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꿈꾸는 알 Apr 20. 2024

<퇴사/퇴직 60대 N잡> 한우체험단 당첨! 비결은?

블로그 3주만에 맛집체험단에 선발

"서이추는 '서로이웃추가',

답방은 '답례로 그 블로그에 방문 드리 것'이고..."


아버지는 아침부터 공책에 적어가며

블로그 용어 공부 삼매경이다.



"아휴, 어제 새벽 1시까지

블로그 댓글들 답 쓴다고 손아파 죽겠네.

여보, 설거지 좀 대신해줘요"


어머니는 졸린 눈으로, 손목에 파스를 바르며 말씀하셨다.


그래서 당분간 설거지 담당은 아버지


아니, 아버지 어머니,

왜 이렇게 열심히 블로그 하시는 거죠? 


안 가르쳐 드렸음 어쩔 뻔

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두분이 성실하게 블로그를 운영하신 덕분에

블로그 이웃수가 100명이 넘어가고

댓글도 꽤 많이 달리기 시작하면서.


부모님은 드디어

대망의 '맛집 체험단'에 도전하셨다.






'블로그 (맛집) 체험단' 절차는?


1. 맛집 무료체험단 안내 사이트에 가입을 한다.

예) '디너의 여왕', '강남맛집', '미블' 등

출처: 디너의 여왕(체험단 사이트)



2. 원하는 지역의 식당 무료체험(캠페인) 중,

가고 싶은 식당에 체험단을 신청한다.

) ㅇㅇ횟집의 4만 4천 원 회정식 식사권을 받고 싶으면

식당에 '캠페인 신청하기'를 클릭⬇️


출처: 디너의 여왕(체험단 사이트)



3. 신청한 경쟁자들을 뚫고 당첨이 되면

카톡으로 이렇게 무료초대권이 온다.

출처: 디너의 여왕 초대권



4. 당첨된 식당에 예약을 한 다음

그날 초대권을 들고 방문한다.

예약문자 예시)

'안녕하세요, 디너의 여왕에서 당첨된 체험단입니다.

이번 주 토요일 11시 2명 방문 예약될까요? '




5. 카톡으로 온 초대권을 보여드린 뒤

맛있게 먹으며, 음식과 식당 사진을 찍는다.

예) 4만 4천 원 시식권이라면

 4만 4천 원 이내에서 무료로 먹을 수 있다.


만약 음식을 많이 시켜, 4만 8천 원이 나왔다면

초과한 4천 원만 결제하면 된다.




6. 본인의 블로그에, 그 식당의 사진/후기를

정성스럽게 적어 올린다.

(이제 네티즌들이 그 식당을 검색하면

본인이 쓴 후기가 나오게 된다. 


무료로 체험한 만큼 

홍보가 잘 되도록 도와드려야겠죠? )






부모님은 이런 절차로

가고 싶은 식당에 신청을 하셨고.


'건행부부 블로그' 개설 2주 만에, 드디어.


"와!! 소고기 집에 당첨됐다~! 야호!"


그렇게 <건행부부 맛집체험단> 

식육식당으로 즐겁게 출발하였다.




식당 앞에 도착하자마자, 아버지께서는

휴대폰 카메라를 이리저리 돌려가며


위에서도 찍어야 식당 간판이 잘 나온다고

바위 위에도 올라서서(?)

송아지부터 주차장까지

열심히 사진부터 찍으셨다.



첫 체험단이라고 세련되게 보여야 한다며

특별한 날에만 입는 블랙원피스+

도시느낌의 뾰족구두로

코디하신 어머니께서는


또각또각 소리를 내며

식육식당 안으로 자신 있게 들어가셨다.




"안녕하세요. 맛집 체험단으로 예약해서 왔습니다."


"아, 블로그 인플루언서시구나?"


"네? 인.. 인플루엔ㅈ..ㅏ(??)... 뭐, 뭐요?"


'인플루언서'라는 용어를 몰랐던 어머니께서는

1차로 머리가 띵해졌다.

어머니 얼굴에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아니에요. 곧 자리 안내해 드릴게요.

손님들이 많아 10분 정도 웨이팅 있는데 괜찮지요?"


"... 네? 웨, 웨이터요?"


'웨이팅'이라는 용어를 몰랐던 어머니께서는

2차로 여기에서 또 막혔다.

