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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설 aka꿈꾸는 알 Apr 30. 2024

나의 섬마을 직장사택=육지가족의 휴가별장

황금연휴, 비행기 안타는 이국적 여행지 울릉도 어때요?


기묘한 그 사실은

'내가 울릉도로 직장발령을 받은'

후부터 시작되었다.


그것은 바로,

뱃멀미+초기 섬생활에 지쳐버린 나와는 반대로


가족들과 친척들은

나의 '섬마을 발령을 무척이나 좋아했다' 점.


왜냐하면 그들의 휴가지가 앞으로

자연스럽게 울릉도로 정해졌기 때문이었다.


구태여 힘들게 검색할 필요 없이

숙소와 렌터카 예약까지 스무스하게 되니 말이다.

(*숙소= 내가 사는 섬마을 직원사택

  *렌터카= 울릉도 갈 때 600만 원에  내 중고차)




아마 해외에 비유하자면

하와이섬에 든든한 가족 한 명이 살고 있는

그런 느낌 아닐까 싶다.


숙소부터 경비까지, 여행 준비의 모든 과정이

은근히 수고가 많이 드는 일인데


만약 그 휴양지에 나의 가족이 자리 잡고 있다면?

거기다 아늑한 보금자리까지?

그럼 그 여행이 얼마나 편해지겠는가.


아니나 다를까. 봄여름이 시작되자

'가족들의 삼삼오오 울릉도 방문'막을 올렸다.



5월부터는 파도도 세지 않으니

봄여름에 배를 타는 건 (가끔 예외적인 날씨만 빼면)

거의 멀미 없이 괜찮다.


'멀미' 분야에서는 울릉도 주민들 중

항상 1등을 놓치지 않는 나였지만

( 처절했던 2화 참고...)


5월에는 런 나도, 배 안에서 여유롭게 앉아

책 한 권에 음료까지 음미하며 갈 정도니 말이다.



※그래도

'나는 비위가 너무너무 약하다' 하시 분들

파도가 안 세더라도 꼭! 누워서 가시길.


부모님을 처음 모시고 울릉도로 같이 입도했던 그 연휴는,

잔잔했던 바다였음에도 불구하고

아버지의 뱃멀미로 물든 주말이 되고 말았다는...ㅠ


아버지 says,

"다시는 울릉도에 발도 안 들일 줄 알아라!!"

(... 제 멀미 유전자는 아버지에게 물려받았다는 걸

 알게 된 날이었습죠.)



실제 울릉도 바다

아무튼 나는

해외나 제주도행 비행기를 타는 대신

울릉행 배를 택한 가족들에게


최대한 이국적인 정취가 가득한

울릉 관광지들을 보여주고 싶었다.


울릉도에 실제 살았던 직장인 딸이

가족들에게 찐으로 추천해 주었던

<여기는 '국내인가 해외인가'

이국적인 울릉스팟들을 소개합니다.>




1. 괌의 해중전망대 대신!

울릉도의 천부해중전망대 & 근처 언덕 카페들


괌에서 해중전망대를 다녀왔다는 여행객이 많다.

하지만 우리나라에도 국내 최초의 해중전망대가

울릉도 천부에 있다는 사실!


출처: 울릉군청 홈페이지 '천부해중전망대'


아쿠아리움처럼 수족관 속 물고기들을 보는 게 아닌,

실제 동해바다에 터 잡고 사는 생물들이

바다 안에서 유영하는 모습을 본다는 기대에

나는 방문 전부터 두근거렸다.


이렇게 지하로 내려가면 보이는 바닷속! 

출처: 울릉홍보관


와우! 귀여운 불가사리들이 곳곳마다 붙어있다.


나는 물이 무서워 스노클링도 잘 못하는 사람인데

이렇게 옷 하나 젖지 않고 바닷속 생태계를 볼 수 있으니

얼마나 신기하고도 좋은 이란 말인가?


출처: 네이버 업체사진 천부해중전망대


작은 창으로 바닷속 일부분만 보이기 때문에

관찰 가능한 수중 생태계에 한계가 있긴 지만


그래도 내가 바다를 내려다보는 게 아닌

바다 에 서서 4면으로 수중을 보고 있다는 사실에

참으로 감격했던 관광지였다.

잠수함을 탄 것도 아닌데 말이지.


사람의 내면도

이렇게 들여다 볼 수 있는 장치가 있으면 좋겠다는

그런 상상에 잠시 또 빠져본다.


출처: 네이버 업체사진 천부해중전망대


해중전망대에서 나오면 근교 언덕들있는데

언덕 위에 자리 잡은 카페(예: 카페울* 등)들은

거의 다 추천한다.


카페 자체도 휴양지 느낌일뿐더러

카페울* 에서


그 옆 언덕 카페에서 사진을 찍어도

경치가...후덜덜

언덕 위 카페에서


이 경치를 안 보고 육지로 돌아간다는 건

두고두고 아쉬워할 일이 아닐까.


경이로운 대자연의 모습에

감탄사 빼고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던 경험을

이곳에서, 이 동영상을 찍으며 하게 되었다.


 언덕 위 카페에서 찍은 해지는 울릉바다




2. 싱가포르 센토사섬에 모노레일이

울릉섬에는 짜릿한 경사까지 추가된

관광 모노레일이 있다!


