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 1.74km를 달렸다. 둘째 날은 50m를 더 뛰었고 셋째 날은 전날보다 60m를 더 뛰었다. 50m면 보폭 큰 사람들에겐 고작 몇 걸음일 수도 있지만 차곡차곡 모아서 서른 넷째 날에는 6km를 쉬지 않고 달렸다.
심장도 폐도, 다리 엉덩이 허리 근육도 복근도 강해진 모양이다. 슬슬 뭔가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는 기분이 든다.
2) 허리가 선다.
상가 유리창에 비치는 나의 달리는 모습을 볼 때마다 망측했다. 안 좋은 자세와 습관이 달라붙기 전에 뜯어고치고 싶어 달리기 자세 동영상을 찾아보고 따라 했다. 척추 펴기, 무게 중심 위로 올리기, 팔 앞뒤로 흔들기 등을 신경 썼더니 어느 날 회사에서 허리를 쭉 펴고 있다는 걸 알게 되어 깜짝 놀랐다. 구부정하기로 세상 2인자라면 서러울 만성 둥글이였는데 나도 모르게 허리를 꼿꼿하게 펴고 있었으니 아, 깜짝이야! 어깨도 좀 펴진 것 같다. 뭔가 좀 당당한 기분이다.
3) 새벽에 가뿐히 일어난다
달리기 전에는 5시 반에 겨우겨우 일어났다. 일어나서도 억지로 정신을 차리려 커피를 사발로 마시며 졸린 눈을 부릅떠가며 신문을 보았다. 지금은 4시 50분에 알람을 맞춰놓지만 두근두근 설레서 4시 반이면 눈을 뜬다. 웃기지만 정말 설렌다! 그제도 어제도 달렸는데 또 달리고 싶어서 마음이 왈랑왈랑하다! 진짜 사람 사는 일 묘하다.
4) 샤워시간이 짧아졌다
달리고 나면 출근준비 시간이 촉박해 샤워를 짧게 해야 한다. 예전엔 여유를 즐기며 대용량 물을 쓰는 만행샤워를 했었다. 우리나라 물 부족 국가인데. 지금은 출근준비도 준비지만 빨리 나가면 마무리 스트레칭을 한 동작이라도 더 할 수 있으니 꼭 필요한 만큼만 샤워를 한다. 지구에 덜 미안해서 좋다
5) 좋은 음식을 먹는다
예전엔 눈 뜨자마자 공복에 커피를 큰 머그잔으로 가득 마셨는데 이젠 달리고 나서 아몬드유에 식물성 단백질 가루를 타서 마신다. 운동 후 30분 이내가 단백질 섭취의 효율이 좋다고 해 그렇게 하고 있다. 잘 달리고 싶어서 단단한 몸을 만들고 싶다.
또 (러너들이 나를 끼워줄지는 모르겠지만) '난 러너니까 좋은 음식을 잘 먹어야 해!' 하는 마음이 자꾸 든다. 근육 회복에 방해가 된다는 기름기 많은 음식은 피하고 제철 과일이나 몸에 좋은 음식을 정성껏 먹는다. 좋은 일이다.
6) 응아를 매일 한다
달리기는 온몸을 쓰는 운동이니까 당연히 내장기관도 움직이겠지? 응아를 매일 한다. 주변에 응아 때문에 좁은 곳에 갇혀 외롭게 땀 흘리는 사람들 많은데... 모두 손에 손을 잡고 달리기를 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