어머니의 두 눈동자가 흔들리고 있었다.



그렇게 우리가족은 10분 뒤 앉아 식사를 시작했지만

처음 뾰족구두 자신감은 온데간데없어진

어머니의 얼굴은 사뭇 심각다.



소고기를 맛있게 먹고 식당을 나서면서,


"저희 오늘 맛있게 먹고 갑니다."


"아휴, 감사드려요. 후기도 잘 부탁드리고

영수증 리뷰도 잘 써주세요~"


"... 네? 영수증에 뭐, 뭘 쓰라고요?"



'영수증 리뷰'에서 3차로 또 막힌 어머니ㅋㅋㅋ

모든 용어 뜻을 알고 있던 나는

옆에서 그 모습을 보니 계속 웃음이 새어 나왔다.





 다음 주, 부모님은 카페로 체험을 가셨고.


"저희 카페의 '시그니처 메뉴' 바닐라 라떼입니다."

"빵 '플레이팅' 된 것 좀 잘 찍어주세요."

"저기 '포토존'에서 부부 같이 예쁘게 찍어보셔요."


카페 사장님이 사용하신 이 용어들 때문에

(시그니처 메뉴/플레이팅/포토존)


아이유의 3단 고음처럼 

3단으로 막혀버린 어머니는

심히 당황한 기색으로 돌아오셨다.



"안 되겠다. 엄마 아빠.

체험단으로 다닐 때 알아야 할 용어들 좀

제가 알려드릴게요!"




그리하여 딸인 내가 만들게 된
시니어 블로거라면 아셔야 할

<맛집 체험단 용어집>


-인플루언서: 그 분야에서 큰 영향력을 가진 유명한 사람
예) 맛집 인플루언서/ 여행 인플루언서


-웨이팅: 식당에서 대기하는 것


-영수증 리뷰: 식당에서 받은 영수증으로
그 식당에 다녀온 인증을 하고
후기를 간단하게 적는 것


-시그니처: 그 식당에서 가장 잘 나가는, 주력 메뉴


-플레이팅: 음식이 먹음직스럽게 보이도록
접시에 담는 것


-포토존/포토스폿: 사진 찍기 좋은 장소


-오션뷰/바다뷰: 바다가 보이는 전망
등등...




부모님은 그날부터

내가 만들어드린 용어집을 필사해 가며

낮밤으로 열심히 공부하셨다.

어머니의 비밀 수첩 (몰래 봄)


그렇게 뭐든 열심히 하시는 부모님은

우리가 체험한 식당은

다 잘되게 도와줘야 한다며


식당 후기 적는 방법도 이렇게 공부하시며

아주 정성 들여 적어놓으셨고.


어머니의 '체험단&블로그운영' 공부일기

(*위 필기에서 '네이브' = '네이버'

어머니는 아직도 이게 오타인지 모르고 계신다는^^;)


그 결과

'해물찜, 회, 초밥, 황태정식, 닭갈비, 글램핑 식당' 등 연속으로 당첨되어


달 동안 11군데 체험으로

36만 4천 원의 식사비를 

절약하게 되었다. 




부모님이 돋보기 안경 쓰고 운영하시는 블로그


이렇게 PC와 휴대폰을 조금만 다루실 수 있다면

퇴직  60대에도, 건행부부처럼

블로거로 활발하게 활동하실 수 있다는 것을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께 알려드리고 싶다.


부모님께서는 블로그 활동으로

일뿐만 아니라 활력까지

되찾으셨기 때문이다.




다음 편에는

'블로그로 직접적인 수입 내기'에 도전하

건행부부의 이야기가 소개됩니다.


쭉 잘 지켜봐 주세요~ :)





ps. 아버지는 밥을 드시며, 오늘 공부한 용어를

어머니께 한번 더 설명해 주셨습니다.


"여보, 오늘 꼬마김밥을 아주 예쁘게 플레이팅 했구려.

플레이팅이 'play 플레이 놀다' 알지? 

거기서 나온 거잖아.


반찬들이 접시 위에서

예쁘고 다채롭게 놀고 있다!

바로 뜻인 거야! ... "


.

.

.


자신 있게 말씀하시는 아버지께

플레이팅은 

plate(접시, 플레이트)에서 비롯된 말이라고 

차마 말씀드릴 수 없었습니다...

























이전 01화 <정년퇴직 후 N잡> 첫 블로그 개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