려견 양육시대를 경험하시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