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대회 D-53
오늘의 달리기 일상
1) 알람보다 먼저 기상
04:40분에 알람을 맞춰놓았지만 달릴 생각에 들떠 20분 일찍 눈이 떠졌다. 이건 내가 생각해도 좀 과한 것 같다. 06:20도 아니고 말이야. 참 나.
2) 하늘도 돕는구나
새벽에 비 예보가 있어 체육관에서 뛸 생각을 하고 잤는데, 달리기에 미친 마음, 하늘도 감동하셨는지 비 없음! 신나서 밖으로 나갔다. 야호!
3) 무단횡단 뜨끔
뛰는 거리가 4km를 넘어서면서부터 동네를 요리조리 달리고 있는데 횡단보도 없는 길이 없다. 그나마 건널목이 적은 좁은 산책로가 뛰기에 좋았는데 요즘 해가 짧아져 너무 어둡다. 가로등이라도 있는 대로변으로 뛰자니 자꾸 무단횡단을 하게 된다. 오늘 세 번째 무단횡단을 하는데 AI 감시원에게 발각돼 꼭두새벽부터 경고를 들었다. '신호를 지켜주십시오, 신호를 지켜주십시오.' 아, 예...
4) 우중런?
소방서를 반환점으로 돌고있는데 투둑 투둑 빗방울이 떨어졌다! 앗, 어쩌지?
머릿속 뉴런들에 파바박 불이 들어오면서 순간적으로 많은 계산을 했다. '택시 타? 땀 줄줄인데 기사님 웬 날벼락. 안 되겠음.' '지금 심장 터질 거 같으니까 구급차...? 미친 생각한다, 너.'
에라이, 모르겠다. 그냥 뛰자! 이 참에 말로만 듣던 우중런 카타르시스에 홈빡 빠져보는 거야!
이렇게 생각을 정리하니까 비가 그쳤다. 뭐여 이게.
5) 자긍심
저 앞에 나뭇가지가 내려와있었는데 내 키로는 안 닿을 것 같아 고개를 숙이지 않고 그대로 달렸다. 그런데 앗, 머리에 닿았다! 오, 나 좀 큰데? 으쓱!
계속 달리다 어느 가게 홍보물이 머리 높이에 있어서 나 키 크니까 살짝 숙이며 지나갔는데 훗, 내 키로는 택도 없었다. 아, 나 좀 작네. 그래도 으쓱!
6) 거미줄
마라톤 완주 라인을 통과해야 하는데 거미줄만 네 번 통과했다. 그것도 얼굴로.
밤새 힘들게 만들어놨을 텐데. 얘들아 미안.
7) 잘~했어!
슬슬 힘들어서 확인해보니 벌써 4.6km! 며칠 전까지만해도 헥헥이 시작돼 확인해보면 2.5km였는데.
오늘만 많이 온 건가? 아니겠지? 그래도 37번을 뛰었는데 조금씩 실력이 늘어난 거겠지?
집에 와서 기록을 찾아보니 1km를 몇 분만에 달릴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페이스가 8월 6일엔 8'26"였는데 오늘은 7'28"였다. 이거 좋은 거잖아! 잘했어, 잘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