태하향목관광모노레일


사진에서 보이듯 경사가 은근히 롤러코스터 같아

심하게 짜릿한 건 아닐까 걱정되실 수도 있겠다.


하지만 탑승해 보신 부모님의 경험으로는

무섭기는커녕 오히려 들러서 타봐야 한다며

강력 추천하신 곳이 바로 여기였다.


태하 모노레일 운행 동영상
출처: 울릉홍보관


동영상처럼 모노레일은 천~천히 운행되며

올라간 전망대에서 보이는 '대풍감' 역시

한국의 10대 비경 중 하나로 꼭 눈에 담아야 할 곳이니,


이 모노레일 탑승 찬성일세.


출처: 울릉홍보관 '대풍감'




3. 한국의 '갈라파고스' 다운

천혜자연 그대로의 바위들, 감상하고 가실게요.


해안도로를 일주하다 보면

밥 먹듯 자연스럽게 마주하게 되는 거대한 바위들에

감탄을 금치 못할 것이다.


차에서 내려 사진을 않을 없는 기암인,

고개를 꺾어 우러러 볼 삼선암부터

삼선암

코끼리 바위와

그 뒤에 귀여운 aka.코끼리똥 바위까지.

코끼리 바위


여기에 버섯바위, 거북바위, 촛대바위 등등

울릉도가 화산섬이라는 게 실감이 날 정도로

다양하고 웅장한 바위들이 많다.


바위들 앞에서 찍은 사진을 보내면

해외여행 중이냐고 묻는 친구들도 있었을 정도.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버섯바위
거북바위 아래 미니어처가 된 자동차들  /  촛대바위


참고로 돌과 바위가 많은 섬이다 보니

바람이 불 때 낙석 사고가 가끔 있으므로

다닐 때 꼭! 주의할 것.


송곳산 바위 구멍 / 학포




4. 일본식 가옥의 울릉역사문화체험센터


울릉 중심가 도동 골목을 걷다 보면

일본인가? 생각이 들게 하는 목조 건물 하나가 있다.


겉은

일본인이 지었다는 2층의 일본식 건물이지만

내부는

카페이자 울릉도의 역사를 공부할 수 있는 곳.


뭔가 아이러니하면서도 특이한 이곳 역시

한국의 역사와 일본의 건축이 공존하는

이국적인 장소이다.

출처: 연합뉴스기사 / 다음 업체사진


이런 이국적 느낌들이 그리워 외국으가시는 거라면

이렇게 울릉도에도 충분히

아니, 어쩌면 해외보다 아름다운 곳이 울릉 그 자체라는 걸


열심히 소개드린 울릉도의 신입직원!

지금까지 갑분뉴스의 알기자였습니다.







부모님은 매일 아침, 차로 나를 회사까지 태워주신 뒤

두 분 만의 울릉도 여행을 즐기셨다.


솔직히 위에 소개한 곳들은 울릉도의 극히 일부일 뿐.


두 분이 울릉도에서 극찬하신 장소로는

나리분지, 독도전망대 케이블카, 섬 안의 섬 관음도 등등

무수히 다.



입도 첫날의 멀미 여파로, 본인에게 스스로

'다시는 울릉도 방문 금지령'을 내렸던

흥선대원군 같던 아버지께서도


"다음에 왔을 때는 이번에 못 가본 여기를 가고, 또..."


지도를 보며 추후 울릉여행을 다시 도모하실 정도니 말이다.



삐걱거리는 소리들이 적막함 속 유독 더 크게 렸던

'나 혼자 산다' 낡은 사택이었는데


퇴근하고 가면 가족들맞아주

북적북적한 분위기가 되자

31살의 직장인인 나도

마냥 신이 난 어린아이가 되어버렸다.


꺄륵. 당분간은 외롭지 않다.


어머니께서는 울릉 특산물로 매일 맛있는 저녁을 해주셨고

다 같이 야식을 먹으러 밤마실을 나서기도 했다.






바다 건너에서 잘 근무하고 오겠다고

씩씩한 표정을 지으며 배에 올랐었다.


그랬던 내가 사실은

처음 와보는 낯선 곳, 그것도 섬에서

너무나도 쓸쓸하고 외로웠다는 것을

가족들과 며칠 사택에서 지내보며 알게 되었다.


나는 서른이 넘으면

진짜 어른이 되는 줄 알았다.

그래서 꼭 독립해야 할 것만 같았다.


29살 가을날,

'서른 즈음에' 노래를 들으며

서른이 넘으면 큰일이라도 나는 것처럼

눈물을 뚝뚝 흘렸다.



하지만 30대에 접어들고 비로소 나는 깨달았다.


유치원 앞에서 기다리던 부모님께 달려가던

나의 어린 날처럼,


내 옆에 함께해 줄 누군가를 갈망하는

외롭고 싶지 않은 매일을 소망하는

30대도, 그렇게 여전히 혼자이고 싶지 않은

어린아이라는 것을.



오늘은 오랜만에 부모님의 온기를 느끼며

편안한 마음으로 잠에 들어야겠다.




◇오늘의 울릉도 정보◇

✔️울릉군에서 관광객을 대상으로 다양한 이벤트를 자주 진행 니다. 지금도 하고 있어요!

울릉군청 홈페이지에 자주 들어가 보세요.

해중전망대 수중공연 이벤트도 하고 있으니 더욱더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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