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강아지가 노령견이라니?!
9화- 아직 아기 같은데요?
우리 강아지가 노령견이라니?!
이제 나와 함께 평생을 살아온 우리 강아지 친구들과의 추억을 이야기할 때이다. 함께 한 시간이 많은 만큼 익숙해지고 공유할 것이 많고 회상할 것이 많은 시기이다. 반려견의 전 생애를 봤을 때 늙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는 시기가 있다. 6살 즈음부터 사마귀가 생기거나 코 색소가 빠지는 변화를 시작으로 피부 탄력이 저하되고 정수리털이 조금씩 갈라지고 주저앉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초롱초롱하고 맑은 눈과 보들보들하고 빵빵! 하게 많았던 우리 강아지 털이 푸석해지고 건조해진다. 물론, 이런 변화는 강아지 친구들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반려견을 양육하면서 매 순간이 중요하지만 이 시기는 더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우리는 너무 익숙하기 때문에 그냥 지나칠 수 있다.
왜 이 시기가 중요한가?
건강검진을 주기적으로 해야 하고 치석관리를 집중적으로 해야 하고 식습관 관리를 해서 다른 질환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물론, 이 시기부터 이 모든 것을 점검하고 하려면 당연히 어렵다! 반려견양육시대 1화부터 보셨던 분들이라면 이해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반려견 양육시대 1화부터 보시기를 추천하는 바이다.
인간과 마찬가지로 강아지 친구들도 학습이 가능하다. 나는 양치도 배변도 산책도 목욕과 미용도 충분히 안전이 보장된 상태에서 지속적으로 학습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믿는다. 처음부터 좋아하진 않겠지만, 정확하고 부드러운 접근으로 이 친구들이 거부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그래서 첫 경험이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고 평상이 습관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하루에도 많은 강아지를 매일 만나고 미용하면서 늘 보호자에게 강조하는 것은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물론~ 마음만으로는 누구보다 충분히 사랑하지만 이 친구들이 어떤 행동을 해도 감정에 동요되지 않고 침착하게 차분하게 이 친구들에게 다가가는 것은 쉽지 않다.
이 사실만 인지한다면 강아지 친구들이 빗질을 싫어한다거나 목욕하는 것을 싫어한다고 역정만 낼 수는 없을 것이다.
우리가 익숙하고 너무 잘 아는 우리 친구들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겠다. 늘 자는 곳이 있고 불안하고 무서울 때 찾아가는 곳이 있다. 엄마가 냉장고를 열면 부엌으로 가지만 언니 또는 동생이 냉장고를 열어도 미동도 하지 않는다. 또, 아빠에게는 세상 순한 양이 되지만 나에게는 밀당하고 시크, 도도하다는 것도 우린 다 알고 있다. 내가 간식통을 들고 진짜 간식을 줄지, 간식통만 흔들어 나에게 오라고 유혹하는 것인지, 다 알고 있다. 우리는 그렇게 서로를 너무 잘 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내가 고구마를 꺼내러 부엌으로 가는지 물을 먹으로 부엌으로 가는지 내 옆에 이 친구는 알고 있다. 미동 없이 아주 잘 자고 있다.
이 친구들 이 쯤되면 잠을 정말 많이 잔다고 느낄 수 있는데 특히, 모임이 있거나 외부일 때문에 취침시간이 늦어지면 잠투정을 하고 며칠 격한 산책이나 야외활동을 하고 난 후에는 며칠 기절하듯 잠만 자기도 한다.
너무 많은 것을 알고 있기에 움직여야 할 때에만 움직이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가끔은 미동도 없이 자면서 불러도 대답 없을 때 철렁! 하며 다급하게 깨울 때가 있다. 나의 삶에서 일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이 친구들이 영원하지 않다는 현실이 문득문득 울컥하게 한다.
지금 블루큐브에서 미용하는 친구들 대부분 8~12살 친구들이다. 배넷미용부터 나와 함께 한 친구들도 있고 그전부터 만나서 지금까지 인연이 되는 친구들도 있고 중간에 나를 만나서 지금까지 인연이 이어진 친구들도 있다. 자주 만날 경우 2주마다, 보통은 한두 달에 한 번은 만나다 보니 이 친구들에 대해서 가장 잘하는 사람이 가족 이외에 '나' 일 것이다. 그래서 만나면 할 이야기가 정말 많다. 사소한 변화까지도 공유할 수 있고 아이들 기분과 마음까지도 살필 수가 있다. 새로운 가족이 태어나면 이 친구들 나름대로 새 가족 맞이할 준비를 하고 언니 또는 오빠가 결혼을 하면 헤어짐을 준비하기도 한다. 꾸준히 아이들을 만나면서 보니 지속적인 관리와 관심이 건강한 노령기를 맞이하는 첫 번째 방법이다. 물론 그렇게 해도 아이들이 아플 수 있다. 한마디만 해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이야기를 늘 한다. 요즘 블루큐브원장과 보호자분들의 주요 화두는 "얘 없으면 안돼요.." , "말도 못 하니까, 나도 모르게 아플까 봐 늘 걱정이에요.."
"아직 아기 같은데? 몇 살이에요?"
"10살이요.."
"나도 얼마 전에 우리 애 보냈잖아...." 하면서 걱정과 염려를 담아 경험을 이야기한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산책을 하다가도 누군가가 말을 건네면, 눈시울부터 붉어진다.
지금 시기가 그렇다. 많이 불안하고 걱정이 많을 시기이다. 걱정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우리는 건강한 노령기를 위해 반려견 양육을 해야 한다. 사람은 성장해서 온전한 독립이 양육의 주요 목표지만, 강아지 친구들은 그렇지 않다. 독립할 수 없다. 늘 내가 보살펴 줘야 한다. 독립은 할 수 없지만, 스스로 친구들도 사귀어 볼 수 있고 사람과 관계도 형성할 수 있고 어디 외출해서 나무기둥에 내가 지나갔다고 영역표시도 할 수 있고, 반려견 운동장에서 나랑 놀자며 엉덩이쯤 들이대며 플러팅 할 수 있도록! 적절한 사회성과 스스로 느껴볼 수 있도록 양육을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