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50) 눈을 떠 바라보아요

by 이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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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 대회 D-50


빰빠라밤! 최장거리 갱신! 7.11km, 53분 25초, 페이스 7'30"

뭣도 모르고 처음 1.79km를 달리고 헥헥거렸던 게 엊그제 같은데 장하다.


오늘은 작정하고 달렸다. 지난주 토요일, 6km를 돌파하면서 일주일 뒤에 7km에 도전해보자 했었고 오늘이 바로 그 토요일이다.


쉬는 날이어서 느지막하게 6시에(?)에 일어나 강변길로 갔다. 주말 늦은(?) 새벽이어서 그런지 사람이 많았다. 걷는 사람, 뛰는 사람, 걷다 뛰다 걷는 사람, 자전거 타는 사람, 그리고 핸드폰 보며 걷는 사람.


강변길에 접어들었을 때 핸드폰을 보며 걷는 젊은 남자를 지나치면서 '무슨 영상이기에 걸으면서까지 볼까' 했는데, 뛰다보니 '핸드폰 보며 걷는 사람'들에게도 당당히 한 부류를 내주어야 할 만큼 그 수가 많았다. 아저씨도, 아줌마도, 젊은 여자도, 할아버지도 눈을 핸드폰 화면에 고정한 채 걷고 있었다. 그 모습이 정말 이상했다. 어디서 꾸어온 다리가 기계처럼 움직이는 것 같았다.


쉬는 날 일찍 일어나 밖으로 나와 운동을 하기로 했을 땐 그만한 이유들이 있었을 텐데 그 노력과 시간을 핸드폰에 상납하는 것 같아 그이들을 지나치는 마음이 영 불편했다. 하지만 이건 그들이 선택한 삶이니까, 그럴만한 이유들이 있을 테니까, 늘 내가 옳은 건 아니니까. 그렇지만...


집에 가는 길 횡단보도나 계단에서도 보겠지? 엘리베이터는 당연할 테고. 설마 씻을 때도? 거치대 같은 데다 고정해놓고 보려나? 머리 말릴 때야 뭐. 밥 먹을 때도 뭐. 똥은 말할 것도 없고 쉬할 때도 보나? 아 모르겠다. 나의 7km 돌파보다 그들의 눈 고정이 생생하다.


어쩔 수 없다. 첫 7km, 온전히 축하받지 못했으니 내일 한 번 더 도전하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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