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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경험을 인기 도서로 만드는 2가지 방법

교보문고 인기순 TOP10, 결국 끝까지 쓴 사람이면 가능하다

by 윤채



매일 앉아서 쓰는 사람에게 결국 기회가 온다




『웹소설 이렇게만 시작해도 됩니다』가 교보문고 이 분야 베스트 3위에 올랐다는 소식을 들은 지 며칠 지나지 않았다. 주말 동안 서울에 다녀왔는데 한 지인이 문득 연락을 줬다.



"교보문고 꼭 한 번 들어가 봐요. 인기순 TOP10에 작가님 책이 두 권이나 올라와 있어요."



순간 핸드폰 화면을 보며 몇 초간 멍해졌다. 아직 출간 소식도 제대로 전하지 못했는데 그렇게 내 책 두 권이 독자 곁으로 먼저 가 있었다. 기쁜 마음과 감사가 파도처럼 밀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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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로 가기 전, 차기작을 쓸 때 한동안 어깨 통증이 심해서 책상 앞에 오래 앉는 게 곤욕일 때도 있었다. 남들에겐 말 못 했지만 쓰고 싶다는 마음보다 아프다는 느낌이 먼저 드는 날이었던 것이다.



쓴다는 즐거움과 고통 속에서 마음이 왔다 갔다 하던 시기였는데, 이와 같은 소식은 내게 다시 써야 할 힘을 선물했다.



처음 전자책을 썼을 때가 떠오른다. 내 지식을 어떻게 한 권의 책으로 집필하면 좋을까 고민이 많았다. 며칠이고 고민했고 밤을 지새울 때도 있었다.



이전 글인 <쓰는 게 힘들어도 내 책을 베스트로 만드는 비법>에서도 이야기했듯이 집필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왜 이 책을 쓰는지' 그 이유를 잊지 않는 것과 하루에 한 번 반드시 자리에 앉아 쓰는 일이다. 이건 어떤 글을 쓰든 변함없이 중요한 포인트이다.



그렇다면 쓰는 걸 넘어서 내 지식이 독자에게 닿고 끝내 팔리는 책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나는 집필 전 이 부분에 관해서 많이 고민했다. 그 과정에서 아래와 같은 질문은 스스로에게 자주 던졌다.




나는 어떤 경험을 10분 이상 이야기할 수 있는가? 그리고 그 경험을 필요로 하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



이러한 지문은 내가 전할 수 있는 이야기와 그것을 수용할 독자 페르소나를 정하는 과정이다. 질문에 관한 나름의 해답을 글로 풀어나가면 집필 완주에 도움이 된다. 동시에 아래의 2가지를 함께 기억하면 더 좋다.




첫째, 단순히 정리된 지식보다 사용할 수 있는 지식을 써야 한다.

많은 사람이 책을 쓸 때, 자신이 경험한 것과 아는 것을 빠짐없이 정리하려 한다. 물론 그 마음은 귀하고 소중하다.



하지만 독자는 단순히 정리된 지식이 아니라 지금 내가 당장 써먹을 수 있는 지식을 원한다. 배우고 싶다는 말은 결국 '움직이고 싶다'라는 말과 같기 때문이다. (에세이나 소설은 또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dddd (1).png 완독 하자마자 뭔가 하나 해보고 싶어지는 책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웹소설 이렇게만 시작해도 됩니다』를 집필할 때, 단순히 웹소설의 작법 이론이나 유형을 나열하지 않았다. 예비 작가가 글쓰기를 실제로 '시작'할 수 있도록 돕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이를 위해 6주 루틴을 고안했다.



『웹소설 이렇게만 시작해도 됩니다』는 비싼 강의에 부담을 느끼거나, 실제 집필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 정보에 지친 예비 작가들이 혼자 글쓰기를 시작하고 글 한 편이라도 더 완주할 수 있도록 구성한 실전형 책이다.



'지식과 경험'이라는 이름으로 글을 멋지게 포장하기보다는 '이 책을 덮자마자 뭔가 하나 해보고 싶어지는 책'이 되기를 바랐다. 그리고 그 마음이 책 전체의 구성 등을 바꾸게 했다.



이렇듯 단순한 지식과 개인 경험을 알려주는 것을 넘어, 독자의 가능성을 열어주는 책이야 말로 독자가 바라는 책이 아닐까?




둘째, 내 언어가 아니라 '독자'의 언어로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글을 쓰다 보면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다. 특히 나의 경험을 기반으로 한 책을 쓸 때는 더더욱 '내 이야기를 더 많이 전하고 싶다'라는 욕망이 올라온다.



하지만 중요한 건 내가 얼마나 말하느냐가 아니라, 독자가 얼마나 들을 수 있느냐이다.



『하루 한 줄로 브랜드가 되다』를 쓸 때, 생각보다 더 많은 것을 내려놓았다. 이 책은 AI를 활용해 글로 나다운 브랜딩을 돕는 책으로, '고작 한 줄이라도 어떻게 써야 누군가에게 닿을 수 있을까'를 고민하며 집필했다.



dddd (2).png 이렇게 나다운 한 권을 만들기까지 오히려 비우는 시간이 더 필요했다



내 이야기를 솔직하게 전부 꺼내는 것도 중요했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독자의 감정에 내가 어떻게 다가갈 수 있는가이다. 그래서 당시 『하루 한 줄로 브랜드가 되다』을 집필하며 나 자신에게 자주 묻곤 했다.



"지금 이 문장이 그 사람에게 도움이 될까 부담이 될까?"

"이 표현이 자기만족에만 머물지 않고 누군가의 일상에 닿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이렇듯 독자에게 와닿는 책은 단순히 잘 쓴 책이 아니라 독자의 입장에서 고려한 마음이 보이는 책이다. 그리고 그런 책은 언제나 독자의 언어로 말할 줄 아는 사람만이 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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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출간한 3권의 책 중 두 권이 동시에 교보문고 TOP10에 올랐던 날, 문득 이런 생각을 했다.



"정말 기쁘다. 그리고 그만큼 더 기분 좋은 건 내가 포기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때론 계획이 흔들리고, 마음도 불안했다. 어깨 통증은 생각보다 고통스러울 때도 있었다. 하지만 현실과 내면의 고뇌 사이에서 의심이 들지라도 나는 하루에 한 번 반드시 자리에 앉아 다시 썼다.



돌아보면 내 경험과 지식을 인기 도서로 만든 건 대단한 전략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누군가를 위해 쓰고 있다는 마음 그리고 그 마음을 지키기 위한 나만의 루틴 덕분이었다.



결과는 우연일 수 있다. 하지만 쓰는 사람이라는 존재는 반복과 나만의 사유로만 만들어진다. 오늘도 나는 그 마음을 잊지 않기 위해, 자리에 앉는다. 그리고 그 자리에 또 다른 시작과 감사 깃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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