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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그린 Jun 09. 2024

쉼표가 필요한 너에게

보내준 쿠키 선물 정말 고마워. 이렇게 맛있는 쿠키는 오랜만이었어. 마침 딱 휴식이 필요한 순간이었는데 네 덕분에 오늘 하루를 즐겁게 보낼 있었어.



오늘 아침 나는 오랫동안 미뤄왔던 글을 쓰기 위해 일찍 일어났어. 하지만, 펜을 들고도 마음속 기대만큼 글이 흘러나오지 않았지.



Letter-Writing (1912)_Carl Larsson (Swedish, 1853-1919)



어느덧 딴생각에 잠기며 글쓰기 대신 왜 이렇게 집중할 수 없는지 그 원인을 찾기 시작했어. 책상 위는 깨끗했고, 쌓인 빨랫감은 없었어. 심지어 점심이 먹을 요리까지 미리 해둔 상태였지. 준비는 완벽한데 왜 글이 안 써지는 걸까? 이상하다, 이상하다 생각하다 문득, 충분히 쉬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어.



나는 잠시 펜을 내려놓고 정원으로 발길을 옮겼어. 네가 보내준 쿠키를 들고 말이지. 우리 집 정원에는 여름을 알리는 꽃들이 만발해 있는데 빨간 장미, 노란 해바라기, 푸른 라벤더가 어우러져 있는 모습은 마치 색채의 향연과도 같아. 잔잔한 바람이 꽃들 사이를 스치며 꽃들이 내뿜는 향기가 주변을 가득 메울 때 바삭한 쿠키를 먹으니 천국이 부럽지 않더라구.



Summer day in the palace garden_Ferdinand Heilbuth (German, 1826-1889)



바쁘게 살아가면서 우리는 자신에게 필요한 휴식을 잊곤 해. 하지만, 열심히 살았다면 당연히 휴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이는 새로운 힘을 얻기 위한 중요한 과정이니까.



꾸준히 달려가는 것도 중요해. 하지만 때로는 멈추어 서서 주변을 둘러보고 자연의 아름다움을 즐기는 시간도 중요하잖아. 이런 휴식의 순간들이 우리에게 새로운 에너지를 주며, 다시 달릴 수 있는 힘을 실어주니까.



Picnic Scene_Jean Pezous (French, 1815-1885)



너도 요즘 휴식이 필요한 거 같아서 쿠키를 만들었다고 했지?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쉬어도 좋을지 고민이 된다고 했고.



충분히 공감 가는 고민이야. 다만 내 생각은 그래. 너무 바쁘게만 살지 않아도 괜찮아. 잠시 멈춰 서서 주변을 둘러보면서 너에게 필요한 쉼표를 찾아보는 건 결코 시간의 낭비가 아니니까. 쉼표는 오히려 우리가 더 멀리, 더 강하게 나아갈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기도 하구.



우리의 삶에 작은 쉼표를 허락함으로써 더 큰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해.




추신.

해야 할 말은 많은데 늘 다 전할 수 없는 거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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