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령견에서 무지개 다리까지
반려견 양육시대 10화- 나의 영원한 친구 : 노령견에서 무지개 다리까지
나는 반려인이자 반려견 미용사다. 미용을 하면서 정말 다양하고 많은 친구들을 만난다. 배넷미용을 할 때부터 만나서 10살이 된 친구들도 있고 2~3살 즘에 만나서 10살이 넘은 친구들도 많다. 보호자를 자주는 2주에 한번, 보통은 한두달에 한번 만나기 때문에 사소한 변화도 느낄 수가 있다. 그래서 본의 아니게 많은 보호자에게 참견을 하게 된다.
체중 조절해야 해요, 간식 뭐 먹었는지 체크해서 긁는지 살펴봐 주세요, 많은 양분의 간식보다 질 좋은 사료를 급여해 주세요, 바쁘시더라도 미용은 주기적으로 맡겨주세요, 오래 운동하는 것이 아니어도 산책은 자주 나가주세요, 밤에 잠은 따로 자는 습관을 들여주세요, 등등.. 굉장히 잔소리꾼 미용사라고 소문이 났다. 그렇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필요한 간섭이었다.
요즘 나와 오래 미용한 강아지 친구들을 보면 또 다른 보호자처럼 나를 그렇게 생각 해주는 것 같다. 아프고 불편한 것을 표현하고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표현해 준다. 이렇게 마음을 열어주고 소통할 수 있는 점에서 친구들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강아지를 만나서 함께 미용하고 돌볼 수 있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강아지 친구들의 전 생애에서 나를 만나 조금 더 편하게 미용할 수 있고 집에서 조금 더 편하게 일상을 보낼 수 있다는 것에 큰 행복을 느낀다.
반려견 양육을 하다 보면 막연하게 이 친구들이 무지개다리를 건너면 어떻게 하나 걱정하는 시기가 있다. 누군가는 사람도 태어나서 늙고 죽음을 맞이하는데 강아지의 탄생과 죽음을 맞이하는 것을 그렇게 걱정하냐 하는 사람도 있고 같이 아파하는 사람이 있듯이 모두가 다르게 생각할 수 있다.
우리 두리는 12살이었다. 10년은 더 살 수 있을 것 같았지만 예상보다 빨리 질병이 찾아왔다. 밥을 잘 먹지 못하고 같은 양으로 밥을 먹는데 체중이 급격히 감소하였다. 평소에 분리불안이 심해서 엄마 껌딱지였던 것을 빼고는 건강에 큰 문제는 없었기에 닭가슴살, 달걀노른자, 북어 등 좋다는 것을 챙겨 먹였는데 점점 건강이 악화되었다. 이상함을 느껴 병원에 갔더니 노화로 인해 신장과 췌장에 문제가 생겼다. 청천벽력 같았다. 갑자기 날벼락을 맞은 것 같았다. 급하고 무서운 마음에 당장 무언가라도 해야할 것 같았다. 당장 쓰러질 수도 있고 위급하다는 말도 믿기지 않았는데 입원이 시급하다는 의사의 말에 고민하지 않고 두리를 입원시켰다. 그것이 지금 내가 제일 후회되는 부분이다. 두리는 식음을 전폐했고 더 이상의 처치에 대해 반응하지 않았다. 이틀 입원으로 차도가 있기보다 더 힘들어하는 두리를 보고 나는 퇴원을 시켰다. 만약 지금이 마지막이라면 더더욱 혼자 둘 수가 없었다. 두리는 그렇게 나와 6개월을 함께 했다. 산책도 하고 일광욕도 하고 같이 낮잠도 자고 먹고 싶은 간식도 마음껏 먹을 수 있도록 주었다. 두리는 무지개다리를 건널 때까지 보고 듣고 활동이 가능 했기때문에 함께 남은 시간을 보내면서 천천히 추억을 쌓았다. 그리고 두리는 날씨가 좋은 여름에 내 곁에서 잠이 들었다.
그렇게 반려견 미용을 하면서 나의 반려견 앵두와 두리를 무지개다리 건너보냈고 미용을 해주던 친구들도 몇 아이 무지개 다리를 건너보냈다. 마지막일 것 같다는 보호자의 말에 앞을 못보던 친구를 보호자와 같이 울며 안고 어르며 미용을 했었다. 그 친구는 다음 미용을 하러 오지 않았다. 나와 미용을 하고 6개월 뒤에 보호자님이 작은 롤케이크를 하나 사서 “덕분에 우리 애기 깨끗하게 예쁜 모습으로 잘 보내줬어요..” 애써 담담하게 소식을 전하는 보호자 앞에서 눈물을 삼켰다. 또, 어르신께서 작고 통통한 요크셔테리어 친구를 늘 우리 아기라며 미용을 하러 왔는데 동안 외모와는 다르게 이 친구도 노령견이었다. 늘 까만 봉투에 간식을 담아갖고 다니면서 동물병원에 놀러와서 귀여운 친구랑 일상을 나누곤 했었는데 그 친구는 마음의 준비를 할 틈없이 무지개 다리를 건넜다. 한동안 어르신 볼 수 없었지만 어르신 역시 오랜만에 나를 찾아주셨다. 말없이 어르신 손을 잡아드렸고 “나 다시는 개 못키울 것 같아.” 라는 말에 참을 수 없이 눈물이 쏟아졌다.
나의 첫 반려견 앵두는 많이 아팠다. 노환이었다. 3년을 아파서 가족이 늘 옆에서 보살피고 돌보았고 앵두를 혼자 두지 않으려고 교대로 외출을 하곤 했다. 그리고 앵두는 새벽에 일어난 엄마를 보고 인사하듯 그렇게 무지개다리를 건넜다. 앵두를 15살에 아파서 18살까지 아파했던 앵두는 지금도 나의 눈물 버튼이다. 시츄 특유의 피부성질 때문에 콤콤한 냄새가 났는데 가끔 그 냄새가 코끝에서 난다. 우리는 여전히 그렇게 앵두와 두리를 그리워하고 추억하고 있다. 이 글을 쓰며 오랜만에 앵두와 두리를 마음껏 그리워했다. 너무 사랑스럽고 도도했던 앵두는 언제나 보고 싶고 그리운 나의 첫 강아지.
사람도 100세 시대가 되었듯이, 반려견의 평균 수명도 증가한 것은 사실이다. 결국 반려견을 양육하는 것은 친구들이 무지개 다리를 건널 때까지 보살펴 주고 지켜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반려견을 양육하면서 혼란스럽고 어려웠던 부분들에 대해 이제 다 알고 있으니 많은 이들과 공유하며 건강한 양육을 권장하고 있다. 반려견 양육시대가 탄생된 것도 그런 이유에서 일 것이다. 강아지 친구들 여러 번의 경험을 했지만 늘 힘들고 늘 아프다. 잊혀지지 않고 문득 떠오른 다는 것이 때로는 힘들기도 했다. 그렇게 그친구들을 그리워 하며 다른 친구들에게 사랑을 주고 있다. 안타까운 것은 그 길을 가보지 않았기 때문에 닥쳤을 때 후회가 많다는 것이다. 아가 때 우리를 만났고 우리가 아꼈던 그 마음 그대로 변함없는 사랑과 관심으로 반려견을 양육하시기를 바라는 바이다. 그래서 반려견 양육시대는 많은 반려인과 반려견에게 충분한 안내가 될 것이며 앞으로도 많은 이야기를 펼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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