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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쥐인간들

또 다른 이야기

by 금봉


윗 집에서 마치 미친 사람이 널뛰듯, 긴 거리를 아주 빠르게 왔다 갔다

쿵, 이 아닌 꽝꽝, 하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나는 인내하고 또 인내했다.

한 시간이란 나의 선한 침묵이 지나간 후

이번에는 아주 많은 발들이 꽝꽝하며

아주 많은 입들이 소리치며 나를 도발시키려 노력하는 듯했다.

나의 선한 침묵이 자리를 박차고 도발했다.

그들의 목표는 성공한 셈이다.


나는 망치를 들었다.

그리고 윗집으로 향해 계단을 세 칸씩 성큼성큼 올라갔다.


"당해봐"


현관문은 벌써 찌그러지고 있었다.

나의 악함은 정당화되어야 한다.

나는 그렇게 주문을 외웠다.

현관문이 열렸고

망치를 휘둘렀다.


씨발

내가 피해자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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